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을 먼저 선뜻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오는 연락은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반갑게 받는다.
먼저 내미는 손길이
혹시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
괜한 생각이 앞서
손은 늘 멈춘다.
그렇게 미루고, 또 미루다 보면
언제나 부담 없는 관계들이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된다.
그 결과
세상에서는 가장 상단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내 인생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고려되는 대상이 되어버린다.
소중했기에
조금 더 다듬고,
조금 더 고민하고,
그러다 결국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미안함이 쌓이고
불편함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소중한 존재들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바뀌어 간다.
그 마음을 숨기기 위해
감정은 더 정제된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소중하다는 이유로
모든 선택에서 제외된다.
오래된 친구들의 만남은
언제나 소극적인 의사 표현으로
최소한의 결정만을 남긴다.
가족과의 시간을 계획할 때는
예산을 먼저 고민하고,
저렴함과 가성비를
우선순위 상단에 올려둔다.
선택의 기준은 점점 모호해지고,
의미는 서서히 색을 잃는다.
왜 그럴까.
분명한 건
그들이 여전히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배려라는 이름으로
모든 선택에서 배제되기까지
어떤 결정들과 생각들이
이미 익숙해져 버린 걸까.
새롭게 합류할 회사의 프로젝트를 위해
1박 2일의 여정을
아무렇지 않게 결정하고,
집중해 일을 마친 뒤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 안에서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