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드립니다 EP.04 -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
삼성전자가 7만 전자가 됐다. 물론 코로나로 폭락한 작년 3월과 비교하면 7만원도 어마어마한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는 30~40층이 아닌 80~90층 주민이라는 점이다. 천천히 찾아온 조정이 아니고, 1~2주 사이 10%가 갑작스럽게 미끄러지니 나를 포함한 개미들의 충격이 상당하다.
폰을 쳐다보기가 겁이났다. 보고 있으면 괴롭기만 하니 책이나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사놓은 책들을 뒤적뒤적 하는데, 갑자기 눈을 확 사로잡는 문구가 있다.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살 때, 부자들은 어떤 주식에 집중하는가?
동학개미의 한 사람으로써 이런 시국에 이런 띠지는 너무하다. 책을 잡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읽게 된 요즘 핫한 분의 핫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더퍼블릭자산운용의 김현준 대표님이 쓰신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이다.
전에 너나위님이 쓰신 '월급쟁이 부자로 은퇴하라' 리뷰를 하면서도 언급했지만, 김현준 대표님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적도 있고, 신사임당 채널에 '재테크 좀 아는 선배'에서 주식 방송을 하시면서 많이 유명해진 분이다. 투자회사를 시작한 이후로 2021년 2월까지 누적 수익률이, 861%라고 한다. 실환가? 아니 개인이 코인해서 만든 수익률이 아니고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로 이런 수익률이 나왔다는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 그럼 도대체 김현준 대표는 어떻게 이런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는지,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진다.
이 책은 크게 '제1장 부자들은 투자 마인드부터 다르다.' 제2~3장' 에서 부자들이 주식을 고르는 방법, 제 4장 실전-전문 투자자는 이렇게 투자한다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모든 것에 앞서 일단 눈에 띄는게, '들어가며' 파트 제목이 예술이다.
국내에 삼성전자 주주만 500만명이 넘는다는데, 이 정도면 광역 도발이 분명하다. 어그로를 끌려면 이렇게 끌어야 한다.
'들어가며'에 있는 내용 중 일부를 발췌했다.
충분한 준비와 공부 없이 그냥 무턱대고 삼성전자만을 사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당신이 유튜브에서 듣고 있는 경제상식은 제대로 된 투자 공부가 아니다.
그럼 김현준 대표가 말하는 '제대로 된 투자 공부'란 무엇일까. 책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등락을 거듭하는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지, 그 제품과 서비스로 어떻게 매출과 이익을 내는지,
최종적으로 그 매출과 이익을 늘리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는지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 책에서 당신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개미들은 몰랐던 부자들의 종목 고르는 비법이다.
이 글을 읽으며 전에 봤던 짤이 하나 생각났다.
디씨 주식갤에 어떤 사람이 어떤 회사 주식을 샀다고 말했다. 댓글에 사람들이 '뭐하는 회산데?' 라고 물으니 글쓴이의 답이 대박이다. '회산데 뭐라도 하겠지.'
김현준 대표는 이런 '묻지마 투자'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회사가 어떤 서비스를 만드는지, 그게 회사 이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알고 투자해야한다고 말한다.
여기까지가 '들어가며' 파트에 있는 이야기고, 1장부터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하다 싶은 내용들만 조금씩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 이 글은 유튜브 채널 '더 하이의 북크박스'에 업로드 된 영상의 내용을 재편집한 것 입니다. 영상이 더 편하신 분은 영상으로 시청해주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JeaXB0KYibU&t=66s
제 1장, 부자들의 투자 마인드에 관한 내용 중 가장 중요하다 싶은 내용은 이것이다.
앞 이야기랑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김현준 대표는 주식투자에는 정도가 있다고 말한다. 그 정도가 무엇이냐.
그렇다면 이 정도를 걷기 위해 우리가 해야될 일은 무엇인가? 좋은 기업을 찾고, 그리고 그 기업의 가치를 추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김현준 대표는 이 과정이 정말 쉽지 않다고 말한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니까 이 과정을 안할거면 그냥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펀드나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기는데 낫다고 말한다.
그러니 이 글을 여기까지 읽었는데 '아 나는 어려운거 싫어, 귀찮아.'라는 생각이 든다면 '나는 전문가를 찾아가던가 투자를 안해야겠다!' 라고 결심하고 뒤로 가기를 누르면 된다.
