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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부터 운송까지!

Scope3 업스트림 카테고리 1-8 완전정복

by GLEC글렉

안녕하세요 물류&운송산업 탄소배출량 측정 전문기업 글렉입니다.


어제 한 제조업체 구매팀장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우리가 원자재를 사올 때마다 탄소도 같이 사오고 있다는 말인가요?"


정확히 맞는 말입니다. 우리가 구매하는 모든 것에는 '숨겨진 탄소'가 들어있어요. 철강 1톤을 살 때는 그 철강을 만들기 위해 배출된 탄소도 함께 사오는 것이죠.


지난 편에서 Scope3 배출량의 기본 개념을 알아봤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업스트림 카테고리 8가지를 완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업 가치사슬의 앞단에서 발생하는 이 8가지 카테고리는 대부분 제조기업에서 전체 Scope3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영역입니다.


업스트림이란? 기업 앞단의 모든 활동들

업스트림은 쉽게 말해 기업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과 관련된 배출량입니다. 원재료를 구매하고, 공장까지 운송하고, 임직원들이 출근하는 등 생산활동을 위한 모든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죠.


GHG 프로토콜에서는 이를 "구매하거나 획득한 재화와 서비스와 관련된 간접 온실가스 배출"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카테고리 1. 구매한 제품 및 서비스 : 숨겨진 탄소의 보고

지난주 한 전자제품 제조업체와 미팅을 했는데, 그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이 카테고리였습니다. 전체 Scope3의 70%가 여기서 나왔거든요.


이게 뭔가요?

기업이 1년 동안 구매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업스트림 전과정 배출량입니다. 즉, 원재료가 채굴이나 재배되어 우리 회사에 도착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를 계산해야 해요.


여기에는 원재료인 철강, 플라스틱, 화학물질부터 반도체, 모터, 배터리 같은 부품, 그리고 컨설팅, 청소, 보안, IT서비스 같은 서비스, 심지어 사무용품, 공구, 포장재 같은 소모품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계산은 어떻게 할까요?

기본 공식은 간단합니다. 활동데이터에 배출계수를 곱하면 배출량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철강 1,000톤을 구매했다면, 1,000톤에 철강 배출계수 2.1 tCO2e/톤을 곱해서 2,100 tCO2e가 배출량이 됩니다.


데이터 수집의 현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공급업체에게 직접 제품별 탄소발자국 정보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그래서 많은 기업이 ERP의 구매 데이터를 추출하고, ecoinvent나 IDEMAT 같은 LC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합니다.


중요한 점은 서비스업체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청소업체, 보안업체 등도 모두 계산에 들어가야 해요. 다만 리스 제품은 카테고리 8에서, 자본재는 카테고리 2에서 별도로 분류합니다.


카테고리 2. 자본재 : 기계도 탄소를 만든다

한 중견기업 대표가 놀라워했던 사실이 있습니다. "기계를 사는 것만으로도 탄소가 나온다고요?"


이게 뭔가요?

기업이 제품을 제조, 판매, 저장, 배송하는데 사용하는 고정자산의 생산 과정 배출량입니다. 회계에서 말하는 유형자산과 거의 같다고 보면 됩니다.


생산설비인 공작기계, 컨베이어, 로봇부터 건물인 공장, 사무실, 창고, 그리고 차량, IT장비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특별한 계산 방법

자본재의 특징은 수명기간 동안 분할상각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3억원짜리 기계를 구매했고 수명이 10년이라면, 기계 생산 시 총 배출량이 100 tCO2e였다면 연간 배출량은 10 tCO2e가 됩니다.


수명은 회계기준의 감가상각 기간을 참조하거나, 업계 표준, 제조사의 설계수명 정보를 활용합니다.


카테고리 3. 연료 및 에너지 관련 활동 :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그림자

지난주 한 화학회사 환경팀장이 말했습니다. "전기를 쓸 때마다 Scope 2는 계산하는데, 그 전기를 만들기 위해 석탄을 캐고 운송하는 과정의 탄소는 왜 계산 안 했을까요?"


바로 이것이 카테고리 3의 핵심입니다.


이게 뭔가요?

Scope 1, 2에서 사용한 연료와 전기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량입니다. 즉, 연료를 채굴하고 정제하고 운송하는 과정의 탄소배출량이에요.


