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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연료들 : SF가 현실이 되다

by GLEC글렉

독일 출장에서 목격한 놀라운 광경

지난달 독일 출장 중에 정말 신기한 걸 봤어요. 햄부르크 항구 근처에 있는 거대한 시설인데, 바닷바람으로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에서 만든 전기로 디젤을 만들고 있더라고요.


"전기로 디젤을 만든다고요?"


처음엔 저도 믿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게 바로 eFuels(전자연료)의 현실이에요. 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거죠.


합성연료 vs eFuels : 뭐가 다를까?

먼저 용어부터 정리해볼게요. 헷갈리기 쉬운 두 개념이거든요.


합성연료 : 나무에서 기름을 만드는 마법


정의 : 바이오매스(나무, 농업 폐기물 등)를 화학적으로 변환해서 만든 액체연료

과정 : 나무 → 가스 → 액체연료


대표적인 기술이 '피셔-트롭슈 합성'이에요. 독일이 2차 대전 때 석탄으로 기름을 만들 때 쓴 기술의 현대판이죠.


환경 성능

합성 디젤 : 5.3 gCO2e/MJ

합성 메탄올 : 6.2 gCO2e/MJ

일반 디젤(92 gCO2e/MJ)보다 85% 이상 적어요!


eFuels : 전기로 만드는 꿈의 연료

정의 : 재생에너지 전기로 만든 연료

핵심 기술 : Power-to-X (PtX)

풍력/태양광 → 전기

전기 → 수소 (물 전기분해)

수소 + CO2 → 액체연료


환경 성능 (100% 재생에너지 사용 시)

e디젤 : 0.9 gCO2e/MJ

e메탄올 : 0.0 gCO2e/MJ

e수소 : 9.5 gCO2e/MJ


이론적으로는 거의 완벽한 탄소 중립이에요!


eFuels의 꿈과 현실

이론은 완벽해요

eFuels의 원리는 정말 아름다워요 :

CO2 순환 : 대기에서 CO2 포집 → 연료 생산 → 사용 시 같은 양 배출

100% 청정 : 재생에너지만 사용

완벽 호환 : 기존 엔진과 인프라 그대로 사용


하지만 현실은...

에너지 효율의 충격적 진실

e디젤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일반 디젤보다 5배 이상이에요.

일반 디젤 : 원유 100MJ → 디젤 85MJ (효율 85%)

e디젤 : 전기 500MJ → e디젤 85MJ (효율 17%)


같은 거리를 가려면 5배 많은 풍력 발전기가 필요하다는 뜻이에요.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전력 의존성 : 축복이자 저주

eFuels의 환경 성능은 사용하는 전력에 100% 의존해요.


시나리오별 e수소 배출량

꿈의 시나리오 : 100% 재생에너지 → 9.5 gCO2e/MJ (천연가스 수소의 1/10)


현실적 시나리오 : 2030년 EU 전력믹스
→ 약 40 gCO2e/MJ (그래도 절반은 줄임)


최악의 시나리오 : 2019년 네덜란드 전력믹스 → 113 gCO2e/MJ (천연가스 수소와 비슷)


현재 독일이나 네덜란드 전력으로 만든 eFuels는 아직 화석연료와 큰 차이가 없어요.


추가성 원칙 : 진짜 친환경의 조건

eFuels가 진정 의미있으려면 새로운 재생에너지를 써야 해요.


잘못된 방식 : 기존 재생에너지를 빼앗아서 사용 → 다른 곳에서는 화석연료를 더 써야 함

올바른 방식 : eFuel 전용 재생에너지 발전소 신규 건설 → 진짜 추가적인 탄소 감축 효과


EU의 RED II 지침도 이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어요 :

eFuel 생산 시설과 동시 또는 이후에 재생에너지 설비 가동

시간적, 지리적 상관관계 입증 필요


숨겨진 비용 : 인프라 건설의 배출량

현재 대부분의 연구는 인프라 건설로 인한 배출량을 빼고 계산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

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소 건설

전기분해 시설 구축

PtX 플랜트 건설

저장 및 운송 인프라


독일의 UBA 연구에 따르면, 이런 인프라 건설까지 포함하면 e디젤의 최적 조건 배출량은 약 5.5 gCO2e/MJ로 증가해요.


