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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업계가 놓친 탄소공개의 기회와 위기

by GLEC글렉

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어느 날 아침, 한 중견 물류업체 대표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글렉 대표님, 우리 회사 주요 고객사가 갑자기 CDP 보고서를 요구하네요. 이게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요."


그 순간 저는 우리 물류업계가 얼마나 큰 변화의 파도 앞에 서 있는지 깨달았습니다. 이미 전 세계 23,00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CDP라는 거대한 흐름을, 아직도 많은 물류기업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어요.


CDP, 즉 Carbon Disclosure Project는 단순한 환경 보고서가 아닙니다. 이제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새로운 언어가 되었어요. 마치 과거에 ISO 인증이 그랬던 것처럼, CDP는 이제 기업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필수 지표가 되었습니다.


지난 25년간 CDP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놀라운 변화입니다. 2000년 245개 기업으로 시작했던 이 작은 움직임이, 이제는 글로벌 시가총액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어요. 그리고 2025년, CDP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통합 질문서 체계의 완성입니다. 기존에 따로따로 관리되던 기후변화, 수자원, 산림, 플라스틱, 생물다양성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었어요. 이는 기업들이 환경 이슈를 분절적으로 보지 않고,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의무 요구사항의 확대입니다. 과거에는 A등급 기업에만 적용되던 엄격한 기준들이 이제 C등급 이상 기업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어요. 이는 전체적인 탄소공개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대학 입시에서 수능 커트라인이 갑자기 올라간 것과 같은 상황이에요. 어제까지는 합격이었던 점수가 오늘은 불합격이 될 수 있는 거죠.


물류업계에게 가장 큰 도전은 Scope 3 배출량 관리의 강화입니다. 우리가 운송하는 화물, 우리가 사용하는 연료, 우리와 함께 일하는 하청업체들까지, 모든 것의 탄소발자국을 추적해야 합니다.


얼마 전 한 글로벌 해운회사의 지속가능성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어요. "과거에는 화물을 안전하고 빠르게 옮기는 것만 신경 쓰면 됐는데, 이제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나왔는지까지 정확히 알아야 해요. 마치 요리를 하면서 칼로리까지 계산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제3자 검증 요구사항의 강화도 물류업계에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2025년부터 Scope 1, 2 배출량의 100퍼센트 제3자 검증이 의무화되었고, Scope 3 배출량도 최소 70퍼센트 이상 검증을 받아야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어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트럭들, 곳곳에 자리한 물류센터들, 그리고 복잡하게 얽힌 운송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검증받는다는 것. 생각만 해도 막막한 일이지만,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중중대성 평가의 도입도 물류업계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요구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환경이 우리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해요.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고속도로 아스팔트가 녹아내려 운송이 중단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또는 태풍으로 인해 주요 운송로가 차단되어 물류 대란이 일어났던 일들 말이에요. 이제 이런 기후변화의 영향을 단순한 불가항력이 아닌,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비즈니스 리스크로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화주사들은 왜 갑자기 물류 파트너들에게 CDP를 요구하기 시작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자신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전체 배출량 중 평균 70퍼센트 이상이 Scope 3에서 발생합니다. 아무리 자신들의 사무실과 공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도, 공급망에서의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불가능한 거죠.


마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집에서는 샐러드만 먹으면서 밖에서는 치킨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전체적인 목표 달성은 어려워지는 거예요.


2024년 CDP 결과를 보면서 우리 물류업계의 현주소가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A등급을 받은 물류기업들과 C등급 이하 기업들 사이의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어요.


A등급 기업들의 공통점은 놀랍도록 체계적입니다. 정교한 탄소배출량 측정 시스템, 명확한 감축 목표, 그리고 정기적인 성과 모니터링. 마치 정밀하게 조율된 오케스트라처럼 모든 것이 조화롭게 움직입니다.


반면 C등급 이하 기업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워합니다. 데이터는 정확하지 않고, 목표는 막연하며, 소통은 부족합니다. 같은 업계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다른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특히 한국 물류기업들의 상황을 보면 더욱 복잡한 감정이 듭니다. CJ대한통운과 같은 대형 기업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 물류기업들은 여전히 이 변화를 남의 일로 여기고 있어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78.3퍼센트가 CBAM조차 모르고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2026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이 중요한 제도를, 우리 기업들의 80퍼센트 가까이가 모르고 있다는 현실이 답답했어요.


하지만 저는 이 상황을 절망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대로 준비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엄청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테니까요.


CDP 등급이 단순한 환경 점수가 아니라 비즈니스 경쟁력의 지표가 되고 있습니다. A등급 물류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의 우선 파트너로 선정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고, B등급도 안정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요. 하지만 C등급 이하는 점차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2025년, 물류업계에게는 중요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데이터 정확성 향상, 공급망 협력 체계 강화, 전문 인력 확보와 교육. 이 모든 것들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어요.


IoT 센서를 통한 실시간 연료소비량 측정, GPS 기반 운행거리 자동 산출, 그리고 차세대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통한 운전패턴 분석. 이런 기술들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 중소 물류업체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상 깊었던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또 다른 규제구나 싶어서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우리 회사의 숨겨진 효율성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연료비도 줄이고, 운영도 체계화되고, 무엇보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 말을 들으면서 CDP가 단순한 보고서 작성이 아니라,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임을 다시 한 번 확신했습니다.


탄소공개가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 이제 이것은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입니다. 물류업계가 이 변화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어요. 오히려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준비해나간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렉은 항상 여러분과 함께 이 여정을 걸어가겠습니다. 탄소배출량 측정부터 CDP 보고서 작성까지, 우리 물류업계가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대기업들이 물류 파트너에게 CDP를 요구하는 구체적인 배경과, 그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윈윈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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