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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토크 Aug 01. 2021

올림픽 노장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성공의 비밀

'즐기는 일', '가슴 뛰는 일'을 찾으라는 말의 숨은 뜻

왼쪽부터 오진혁, 진종오, 니시아리안

도쿄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끝좌' 오진혁, 39세


사격의 신, 도쿄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진종오, 41세 


루마니아 탁구 국가대표, 전 세계랭킹 6위, 현 세계랭킹 42위 니시아리안, 58세,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올림픽. 신체적 최전성기에 있고 국내에서 정상의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평생 한 번 나가볼 수 있을까 말까 한 스포츠인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올림픽에서, 나이를 잊고 맹활약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오랫동안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누군가는 '재능'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은 운빨 게임이라면서요. 그런데, 이건 진짜 맹인이 코끼리 다리만 만지면서 '코끼리는 '기둥'이다.'라고 말하는 수준입니다. 일단 엘리트 체육인, 그중에서도 국가대표 수준 이상이 되면 재능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재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 세계 1위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1위보다 재능이 뛰어난 선수가 노력을 안 하면 이기지 못하는 법이고, '재능이 없다'라고 평가받았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선수들의 사례도 수도 없이 많습니다. 일단 최고 수준에 올라가면, 더 이상 '재능' 하나로 결과의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진짜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성공의 비결 한 가지를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아래 영상 1:37초에 있는 인터뷰 장면을 참고하세요!

https://youtu.be/MEV58s5_3vY


 올림픽 노장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성공 비결은 '즐기는 것'입니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재밌는 일', '할 때마다 가슴 뛰는 일'을 찾아 헤맵니다. 그런데,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곤 우리는 이런 일을 찾는데 실패합니다. 그 결과, 마치 지금 내 삶은 '꿈이 없는 삶', '무언가 불완전한 삶'이라는 생각에 우울함을 느끼곤 하죠. 그런데, 이는 선수들이 말하는 '즐긴다'라는 말의 뜻을 너무 편의적으로만 해석한 결과입니다. 니시아리안의 인터뷰를 다시 한번 자세히 보시기 바랍니다.


  그녀는 '인생을 즐기세요.', 혹은 '즐거운 일을 하세요.'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도전하라, 즐기는 것을 멈추지 마라'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번역은 이렇게 됐지만, 그녀는 영어로 'Challenge continues, and don't forget enjoy continue'라고 말했습니다. 문자 그대로 정확히 해석한다면 '도전은 계속된다. 도전을 지속하는 과정을 즐겨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즐거움'이라는 감정보다는, '도전'과 '지속성'에 초점을 맞춘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즐겨라'라는 말이 우리에게는 '재미'를 뜻한다면, 올림픽 노장에게는 '도전을 계속하며 얻는 성취감'을 뜻하는 듯합니다.


  도전이란 본질적으로 지금보다 발전하기 위한 행동입니다. 그리고 인간이 발전하는 순간은 한계점에서 한 걸음 더 내딛을 때입니다. 편안한 상태에서 힘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만 반복한다면 성장은 없습니다. 성장을 향한 과정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100m 달리기를 한다고 치면, 내 기존 최고 기록이 12초라면 이걸 1초 당기기 위해선 정말 수백 수천번 100m 달리기를 하고, 근력 운동, 스타트 연습 등을 해야만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과정의 고통마저 잊을 만큼 쾌감을 느끼는 것이지, 절대 성공으로 가는 모든 순간이 즐거움과 재미로 가득한 것은 아닙니다. 니시아리안에게 탁구와 도전은 대체로 가슴 뛰고 즐거운 일이겠지만, 그 과정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고통을 견디고 견디며 앞으로 나아가는 처절한 과정일 것입니다.


  양궁의 오진혁 선수는 어떨까요? 그는 활을 쏘는 매 순간 즐거웠을까요? 양궁의 오진혁 선수는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근육 4개 중 3개가 파열된 상태이고, 그나마 남은 하나도 80%는 손상된 상태라고 합니다. 근육이 파열되고 재활하는 과정은 고통의 시간입니다. 어깨를 움직이는 것, 활시위 당기는 동작 한 번 한 번이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고통 자체에서 쾌감을 느끼는 마조히스트적 변태라면 모를까, 고통받는 순간순간 '너무 즐거워!', '행복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림픽 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고, 도쿄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을 따며

https://www.youtube.com/watch?v=SECUZYGTAuc&t=10s

  이 명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근육 부상, 적지 않는 나이에도 도쿄 올림픽에 도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가 '난 양궁장에 있어야 사는 맛이 난다.'라고 말하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부상으로 인한 통증, 훈련하는 과정 하나하나는 그에게 엄청난 고통이었지만, 막상 양궁을 포기하려니 '그래도 난 양궁을 해야 즐거워.'라며 돌아선 것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즐거움'이란 이런 것입니다. 마냥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괴롭지만 고통을 기꺼이 감수할 만큼 행복하고 보람찬 일'을 하는 것. 올림픽 때만 양궁을 보는 우리는 오진혁 선수의 화려하게 빛나는 무대 위 모습만을 보며 '즐기는 일로 메달까지 따니 좋겠다'라고 말하지만, 그들에겐 보이지 않는 무대 밖 인내와 고통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가 느끼는 즐거움은 이런 고통을 견디고 얻는 '성취감'이지, '재미'나 '흥미'가 아닌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즐겨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라'라고 조언하는 것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즐겨라'의 의미는 꿈을 향해 가는 매 순간이 즐거울 것이라는 꿈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너무나 적성에 딱 맞는 일을 찾아 조금도 괴롭지 않고 모든 순간 행복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삶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는 정말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아니 어쩌면 그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는 '예외'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아무리 즐겁고 행복한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일일수록 더더욱 그렇겠죠. 그러니 '매 순간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방황하지 마세요. 그보단, 힘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돌아서면 생각나는,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어떻게든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으시고, 그 일에 도전하세요. 도전을 통해 하나하나 성공이 쌓일 때, 진정 그 일을 즐기며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나은 하루를 위한 이야기, 더 하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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