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지 못한 75%의 탄소

by GLEC글렉

회의실에서 탄소중립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든다. 우리 회사 트럭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물류센터에서 쓰는 전기. 그것만 줄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MIT 연구 결과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기업 전체 탄소배출량의 75%가 우리가 직접 통제하지 않는 영역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Scope 3라고 불리는 이 영역은 협력 운송사의 트럭에서, 우리 제품을 실어 나르는 화물선에서, 심지어 직원들이 출퇴근할 때 타는 버스에서도 발생한다.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가 운전하지 않는 차에서 나오는 탄소가 왜 우리 책임인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답이 보였다.

우리가 물건을 사고, 운송을 의뢰하고, 제품을 팔기 때문에 그 모든 과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원인을 제공한 자가 책임을 진다. 단순하지만 피할 수 없는 논리였다.


온실가스 프로토콜은 이 복잡한 세계를 세 가지 범위로 나눈다.

Scope 1은 우리 손에서 직접 나오는 배출이다. 자사 트럭의 매연, 공장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같은 것들. Scope 2는 우리가 구매한 에너지에서 나온다. 물류센터 형광등을 켤 때마다 어딘가의 발전소에서 탄소가 배출된다.

그리고 Scope 3. 가치사슬 전반에 흩어져 있는, 보이지 않지만 가장 큰 발자국이다.


물류 기업에게 특히 중요한 카테고리가 있다. 네 가지다.

Category 4는 공급업체에서 우리 창고까지 물건이 오는 과정이다.

우리가 비용을 지불한 운송이라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Category 6은 직원들의 출장이다. 비행기 타고 해외 미팅 다녀오면 그 항공편의 탄소 일부가 우리 장부에 기록된다.

Category 7은 통근이다. 매일 아침 직원들이 집에서 회사까지 오는 그 여정도 포함된다.

그리고 Category 9는 우리 제품이 고객에게 가는 과정 중 고객이 비용을 부담하는 운송이다.


EU 통계를 보면 도로 운송이 전체 운송 부문 온실가스의 73%를 차지한다.

물류는 모든 산업의 핏줄이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세상도 멈춘다. 그래서 우리의 책임도 크다.


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

EU의 CSRD, CountEmissions EU 같은 제도들이 운송 배출량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화주 기업들은 이미 물류 파트너에게 탄소 데이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면 계약을 잃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하지만 이건 위기만은 아니다. 탄소를 관리한다는 건 결국 에너지를 관리한다는 뜻이고, 에너지를 관리한다는 건 비용을 줄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배출량 감축과 연료비 절감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글렉에서 GLEC AI Tachograph를 개발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6 CES Innovation Awards를 수상한 이 기술은 실시간으로 운송 탄소배출량을 측정한다. 국내 최초로 GLEC Tool 인증을 받아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보이지 않던 75%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일.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탄소중립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먼 미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트럭이 달리고, 컨테이너선이 바다를 건너고, 화물기가 하늘을 난다. 그 모든 움직임에는 발자국이 남는다.


우리가 그 발자국을 세기 시작할 때, 비로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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