아직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직접 투자로 성공하고 싶거나 적어도 재산을 어느 정도 불려나가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김현준 대표가 말하는 '부자들이 주식 고르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첫번째, 메가 트렌드에 투자하라. 그냥 트렌드가 아니고, 메가 트렌드다. 메가 트렌드란 말은, 진짜 누구나 알 수 있는 사회의 큰 변화, 거부할 수 없는 흐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떠오르는 트렌드가 있는가? 일단 누구나 동의할 만한 메가 트렌드를 하나 이야기해보면, 개인적으론 이게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도 2035년부터 서울시는 휘발유, 경유차의 신차 등록을 아예 중단하고, 사대문 안에서는 전기-수소차만 운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만큼 환경오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후 어떤 분야에 투자해야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기차나 수소차다. 그래서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코로나 이후 몇 배나 상승한 것이고, 테슬라 주가는 우주로 가버린지 오래인 것이다.
또 다른 메가트렌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회 변화가 무엇이 있을까? 바로, '배달'이다.
원래도 배달의 민족인데, 코로나로 인해 배달 수요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배달의 민족에서 2020년 할로윈 이벤트로 총 주문금액 조회 탭을 열어준 적이 있다. 그때까지 배민에서 주문한 총 금액 조회가 가능했는데, 인터넷에 인증된 짤들 중 이런 짤이 있다.
배달 음식으로 벤츠 한 대를 먹었다! 저 인증샷이 올라온 시점이 2020년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은 1억을 돌파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배달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 느끼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여기에 투자하기가 만만치 않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는 지금도 비상장사이고,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쿠팡 이츠를 가진 쿠팡 또한 비상장사였다. 이 회사들의 주식을 사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김현준 대표는 다른 나라에 비슷한 회사가 없는지를 찾았다고 한다. 네덜란드 배달 업체인 takeaway를 찾아 투자했고, 83%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렇게 메가 트렌드에 속하는 업체를 투자해야하는 이유는, 첫째로는 찾기가 쉽다. 메가 트렌드라는 것은 정말 모두가 느낄 수 있는 흐름이기에, 조금만 주의 깊게 주변을 관찰하면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메가 트렌드 안에서도 좋은 주식을 찾는건 어려운 일이지만. 두번째는, 매출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좋은 회사여도 사양 산업에 속해 산업군 자체가 기울고 있으면 주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메가 트렌드 안에 있으면 일단 시장의 크기가 커지니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가능성도 크기 마련이다.
두번째는, '얼마에 사고팔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이다. 본문에 이런 말이 나온다.
주식투자로 큰 돈을 번 부자들은 주식을 살 때에 사는 이유와 목표하는 가격,
팔아야 할 때를 모두 정해놓는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사놓고 간절히 기도하면서 영차영차 하는게 아니고, '이 주식은 얼마 되면 판다!'를 정해놓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게 막연히 '아 나는 한 1년 뒤에 이 주식 2배 되면 팔거야!' 이런 것이 아니다. 이건 장래희망, 꿈 같은 것이지 계획이 아니다. 계획이란건 '회사의 현재, 혹은 미래의 기업 가치가 10이라면, 현재 가격은 7이니까 지금 샀다가 10이 되면 판다'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위해선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과연 이 기업 가치에 맞는 적정 주가가 얼마인가를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이걸 계산하는 방법을 책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김현준 대표가 책에서 '부자되는 공식'이라고 소개하는 공식이 있다. 바로, 주가=이익XPER이다. 여기서 주가는 주식 하나 가격말고, 시가총액을 뜻한다.
나같은 주린이를 위해 설명하면, PER은 Price Earning Ratio의 약자고, 주가=이익*PER이라 했으니 이항하면 PER은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이해를 위해 삼성전자의 PER을 계산해보겠다.
2020년 기준 삼성전자 순이익이 26조 4천억 정도 된다. 26조라고 치고, 2021년 8월 18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441조 1669억원이다. 441조를 26조로 나누면 대략 17정도 되니까, 작년 이익 기준 삼성전자의 PER은 17이라고 계산하면 되는 것이다.
그럼 PER이 17이라는 말의 뜻이 뭐냐. 주가=이익XPER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이익은 보통 1년 순이익을 사용하니, PER 17이라는 말은 삼성전자가 올해 번 만큼의 이익을 17년 동안 벌어야 시가총액만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PER은 작은게 좋을까 큰게 좋을까? 그렇다. 작은게 좋다. 기왕이면 빨리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으면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PER이 낮으면 저평가 됐다고 말하고, 높으면 고평가 됐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을 좀 해봤거나 눈치 빠른 독자라면 여기서 질문이 생길 것이다.
낮다, 높다의 기준이 뭔데?
어떤 사람은 5도 높다 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20도 낮다 할 수 있는 것이니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김현준 대표가 말하는 기준은 일단 PER 13이다. '일단은' PER이 13보다 낮다면 저평가되어있다 할 수 있는거고, 높다면 좀 고평가 되어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일단'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게 회사의 '현재 이익'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주식의 가격이 지금보다 오르기를 바라고 산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익만 가지고 계산하는 PER보다는, 이 회사의 미래 이익은 어느 정도가 될 지를 추정하여 계산한 PER을 사용해야한다.