4가지 세부 활동

첫째, 업스트림 연료 배출로 석유 채굴, 천연가스 생산 등이 포함됩니다.

둘째, 업스트림 전력 배출로 발전소 건설, 송전망 구축 등이 해당됩니다.

셋째, 송배전 손실로 전기가 이동하면서 손실되는 부분입니다.

넷째, 폐기물 관련 배출로 연료 찌꺼기, 폐연료 처리 등이 포함됩니다.


계산은 간단합니다

Scope 1, 2 사용량에 업스트림 배출계수를 곱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전력 1,000 MWh를 사용했다면, Scope 2 배출량은 400 tCO2e이고, 업스트림 배출계수 0.08 tCO2e/MWh를 적용하면 카테고리 3 배출량은 80 tCO2e가 됩니다.


실무에서 한국전력 사용 시 업스트림 배출계수는 대략 0.08~0.12 tCO2e/MWh 정도로 추정하면 됩니다.


카테고리 4. 업스트림 운송 및 물류 : 움직이는 탄소

물류업계에서 20년 넘게 일한 한 전문가가 저에게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든 제품에는 운송비만 있는 게 아니라 운송탄소도 붙어있어요."


이게 뭔가요?

기업이 비용을 지불하는 운송 및 물류 서비스의 배출량입니다. 즉, 우리가 돈을 내고 이용하는 모든 운송 서비스가 대상이에요.


원재료 운송, 3PL 창고보관, 하역작업, 외부 포장업체 이용, 운송 중 일시 보관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계산 방법

운송량 곱하기 운송거리 곱하기 배출계수입니다.


예를 들어 트럭으로 원자재 100톤을 200km 운송한다면, 활동데이터는 20,000 톤·km이고, 트럭 배출계수 0.08 kgCO2e/톤·km를 적용하면 배출량은 1,600 kgCO2e, 즉 1.6 tCO2e가 됩니다.


운송수단별 배출계수 참고

트럭은 0.08~0.15 kgCO2e/톤·km, 철도는 0.02~0.05 kgCO2e/톤·km, 선박은 0.01~0.03 kgCO2e/톤·km, 항공은 0.8~1.2 kgCO2e/톤·km 정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용 지불 여부가 핵심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공급업체가 운송비를 부담하면 카테고리 1에 포함되고, 우리가 직접 운송하면 Scope 1에 포함됩니다.


카테고리 5. 운영 중 발생한 폐기물 : 버리는 것도 탄소다

어느 제조업체 환경담당자가 깜짝 놀라며 물었습니다. "쓰레기 버리는 것도 탄소배출량에 들어간다고요?"

네, 맞습니다.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탄소가 나옵니다.


이게 뭔가요?

사업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외부 업체에 위탁 처리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입니다.


일반폐기물인 생활쓰레기, 종이류부터 사업장폐기물인 불량품, 포장재, 지정폐기물인 폐유, 폐산, 폐알칼리, 그리고 재활용품인 고철, 폐플라스틱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처리방법별 계산

매립은 폐기물량 곱하기 매립 배출계수, 소각은 폐기물량 곱하기 소각 배출계수, 재활용은 폐기물량 곱하기 재활용 배출계수입니다.


예를 들어 폐플라스틱 10톤을 소각 처리한다면, 폐플라스틱 소각 배출계수 2.5 tCO2e/톤을 적용해서 배출량은 25 tCO2e가 됩니다.


데이터는 폐기물 처리업체 영수증, 폐기물 관리법 신고자료, 환경관리 시스템 데이터를 활용하면 됩니다.


카테고리 6. 출장 : 날아다니는 탄소

한 대기업 임원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 직원들이 출장 갈 때마다 탄소도 같이 날아다닌다는 말이네요."


이게 뭔가요?

임직원이 업무상 출장 시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의 배출량입니다. 국내든 해외든 상관없어요.


항공 국내선과 국제선, 철도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버스 시외버스, 고속버스, 출장지에서의 렌터카 이용, 공항이나 기차역 이동을 위한 택시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계산 방법

승객수 곱하기 이동거리 곱하기 배출계수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 2명이 서울-부산 항공 출장을 간다면, 승객수 2명, 이동거리 550km 왕복으로 1,100km, 국내선 배출계수 0.13 kgCO2e/승객·km를 적용하면 배출량은 286 kgCO2e가 됩니다.


