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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선로의 끝은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by 글린더

어디론가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과 걷다 보니

그내들이 가야 할 목적지를 위한 열차들이 선로 위에 빼곡히 세워져 있다.

이들도 저들도 하나같이 가는 곳이 제각각일 텐데

기차선로는 복잡한 듯 단순하게 오직 한길만을 선택하라 한다.

어디로 갈 것인지가 정해지고 어떤 열차를 탈것인지를 정했다면 이 열차는 목적지까지 선로를 이탈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해야만 한다 그게 기차의 역할이자 목적일터다.


내가 살아가는 삶도 이렇게 심플하고 단순하면 좋겠다 생각하다 문득 뭐가 또 그리 다를까 싶어 얼기설기 엉켜있는 듯 보이는 선로를 바라본다.

내 정한 길이 확고하면 가는 방법이야 수만 가지 일테지.

기차를 이용하겠다 맘먹고 바라보아도 선택해야 할 것이 수십 가지다.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 선로에 문제가 생긴 들 다른 선로를 통해 다시 이어나갈 방안동안 수가지가 있을 터다.

우리가 사는 삶도 마찬가지인 것이 조금 돌아오는 그 길이 내가 의도치 않았던 흙길인들 잘 닦인 아스팔트 인들, 외길인생 철도 선로 인들 도착하는 시간이 조금 다를 뿐 결국은 도달할 일이다.


그저 살다 보니 조금은 더 빠르고 편한 길이었음 하는 욕심에 흙길도 꽉막힌 도로도 잘못 든 길처럼 보인 것일지 모른다.

한번 출발한 기차는 뒤로 달리지 않는 것처럼 다음 정거장으로 향한다. 혹여라도 잘못 탔으면 내려 갈아타면 될 일이다.

지나고 보면 그 또한 내 살아온 과정이고 추억이 될 터이니..


내 타야 할 기차를 기다리며 복잡하게 얽혀있는 선로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저 선로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또 그곳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가끔은 인간미 넘치던 옛날 기차를 타고 천천히 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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