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할 때
최고의 순간은 없겠죠. 난 최고 그런 말이 참 싫어요. 너무 1등 최고, 막 그런 거 하잖아요. 그러지 말고 다 '최중'되면 안 돼요 그냥? 같이, 같이 살면?
세상은 늘, 최고의 자리에 오르라 말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경쟁에서 승리하라 말한다.
그런데 정말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사람은, 최고라는 말이 싫다 말한다. 왜일까?
기억이 뚜렷할 만큼 자란 이후로, 삶은 경쟁의 연속이었다.
학교에서부터 직장까지, 우리는 늘 성적순으로 줄 세워져 왔다.
그 줄의 어딘가에 선 나는, 뒤쳐진 사람들보다 앞선 것에 안도했고, 나보다 앞선 자들을 동경했다.
내 뒤에 선 자들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뿌듯함을 느꼈으며, 끊임없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경주를 마칠 때면 어김없이 새로운 경주가 시작됐다.
취업, 승진, 자녀교육, 노후자금 준비 등 매번 다른 경주에 참여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다시 달리고, 또 달렸다.
이런 끝없는 달리기에 동료는 없다. 모두가 경쟁자다.
내가 아무리 뛰어나도,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난 최고가 될 수 없다.
최고란 상대적인 것이니까.
최고를 향한 경쟁의 끝은, 없다.
누군가를 이겼다 생각될 때면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난다.
그 누군가를 이길 수 있을 때면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난다.
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다 해도, 다른 분야에서는 초심자일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항상 패배할 수밖에 없다. 타인과 비교하면 언제나 나는 열등할 수밖에 없다.
이 열등감은 우울함, 자기혐오로 이어져 우리를 파괴한다.
이렇듯 최고라는 말은 위험하다. 최고가 아닌 모든 것을 가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최고라는 말은 인생을 비교와 경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고만을 추구하는 삶의 끝이 죽음과도 같은 고통임을 아셨던 걸까.
누구나 ‘최고’라고 할 만한 자리에 오른 윤여정 선생님은 ‘같이 살자.’라고 말씀하신다.
그녀의 말을 듣고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짓는 건,
우리 모두 최고를 향해 달리는 경주마가 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최고를 추구하지 말자는 말이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평범함 조차 사치인 어려운 세상이다.
노력해야 한다. 자기 계발해야 하고, 성장해야 한다.
이혼 후 두 자녀를 기르기 위해 작품, 배역 안 가리고 일했다는 윤여정 선생님의 삶이
노력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다만, 남보다 앞서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어제의 나보다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면 어떨까.
타인과의 비교는 열등감을 불러일으킨다. 언제나 나보다 뛰어난 타인은 있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나는 한 명뿐이다. 그리고, 어제의 나보다 아주 조금 더 나아지기는 어렵지 않다.
어제보다 단 한 가지 더 배웠고, 책 한쪽 더 읽었으며, 한 가지 일을 더 했다면 앞으로 나아간 것이다.
타인을 바라보지 말고 자신을 바라보자. 인생은 경쟁이 아니라 성장이다.
비교는 열등감을 낳지만, 성장은 자존감을 낳는다.
앞서기 위해 노력하지 말고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자.
우리는 경주마가 아니다.
이 글의 내용은 영상으로도 제작되어 있습니다.
타인과의 비교로 아플 때 위로가 되는 영상이었으면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W79mk02vqo&t=7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