교통수단별 배출계수 참고

항공 국내선은 0.13 kgCO2e/승객·km, 항공 국제선은 0.11 kgCO2e/승객·km, KTX는 0.017 kgCO2e/승객·km, 승용차는 0.18 kgCO2e/승객·km 정도입니다.


카테고리 7. 임직원 통근 : 매일매일 쌓이는 탄소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한 회사 인사팀장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통근 배출량이 줄어드나요?"


당연히 줄어듭니다. 집에서 일하면 통근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이게 뭔가요?

임직원이 집에서 회사까지 출퇴근하는 교통수단의 배출량입니다. 지하철, 버스 같은 대중교통, 승용차, 오토바이 같은 개인차량이 포함되고, 도보나 자전거, 재택근무는 배출량이 0입니다.


계산 방법

직원수 곱하기 평균 통근거리 곱하기 연간 근무일수 곱하기 배출계수입니다.


예를 들어 직원 100명, 평균 통근거리 20km, 연 250일 근무하고, 승용차 이용률 50%, 대중교통 50%라면, 승용차는 50명 곱하기 20km 곱하기 250일 곱하기 0.18로 45,000 kgCO2e, 대중교통은 50명 곱하기 20km 곱하기 250일 곱하기 0.05로 12,500 kgCO2e가 되어 총 배출량은 57.5 tCO2e입니다.


데이터 수집 방법

가장 정확한 방법은 임직원 설문조사로 통근수단과 거리를 조사하는 것입니다. 또는 직원 주소와 회사 간 거리를 계산하거나, 교통비 지급현황을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카테고리 8. 업스트림 임차자산 : 빌린 것도 내 탄소?

한국 기업에게는 특별히 주의해야 할 카테고리입니다.


이게 뭔가요?

기업이 다른 회사로부터 임차한 자산의 운영 과정 배출량입니다. 임차 건물인 사무실, 공장, 창고, 임차 차량인 리스 차량, 렌터카, 임차 장비인 리스 장비, 임대 기계 등이 포함됩니다.


한국 기업의 특별 주의사항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에서는 임차자산의 배출량을 Scope 1, 2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Scope 3에서 카테고리 8을 중복 계산하면 안 됩니다.


해결방법은 배출권거래제 대상 기업은 카테고리 8을 제외하고, 비대상 기업은 카테고리 8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계산 방법

임차자산 규모 곱하기 에너지 사용량 곱하기 배출계수입니다.


예를 들어 임차 사무실 1,000㎡에서 연간 전력 100MWh를 사용한다면, 전력 배출계수 0.4 tCO2e/MWh를 적용해서 배출량은 40 tCO2e가 됩니다.


업스트림 카테고리의 현실적 우선순위

경험상 제조업의 일반적인 순위는 이렇습니다.


카테고리 1 구매한 제품·서비스가 보통 60-80%로 압도적이고, 카테고리 4 업스트림 운송이 5-15%, 카테고리 2 자본재가 3-10%, 나머지 카테고리들이 각각 1-5% 정도입니다.


업종별로는 철강, 화학업에서는 카테고리 1이 압도적이고, 전자, 자동차업에서는 카테고리 1, 2가 모두 중요하며, 물류, 유통업에서는 카테고리 4가 상대적으로 높고, 서비스업에서는 카테고리 6, 7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데이터 수집의 현실적 접근법

첫 번째 단계는 지출기반 개략 산정입니다. 모든 카테고리를 구매금액 곱하기 산업별 평균 배출원단위로 먼저 계산해보세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카테고리별 중요도 파악에 유용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핵심 카테고리 정밀 산정입니다. 배출량이 큰 2-3개 카테고리만 활동기반 방법으로 정확히 계산하세요.


세 번째 단계는 지속적 개선입니다. 매년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고 측정 범위를 확대해나가세요.


마무리하며

업스트림 8개 카테고리는 제조기업의 Scope 3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영역입니다. 특히 카테고리 1 구매한 제품·서비스는 대부분 기업에서 50% 이상을 차지하므로 가장 우선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마세요. 중요한 카테고리부터 차근차근 시작하면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다운스트림 카테고리 9-15번을 다뤄보겠습니다. 폐기물부터 투자까지, 상대적으로 관리하기 쉬운 카테고리들의 실전 가이드를 준비했으니 기대해주세요.


여러분의 성공적인 Scope 3 여정을 글렉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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