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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릴 겁니다. 생각보다 더요.

빠른 성공은 없습니다.

by 북토크

마이클 부블레 아세요? 이름은 몰라도 목소리는 들어보셨을 겁니다. 크리스마스의 여왕이 머라이어 캐리라면, 부블레는 왕이니까요. Home, Feeling Good,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 들어보세요. 고막 녹습니다.


처음 부블레 노래를 듣고, 고음이 없어도 노래를 잘할 수 있구나 처음 알았습니다. (당시 버즈, 더크로스 락발라드만 좋아하던 중딩임. 박효신이 노래 못하는 줄 알았음.) “와 진짜 노래 XX 잘한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부블레가 출연한 팟캐스트를 듣게 됐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2가지 의미로요.


첫째, ‘신이 내린 재능’은 진짜 있었습니다. 변성기 올까 말까 하던 어린 시절에도 부블레 본인 피셜 “나 그때도 지금처럼 노래했어.” 말하더라고요. 부러웠습니다.


둘째, 신이 내린 재능을 가지고도 바로 성공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아니, 성공은 커녕 데뷔도 못할 뻔 했더라고요.


당시 최고 프로듀서인 데이비드 포스터에게 발탁되어 소속사에 들어갔지만, 포스터 눈에 부블레는 ‘눈여겨 보는 애들 중 한 명’에 불과했다 합니다. 데뷔 기회는 다른 ‘눈여겨보던 아이’에게 돌아갔고, 부블레는 소속사에서 쫓겨납니다. 부블레 본인이 직접 기획사 관계자와 오너에게 삼고초려를 해 겨우 다시 데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죠.


데뷔 후 바로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재즈 기반이라는 ‘마이너성’ 때문에 큰 무대에 설 수도 없었습니다.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의 작은 클럽, 호텔 등 공연 무대까지 찾아다니며 활동했죠. “그냥 오라면 다 갔다.” 말하더군요. 10년의 마이너 생활 후 발매한 ‘It’s time’ 앨범이 히트하며 그때서야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신이 내린 재능도 세상이 알아주는데 10년 걸렸습니다. 그는 심지어 “시간이 지나보니 10년 만에 잘된 것도 정말 운이 좋았던 편인걸 뒤늦게 알았다.” 말하더군요. 성공하고 싶습니다. 돈도 많이 벌고, 한강뷰 아파트에서 살고, 베스트셀러 1위도 해보고 싶죠. 저도, 여러분도요. 이 욕구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너무 빨리’ 성공하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빠르게 성공했다는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면서 30대 안에 성공하지 못하면 늦은 것처럼 생각합니다.


마이클 부블레라는 신이 내린 재능도 10년 넘게 걸렸습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가장 트렌디하고 매력적인 브랜드 애플은 1976년 설립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75년, 삼성전자는 1969년에 설립됐죠. 젊은 기업 같은 페이스북(메타)도 2004년에 설립됐습니다. 얼마 안됐다고요? 20년 넘은 겁니다.


큰 성과는 시간을 먹고 자랍니다.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큰 성과는 최소 수십년이 걸립니다. 그 정도는 아니어도, 개인의 인생을 바꿀만한 성과도 최소 몇 년, 대부분 10년은 걸립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결과는 ‘보이지 않는 10년’의 결과입니다. 그 시간 없이 결과만 취하려는 건 양심이 없는 것이며,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인 “육일약국 갑시다”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자본금은 예상했던 것의 3배 이상 필요하고 기간도 예상보다 3배 더 걸린다. 자본금이 예상보다 3배가 필요하듯 매출 목표 달성을 통한 이익을 얻는 기간도 3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오래 걸릴 겁니다.


조금 더 오래 걸리는 정도가 아니라, 3배는 더 말이죠. 원래 그런 겁니다.


그러니 조급할 필요 없습니다. 조급하면 실수하게 됩니다. 조급하면 더 오래 걸립니다. ‘당연히 쏟아야 할 시간’을 정직하게 쏟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저와 '당연히 쏟아야 할 시간'을 함께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

https://litt.ly/book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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