여전히 화석연료보다는 훨씬 좋지만, 생각보다 완벽하지는 않은 거죠.


경제성 : 가장 큰 장벽

현재 예상 비용 (업계 추정)

e디젤 : 일반 디젤의 3-5배

e메탄올 : 일반 메탄올의 2-3배

e수소 : 천연가스 수소의 2-4배


물론 대량 생산되면 비용이 내려가겠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기술 성숙도 : 어디까지 왔을까?

기술 준비 수준(TRL) 기준

e수소 : TRL 7-8 (상용화 임박)

e메탄올 : TRL 6-7 (실증 단계)

e디젤 : TRL 5-6 (파일럿 단계)


e수소는 곧 상용화되겠지만, e디젤은 아직 5-10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합성연료 : 조금 더 현실적인 선택

바이오매스 기반 합성연료는 eFuels보다 상용화에 가까워요.

대표적인 합성연료들

합성 디젤

원료 : 폐목재, 농업 잔재물

배출량 : 5.3 gCO2e/MJ

장점 : 이미 일부 상용화됨


합성 메탄올

원료 : 블랙 리커(제지공장 부산물)

배출량 : 6.2 gCO2e/MJ

장점 : 기존 메탄올 인프라 활용 가능


지역별 eFuels 전략

독일 : 선도주자의 야심

국가 수소 전략으로 90억 유로 투자

2030년까지 10GW 전해조 설치 목표

칠레, 호주와 eFuels 수입 협정 체결


중동 : 새로운 기회의 땅

풍부한 태양에너지 활용

석유 대신 eFuels 수출 전략

유럽으로의 수출 기지화 추진


네덜란드 : 실용적 접근

북해 해상풍력 연계 대규모 생산

기존 가스 인프라 활용

로테르담 항만 중심의 허브 구축


운송 부문별 전망

단거리 운송 : 전기가 여전히 유리

전기 트럭 효율 : 80-90%

eFuels 엔진 효율 : 40-45%

당분간은 전기화가 더 합리적


장거리/중량 운송 : eFuels의 기회

배터리 중량 부담

충전 시간과 인프라 한계

에너지 밀도 우위


해운/항공 : 유일한 대안

전기화 거의 불가능

eFuels나 e수소가 유일한 솔루션

국제 표준화 논의 활발


솔직한 현실 진단

eFuels, 정말 멋있고 미래지향적이에요. 하지만 아직은 :

장점

이론적으로 완벽한 탄소 중립

기존 인프라 활용 가능

에너지 저장 효과


단점

매우 낮은 에너지 효율

높은 비용

대량의 재생에너지 필요


현실적인 접근 전략

단기 전략 (지금-2030)

eFuels 기술 동향 모니터링

파일럿 프로젝트 참여 검토

합성연료 우선 검토


중기 전략 (2030-2040)

e메탄올부터 점진적 도입

재생에너지 PPA 계약

공급망 파트너십 구축


장기 전략 (2040-2050)

본격적인 eFuels 시대

완전한 탄소 중립 달성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확보


개인적인 생각

저는 eFuels가 결국 성공할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시간이 좀 걸릴 뿐이죠.


마치 전기차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초기에는 비싸고 불완전해도 점점 발전하면서 주류가 될 거예요.


중요한 건 너무 성급하게 기대하지 말고, 현실적인 단계를 거쳐서 접근하는 거예요.


마지막 편 예고

드디어 마지막 5편이에요!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을 종합해서 실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에요.


연료별 우선순위, 단계적 전환 전략, 그리고 성공적인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포인트들을 모두 정리해드릴게요.


정말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했으니, 마지막편도 꼭 읽어주세요! �


태그 : #eFuels #전자연료 #합성연료 #PtX #수소경제 #재생에너지 #탄소포집 #에너지효율 #탄소중립기술 #미래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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