만약에 여러분이 사고 싶은 회사가 카카오라고 치자. 지금의 카카오는 사용자수나 인지도에 비해 버는 이익은 그닥 많지 않다. 2020년 기준 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었는데, 전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 치고는 크다고는 할 수 없는 금액이다. 그런데 지금 이익은 낮지만 당신 생각에 카카오가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것 같다면? 그러면 금방 이익이 늘어날거니까 지금 이익에 맞춘 PER은 큰 의미가 없다. 실제로 카카오의 현재 영업이익만 가지고 시가총액하고 비교한 PER은 216이다. 만약에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계속 2020년 만큼으로만 유지된다면, 여러분이 카카오에 투자한 금액은 216년이 있어야 원금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5년 안에 카카오가 미국에서도 1등 먹고 중국에서도 1등 먹어서 지금 시가 총액 정도는 5년이면 벌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 마음 속의 PER은 5인 것이다. PER은 이렇게 우리가 기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냐에 따라 변하는 주관적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 기업의 PER을 얼마로 잡냐에 따라서 기업의 적정 주자가 달라진다. 이 적정주가보다 현재의 시가총액이 높으면 고평가 된거고, 낮으면 저평가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PER도, 적정주가 구하는 법도 배웠다! 적정 주가 구해놓고, 그거보다 싼 주식을 산 다음에, 적정 주가를 넘어서면 미련없이 팔아라! 라는게 김현준 대표가 말하는 부자들이 주식을 고르는 방법이다.
잠깐 약간 수학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우리가 해야될 일은 두 가지이다.
첫째, 메가 트렌드에 속하는 회사를 찾는다.
둘째, 그 회사 중에 저평가 되어있고 앞으로 이익이 늘어날 것 같은 회사를 찾는다.
이익이 늘어난다는건 여러 의미가 있다. 이 회사가 기존에 하던 사업에서 점유율이 훨씬 높아지거나, 기술 혁신을 통해 비용을 낮추던가, 이전에는 안하던 다른 분야의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던가.
그런데 회사의 이익이라는 것을 우리가 쉽게 알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 과정 중에 사용하는 가스 기계를 새로 샀는데 이게 전에 사용하던 기계 대비 효율이 25%가 증가됐다는 기사를 봤다 치자. 그럼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이익은 얼마가 증가할 것인가? 이걸 계산할 수 있겠는가? 이런 것을 우리가 도대체 어떻게 알겠는가.
물론 전공자나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은 알 수 있겠지만, 우리에겐 불가능하다. 제약회사가 3상에 돌입했다 하는데 우리가 그 약물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이상반응은 나타났는지 이런 내용을 결과가 나오기 전에 알 수 있겠는가.
그래서 김현준 대표는 우리가 잘 모르고 못보는 어려운거 말고, 진짜 누구나 알 수 있는,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메가 트렌드에 투자하라고 계속 강조해서 말하는 것이다. 김현준 대표가 소개하는 생활 속에서 투자대상 찾은 투자사례 하나만 마지막으로 이야기해보자.
혹시 불닭볶음면을 좋아하는가? 필자는 매운 것만 먹으면 속이 뒤집어져 잘 못먹는데, 와이프는 꼭 한 번씩 불닭 볶음면 생각난다고 하는 것을 보며 신기해 한 적이 있다. 이렇게 불닭볶음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걸 김현준 대표가 캐치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에 라면 수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거기에 유튜브에서 외국인들이 'Fire Noodle Challenge'라고 하면서 불닭볶음면 먹어보는 영상 등을 발견하고서 '이거 되겠는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곤 삼양식품에 전화해 중국 수출이 늘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고, 관세청 신고 자료 뒤져서 삼양식품 사업보고서에 적힌 수출 금액과 실제 수출금액이 일치하는지 확인한 후에 투자를 감행했다고 한다. 그렇게 투자해서 얻은 수익률은 무려, 116%.
정리하면, '부자들은 이런 주식을 삽니다'의 핵심은 '메가 트렌드에 투자하라', '적정 기업 가치 보다 저평가된 기업을 사라' 정도가 되겠다. 다만 이는 소개를 위해 핵심만 필자가 뽑은 내용이고, 소개한 내용 못지 않게 중요한 내용이 책에 많이 담겨있다. 가장 유익했던 부분은 김현준 대표가 가상의 카페 창업 스토리를 통해 재무제표 보는 법을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정말 중요하고 좋은 내용인데 이 글에 포함하기엔 너무 길어 생략했다. 그래서, '주식 투자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 하는 독자라면,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