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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바다에 돛이 다시 오르다

by GLEC글렉

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모험 소설 속 범선들이 떠올랐다. 바람을 가득 품은 하얀 돛,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목선. 그런데 21세기 바다에 돛단 화물선이 다시 등장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로의 도약을 보았다.


암모니아가 만들 새로운 항로

2025년 3월, 일본 MOL과 벨기에 CMB.TECH가 역사적인 발표를 했다.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연료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3척과 케미컬 탱커 2척을 운영한다는 소식이었다. 2026년부터 이 선박들이 실제로 대양을 누빌 예정이다.


암모니아. 농업에서나 쓰이던 이 물질이 왜 주목받는 걸까.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이미 비료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어 인프라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수소보다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다.


NYK Line의 한 임원은 이를 "청정 암모니아를 지속가능한 해양 연료로 채택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표현했다. 이정표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길의 시작점에 서 있는 것이다.


바람과 바이오연료의 완벽한 하모니

2025년 4월, 노르웨이 Odfjell사의 화학 탱커 Bow Olympus호가 놀라운 일을 해냈다.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과 100퍼센트 바이오연료를 결합해 대서양을 횡단하면서 거의 탄소중립을 달성한 것이다.


22미터 높이의 흡입식 돛 4개. AI 기반 날씨 라우팅 시스템. 현대 기술과 고대의 지혜가 만났다. 좋은 바람 조건에서 15-20퍼센트의 에너지를 절감했고, 특정 구간에서는 최대 40퍼센트까지 연료 소비를 줄였다.


기술 부사장 Erik Hjortland는 "초기 계산을 뛰어넘는 결과에 매우 흥분된다"고 했다. 그의 흥분이 이해된다.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현실이 되는 순간의 벅참을.


메탄올이라는 현실적 선택

스웨덴 Terntank사의 Tern Vik호는 2025년 4월에 인도되었다. 풍력 보조 추진과 메탄올 레디 엔진을 갖춘 하이브리드 탱커다.


메탄올이 주목받는 이유는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액체 상태로 저장이 쉽고, 기존 인프라 개조가 최소화되며, 바이오 메탄올 생산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전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 선박은 EEDI 2025년 Phase 3 요구사항보다 16-40퍼센트 낮은 배출 수준을 달성했다. 숫자로만 보면 건조하지만, 이는 우리가 꿈꾸던 미래가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다.


공기방울이 만드는 마법

에어 루브리케이션 시스템이라는 기술이 있다. 선체와 물 사이에 미세한 공기방울층을 만들어 마찰을 줄이는 것이다.


2025년 1월, Carnival Corporation은 LNG 추진 크루즈선 2척에 이 시스템을 장착한다고 발표했다.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를 5-10퍼센트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압축기로 고압 공기를 만들고, 선체 하부 노즐을 통해 공기방울을 방출하면, 선체와 물 사이에 공기 쿠션이 형성된다. 단순하면서도 천재적인 아이디어다. 투자 회수 기간은 3-5년. 장기적으로 매우 경제적인 선택이다.

2025년 조선업의 풍경


조선소가 하이테크 공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실시간 협업 통합 설계 플랫폼, 용접과 도장을 담당하는 자동화 로봇, IoT 센서를 통한 예측 정비.


대체 연료의 선택지도 다양해졌다. LNG는 이미 널리 채택되었고, 암모니아는 제로 탄소 연료로 주목받으며, 수소는 물만 배출하는 청정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메탄올은 실용적인 전환 옵션으로 자리잡았다.


선체 최적화 기술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저마찰 방오 코팅은 10퍼센트의 연료를 절감하고, 고효율 프로펠러는 15퍼센트의 효율을 개선한다. 2025년 이 시장 규모만 129억 달러에 달한다.


탄소를 잡아두는 꿈

선상 탄소 포집 기술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물론 과제는 많다. 공간 제약, 무게 증가, 추가 에너지 소비, 포집된 이산화탄소 처리 인프라 부족.


하지만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대학 연구팀의 제안은 흥미롭다. 수산화칼슘 기반 CCS를 통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으로 변환시키는 것. 이는 해양 산성화를 완화하고, 산업에서 재활용할 수 있으며, 순환경제를 구현할 수 있다.


희망의 바람

해운업계의 친환경 혁명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2026년부터 암모니아 선박이 대양을 누비고, 이미 풍력과 바이오연료로 탄소중립 항해가 가능함을 증명했다.


기술적 도전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하지만 업계의 혁신 속도는 놀랍다. 전통적인 풍력부터 최첨단 수소 기술까지, 다양한 솔루션이 동시에 발전하고 있다.


21세기 바다에 다시 오른 돛. 그것은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최첨단 기술과 전통의 지혜가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미래다. 그린쉽 혁명은 우리가 바다를 대하는 방식, 무역을 하는 방식, 그리고 지구를 보호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다.


바람이 분다. 변화의 바람, 희망의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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