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티지 초보를 위한 가이드 (7)
어렵게 마음을 정해 빈티지 가구를 집에 들였다면, 이제 또 하나의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된다. 바로 관리다. 원목이라는데 습도에 예민하지 않을까? 주기적으로 무언가를 발라줘야 한다던데, 초보자가 해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빈티지 가구 관리는 생각만큼 거창하거나 까다롭지 않다. 다만, 내가 가진 가구가 어떤 마감 상태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관리의 시작이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관리는 사실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빈티지 가구의 주재료인 원목은 수십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숨을 쉬며 주변 환경에 반응한다. 온습도의 조절은 사람이 쾌적하다고 느끼는 온도와 습도라면 가구에게도 충분히 좋은 환경이다. 의외로 더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자외선이다. 직사광선이 너무 강하게 내리쬐는 곳만 피해주자. 강한 햇빛은 색감을 불균형하게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관리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것은 표면을 단정하게 다듬는 일이다. 하지만 모든 가구에 오일을 바르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가구의 마감 상태에 따라 관리법은 확연히 달라진다.
오일링(Oiling)은 처음부터 오일을 베이스로 도막을 형성시켜 놓은 가구에 적합하다. 반면, 애초에 바니쉬 마감이 없었거나 세월에 의해 마감이 거의 풍화된 상태라면, 전용 왁스를 이용한 왁싱(Waxing)이 훨씬 효과적이다. 무작정 오일을 사용할 경우 젖어들어 진하게 변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왁스와 오일은 종류와 컬러가 매우 다양하다. 내 가구의 수종과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을 쓰면 얼룩이 생기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구매 전 반드시 판매처에 마감 상태와 적합한 관리 용품을 문의하자. 만약 이 질문에 답변이 시원치 않다면 그 업체의 전문성을 의심해봐도 좋다.
실사용 가구라면 컵 자국이나 작은 스크래치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가구가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다. 물기나 뜨거운 열기에 의한 얼룩은 코스터나 매트를 사용해 예방하자. 설령 작은 흉터가 남더라도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관리와 사람의 손길을 거치면 그 흠집조차 가구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파티나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빈티지는 완벽함이 아니라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세계라는 점을 잊지 말자.
앞서 첫 빈티지 가구로 추천했던 윈저 체어(Windsor Chair)는 아주 흥미로운 관리법이 있다. 윈저 체어는 전통적으로 나무 조각들을 서로 끼워 맞추는 장부 맞춤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너무 건조한 실내에서 오래 사용하다 보면 나무가 수축하면서 결합 부위가 조금씩 흔들릴 수 있다.
이럴 때는 의자에게 가벼운 샤워를 시켜주면 해결되기도 한다. 실제로 영국인들은 비 오는 날 윈저 체어를 마당에 내놓아 비를 맞히기도 하는데, 건조해진 나무가 습기를 머금고 다시 팽창하며 느슨해진 결합 부위를 다시 꽉 맞물리게 하는 원리다. 이는 나무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증거다.
주의할 점은 이것이 모든 원목 의자에 통용되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윈저 체어처럼 오로지 나무의 끼워 맞춤으로만 지탱되는 특별한 구조일 때 가능한 이야기다. 다른 형태의 의자나 현대적인 접착 공정이 들어간 가구에 무턱대고 물을 뿌리는 것은 오히려 가구를 상하게 할 수 있으니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가구가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자.
가구의 마감 상태에 맞는 관리법(오일 혹은 왁스)을 선택하고, 구매처의 가이드를 꼭 확인하자.
윈저 체어의 흔들림에는 샤워가 약이 된다
관리는 숙제가 아니라, 내가 고른 물건과 친해지는 과정이다. 가구는 당신이 주는 애정과 올바른 손길만큼 정직하게 빛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