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티지 초보를 위한 가이드 (2)
빈티지 가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이렇게 세월감이 있는데, 왜 굳이 이걸 쓰는 걸까?”
스크래치가 있고, 색은 바랬고, 모서리는 닳아 있다.
기능적으로만 보면 새 가구가 훨씬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빈티지 가구를 선택한다. 이 선택은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빈티지 가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종종 ‘낡았다’는 인상을 먼저 받는다.
하지만 빈티지에서 말하는 세월감은 단순히 오래되어서 생긴 손상과는 다르다.
무작위로 생긴 긁힘
관리되지 않아 망가진 흔적
구조가 약해진 상태
이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손상이다. 빈티지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런 손상 때문이 아니라, 시간이 축적되며 자연스럽게 남은 흔적 때문이다.
빈티지 가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개념이 있다.
바로 파티나(Patina)다.
파티나는 시간의 흐름과 반복된 사용 속에서 재료 표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변화다.
손이 자주 닿던 부분의 부드러운 광택
햇빛과 공기를 오래 맞으며 풍화되어 깊어진 색감
사용되며 조금씩 닳아 만들어진 윤곽
이런 것들은 새로 만들어낼 수 없는 흔적이다. 그래서 파티나는 ‘낡음’이 아니라 시간이 남긴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빈티지 가구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이 흔적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이미 충분히 사용되었고,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으며, 이미 그 자리에 오래 머물렀던 물건이라는 점.
특히 1940~1960년대 이전에 제작된 가구들의 경우, 재료와 구조 자체가 오랜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파티나는 가구의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의 증거처럼 여겨진다.
나는 앤틱 딜러로서, '파티나'가 없는 - 혹은 모두 지워버린 - 빈티지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까지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그럼 모든 사용 흔적을 파티나라고 봐도 될까?”
그렇지는 않다.
구조적 안정성을 해치는 손상
기능을 방해하는 변형
재료 자체를 약화시키는 문제
이런 것들은 아무리 오래되었더라도 파티나로 볼 수 없다. 파티나는 가구가 제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는 전제 위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세월감은 괜찮은 걸까
어디까지가 자연스러운 흔적일까
이 가구는 지금도 사용 가능한가
빈티지 가구를 이야기하다 보면 결국 ‘컨디션(상태)’이라는 단어를 쓰게 된다. 파티나를 이해하면, 상태를 단순히 ‘깨끗함’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도 함께 이해하게 된다. 즉, 컨디션(상태)이란 지금 저 빈티지 가구가 얼마나 새것에 가까운지를 묻는 말이 아니라, 지금 이 물건이 어떤 조건에 놓여 있는지를 설명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세월감이 있는 빈티지 가구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낡아서가 아니라, 시간을 통과해 온 물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파티나는 빈티지를 선택하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가장 중요한 단서지만, 그 자체로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음 단계에서는 빈티지 가구에서 말하는 ‘컨디션(상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계속 이어지는 글을 통해서 파티나와 함께 살펴봐야 할 중요한 것들에 대해 알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