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선택은 늘 마지막이었다

by 글린더

수년 만에 겨우 시간을 내어

엄마와 함께 가까운 캠핑장으로 향했다.


집에서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올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도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친구와의 약속은 고민 없이 정했고,

시댁과의 일정은 당연한 일처럼 추진했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늘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미뤘다.


언제나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밀리는 순서.

세상에 모든 것을 다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람에게

나는 늘 이렇게 야박했다.


그렇게 별것 아닌 여행을

이제서야 오게 되었다.


이제는 오래 걷는 것도 힘들고,

주변을 천천히 둘러볼 여유도 줄어든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돌아보게 되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하지만

가장 소홀한 대우를 받아온 사람,

내 어머니.


별것 아닌 한 끼에도 소녀처럼 웃고,

흐려진 기억 속 이야기 하나에

순식간에 그 시절로 돌아가는 사람.


그녀와의 하룻밤이

이렇게 조용히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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