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생각은 충분했다.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거의 없었다.
레퍼런스를 더 찾고,
다른 선택지를 한 번 더 훑고,
이미 지나온 판단을 다시 되짚었다.
생각이 확장되기 시작하면
사고는 끝없이 흘러갔다.
그중에서 쓸 만한 것을 골라내고,
정리하고, 다시 배열했다.
문제는
그 과정이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무엇을 기준으로 멈춰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충분한 고민인지,
언제 판단으로 넘어가야 하는지.
그 기준이 없으니
생각은 계속 쌓이는데
결정은 생기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생각을 더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을 오래 붙잡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돌아보면
필요했던 건
더 많은 사고가 아니라
사고를 멈출 지점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나는 묻는다.
이 질문은
판단을 앞으로 밀어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미뤄도 괜찮다는 이유를
하나 더 만들고 있는 걸까.
이 글은
〈생각이 멈추는 지점〉 연재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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