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

찰나 그 순간의 기록 #15

by 재이리




언제나 그곳에 있을 것 같던 이가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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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 년에 한 번 보는 것도 어려웠는데 지난 3일은 내내 곁을 지켰다.

가족이니까, 언제든 볼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가족이니까, 꼭 지금이 아니어도 된다고 그렇게 늘 우선순위에서 미뤄두었다.

내가 막 도착했을 때는 온 가족이 식사를 막 끝낸 때였다.

전화를 받았을 때도, 검은 옷을 찾아 입었을 때도,

빈소 앞에 적힌 이름을 보았을 때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자리에 앉아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고개를 들었을 때,

처음으로 사진 속 얼굴을 마주했다.



그제야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실감 나면서

두 팔과 두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채운 것 마냥 온몸이 무거워졌다.

그 느낌은 순식간에 온 몸 곳곳으로 퍼져 이내 마음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가득 찼다.

눈물이 나는 건, 가장 가까이에 있었으면서도

연락드리지 못하고 찾아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과 함께

말로 다 할 수 없는 복잡하고도 슬픈 마음에서다.


이미 너무나도 늦어버렸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직 하나라도 남아있다면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손님을 맞이하고 상을 내어드리며, 틈틈이 조문객들 사이에서 연도를 드렸다.


초등학생이 떼를 쓰듯,

오랜 기간 냉담했지만 이제부터 정말 열심히 기도드릴 테니

이것만은 꼭 들어달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도하고 바랬다.



언제나, 편찮으셨던 때에도 우리에겐 늘 멋진 모습뿐이셨던 분.

힘드셨을 그 마음 이제는 다 내려두시고 평안하시기를.


그곳에서는 아픈 곳 하나 없이 행복만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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