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작년 겨울, 한 중견기업 대표님과 커피를 마시며 나눈 대화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 회사 최대 고객사에서 CDP 제출을 요구하는데, 이게 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요." 그날 이후 저는 수많은 기업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이름만 들어도 어렵게 느껴지는 이 단어가 이제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필수 과제가 되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전 세계 24,000개 이상의 기업이 CDP를 통해 환경 정보를 공개했고, 이는 전년 대비 24퍼센트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단순한 숫자의 증가가 아닙니다. 이제 CDP는 투자자와 고객사가 기업의 환경 성과를 평가하는 골드 스탠다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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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CDP를 접했을 때의 막막함을 기억합니다. 2000년 영국에서 설립된 이 비영리 기구가 어떻게 전 세계 기업들의 환경 정보 공개를 주도하게 되었을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전 세계적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환경 리스크를 파악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CDP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330개 이상의 글로벌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CDP 참여를 요구하고 있어, 수출 기업들에게는 비즈니스 존속과 직결된 문제가 되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한 자동차 부품 제조사는 독일 완성차 업체로부터 CDP B등급 이상을 요구받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 중단까지 검토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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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CDP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필수 기준, Essential Criteria의 강화입니다. 이전에는 최고 등급인 A등급 기업에만 적용되던 필수 요구사항이 이제는 C등급 이상 모든 기업에 확대 적용됩니다.
한 중소기업 담당자는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그동안 C등급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C등급을 받기도 쉽지 않네요." 맞습니다. 공개 CDP 응답 필수화부터 시작해서 리스크 식별과 평가, 관리 프로세스 구축, 이사회 수준의 책임자 지정과 역량 확보, 목표 설정 의무화, 공급업체 참여 프로그램 운영까지. 이 모든 것이 이제는 기본이 되었습니다.
더욱 부담스러운 것은 제3자 검증의 의무화입니다. 2026년부터는 Scope 1과 2 배출량의 100퍼센트, Scope 3 배출량의 최소 70퍼센트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이는 기존의 자발적 검증에서 의무 검증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ISAE 3000이나 ISO 14064-3 같은 국제 표준에 따른 검증이 필요합니다. 검증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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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운 변화는 자연 관련 공시의 통합입니다. 2026년 CDP는 기후변화를 넘어 자연과 생물다양성까지 평가 범위를 확대합니다. TNFD, 즉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프레임워크 요소가 통합되면서, 기업들은 생물다양성 리스크와 자연 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함께 보고해야 합니다.
한 식품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제품의 원재료가 자연에서 오는데, 이제야 그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어요. 생물다양성 영향 평가, 자연 자본 의존도 분석, 생태계 서비스 리스크 관리 같은 개념들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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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P의 평가체계를 이해하는 것은 등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단계인 Disclosure, D등급은 산 입구에 도착한 것과 같습니다. 환경 데이터의 기본적인 공개, 완성도 75퍼센트 이상의 답변만으로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의 정확성보다는 공개 자체에 중점을 둡니다.
두 번째 단계인 Awareness, C등급은 등산로를 파악한 단계입니다. 환경 이슈에 대한 인식 수준을 평가하고,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파악하는 능력, 기본적인 거버넌스 체계 구축이 요구됩니다.
세 번째 단계인 Management, B등급은 실제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환경 관리 활동을 실행하고, 정량적 목표를 설정하여 진행 상황을 추적하며, 공급망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마지막 단계인 Leadership, A등급은 정상에 오른 것과 같습니다. 업계 최고 수준의 환경 관리, 과학 기반 목표 설정과 검증,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과 적용이 필요합니다. 전체 기업의 2퍼센트만이 이 단계에 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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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 요구되는 특별 평가기준도 있습니다.
금융 서비스업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기후 시나리오 분석을 의무화하며, 녹색 금융 상품 개발 현황을 보고해야 합니다. 한 자산운용사 담당자는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까지 관리해야 한다니,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이제는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 기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에너지와 석유가스업은 메탄 배출 관리 계획, 좌초자산 리스크 평가, 재생에너지 전환 로드맵이 필수입니다. 운송과 물류업은 운송 수단별 배출 원단위 관리, 대체 연료 도입 계획, 라스트마일 배송 최적화 전략이 요구됩니다. 제조업은 원자재 추적성 확보, 순환경제 전략 수립, 에너지 효율 개선 목표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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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CDP 고득점을 위한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2025년 상반기에는 현재 데이터 수집 체계를 진단하고, Scope 1과 2 배출량 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제3자 검증 기관 선정과 사전 협의, 내부 CDP 대응 TF 구성도 서둘러야 합니다.
2025년 하반기에는 Scope 3 배출량 산정 범위를 확대하고, 과학 기반 목표 수립을 검토해야 합니다. 공급업체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과 TNFD 관련 리스크 평가도 착수해야 할 시기입니다.
2026년에는 통합 환경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전환을 통한 자동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공급망 전체 탄소 관리 플랫폼 도입과 지속적인 개선 프로세스 정착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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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스타트업 대표가 물었습니다. "우리 같은 작은 회사도 CDP를 준비해야 하나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CDP는 단순한 보고서 작성이 아닙니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입니다. 오늘은 작은 기업이지만, 내일은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때를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입니다."
2026년 CDP는 기업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환경 투명성과 실질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3자 검증 의무화와 자연 관련 공시 통합은 분명 새로운 도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미리 준비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한다면, 오히려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2026년 CDP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여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함께 걸어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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