지난 편을 읽고 난 후, 한 지인이 이런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저희 회사에서 팜오일 바이오디젤을 썼는데, 계산해보니 일반 디젤보다 오히려 배출량이 더 많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요?"
네, 맞습니다. 놀랍게도 일부 바이오연료는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어요.
'바이오'라는 이름 때문에 무조건 친환경적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해요.
바이오연료가 친환경적이라고 여겨지는 기본 원리는 이래요 :
1단계 : 식물이 자라면서 대기 중 CO2를흡수
2단계 : 그 식물로 연료를 만듦
3단계 : 연료를 태우면서 CO2 배출 결과 : 흡수한 만큼 배출하니까 플러스마이너스 제로!
이론적으로는 완벽하죠. 하지만 현실은...
실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
밭을 갈 때 쓰는 경유
비료 만들 때 나오는 온실가스
수확하고 운송할 때 쓰는 연료
공장에서 가공할 때 쓰는 에너지
완성된 연료를 운송할 때 또 연료
이 모든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나와요. 그래서 실제로는 완전한 제로가 아니에요.
폐식용유 HVO
배출량 : 11-16 gCO2e/MJ
일반 디젤 대비 85% 절감
왜 좋은가? : 버려질 폐기물을 재활용하니까 추가 농지가 필요 없어요
UCO(폐식용유) 바이오디젤
배출량 : 10-17 gCO2e/MJ
일반 디젤 대비 80% 절감
맥도날드, KFC 같은 곳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로 만든 연료예요. 쓰레기가 친환경 연료로 변신하는 셈이죠!
유채 바이오디젤
토지 이용 변화 미고려 : 52 gCO2e/MJ
토지 이용 변화 포함 : 103 gCO2e/MJ
일반 디젤(92 gCO2e/MJ)보다 오히려 높아질 수 있어요!
팜오일 바이오디젤
토지 이용 변화 포함 : 최대 130 gCO2e/MJ
일반 디젤보다 42% 더 많은 배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이게 핵심이에요. 실제 사례로 설명해드릴게요.
1막 : 유럽에서 친환경 정책으로 바이오디젤 수요 급증
2막 : 유채 재배지 확장 → 기존 식량 작물 재배지 감소
3막 : 식용유 가격 상승 → 공급 부족
4막 : 동남아시아에서 팜 농장 신규 개발 5막 : 열대우림 벌채 → 대량 CO2 배출
결국 유럽의 '친환경' 바이오디젤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을 베는 결과를 낳는 거예요.
직접 토지 이용 변화 : "이 산림을 베고 콩밭을 만들었어요"
간접 토지 이용 변화 : "여기서 콩을 바이오연료로 쓰니까, 다른 곳에서 식용 콩을 위해 또 다른 땅을 개발했어요"
간접 효과가 더 복잡하고 파악하기 어려워서 많은 연구에서 빠뜨리기 쉬워요.
축분 바이오메탄
배출량 : 9-28 gCO2e/MJ
특별한 점 : '음의 배출' 효과까지!
왜 음의 배출이 가능할까요? 축분을 그냥 두면 메탄이 대기로 새어나가는데, 이걸 포집해서 연료로 쓰면 오히려 환경에 도움이 되거든요.
도시 폐기물 기반
배출량 : 15-38 gCO2e/MJ
음식물 쓰레기 처리 + 에너지 생산 = 일석이조
폐식용유 바이오연료 수요 폭증
하지만 폐식용유의 50% 이상을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수입
정말 '지속가능한' 공급망일까요?
폐기물 기반 연료가 좋다는 건 알겠지만, 현실적으로 양이 한정돼 있어요.
전 유럽 폐식용유 생산량 : 연간 약 150만 톤
바이오연료 수요 : 그것보다 훨씬 많음
결국 작물 기반 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장점
기존 디젤 엔진에 바로 사용 가능 (별도 개조 불필요!)
추운 겨울에도 성능 우수
폐기물 원료 사용 시 환경 효과 탁월
단점
생산 비용이 일반 디젤의 1.5-2배
작물 기반 원료 사용 시 환경 효과 의문
장점
음식물 쓰레기, 축분, 하수 슬러지 등 다양한 원료 활용
기존 천연가스 인프라 그대로 사용 가능
회피된 메탄 배출로 추가 환경 효과
단점
메탄 누출 위험 (작은 누출도 큰 영향)
저장과 운송에 특수 장비 필요
장점
기술적으로 가장 성숙함
옥수수, 사탕수수, 셀룰로스 등 다양한 원료
단점
작물 기반 생산 시 식량 안보 우려
에너지 밀도가 디젤보다 낮음
- 폐기물 > 2세대 바이오매스 > 식용 작물 순으로 선호하세요. 공급업체에게 원료 출처 인증서를 반드시 요구하세요.
- RED II의 고위험 원료 목록을 참조해서 팜오일, 대두유 같은 고위험 원료는 피하세요.
- 원료 생산지부터 최종 연료까지 전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업체를 선택하세요.
단기 : 폐기물 기반 바이오연료 (지금 당장 가능)
중기 : 2세대 바이오연료 (5년 내 상용화)
장기 : 전기화 또는 eFuels (10년 후)
고위험 토지 이용 변화 원료 사용 제한
폐기물 기반 연료에 더블 크레딧 부여
2030년부터 팜오일 바이오연료 단계적 금지
이런 정책 변화를 보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어요.
바이오연료, 좋긴 하지만 만능이 아니에요.
중요한 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현명하게 선택하는 거예요. 무작정 '바이오'라는 이름만 보고 선택하지 마시고, 어떤 원료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꼼꼼히 확인하세요.
ESG 관점에서도 신중한 선택이 필요해요. 잘못 선택하면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될 수 있거든요.
4편에서는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미래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합성연료와 eFuels에 대해 알아볼 거예요.
재생에너지로 만드는 e디젤이 정말 꿈의 연료가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함정이 숨어있는지...
상용화까지 어떤 과제들이 남아있는지도 깊이 있게 분석해볼 예정이에요.
다음 편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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