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영화, 맘마미아2를 보고
맘마미아 2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반가운 마음 반 걱정스러운 마음 반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갑자기 선보이는 속편은 느낌은 남다르다. 유행하는 3부작처럼 기획된 시리즈물이 주는 짜임새 있는 완성도도 좋지만, 기대하지 않고 있던 속편이 주는 반가움도 못지않다. 게다가 출연진들이 다시 한번 등장한다고 하니, 10년이 지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갑다. 하지만, 맘마미아 원래 스토리의 빈약함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린다니 모래성을 쌓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더군다나 1편에서 웬만한 명곡은 다 나왔는데, 다른 이야기와 다른 곡을 들려줄 수 있을지도 우려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토리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ABBA의 명곡은 영화 두 편을 만들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다시 봐도 멋진 그리스, 다시 들어도 좋은 ABBA
맘마미아는 사실 상당한 막장 스토리다. 우리나라 드라마도 한 막장 하지만, 이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너무 짧은 시기에 3명의 남자를 만나, 아이 아빠가 누군지 몰라 전부 초대했다... 는 설정이라니. 막장이라는 평을 피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막장이라는 단어보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영화다. 이야기는 둘째 치고, 그림 같은 그리스의 섬 칼로카이리를 배경으로, ABBA의 음악이 2시간 동안 흘러나온다. 헐리우드 명배우들이 직접 부른 목소리로. 이것으로 모든 것이 다 용서되고, 영화가 끝난 후 한동안 OST만 듣게 된다.
모든 과정은 두 곡을 위한 준비
1편과 뮤지컬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2편에만 나온 곡이 전체 OST 중 절반 정도 된다. 그중 두 곡이 인상적이다. 두 곡 모두 후반부에 몰려있는데, 하나는 앤디 가르시아와 셰어가 부른 Fernando, 다른 하나는 메릴 스트립과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부른 My Love, My Life 이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만큼, 이 두 곡을 위해서 전체 스토리를 구성하고 알맞은 배우를 캐스팅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호텔 지배인 앤디 가르시아와 소피의 할머니 역할로 출연한 셰어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거의 특별 출연 수준으로 나온다. 오직 Fernando 한 곡을 위해 캐스팅된 셈이고, 덕분에 스토리는 상당히 억지스러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Fernando 곡이 상당히 중독성 있다. OST 전체 곡을 듣다가도, 나도 모르게 이 곡을 시작으로 랜덤 하게 듣게 된다. ABBA의 엄청난 히트곡이었다고 하는데, 이 영화로 처음 접했다. 사전 정보 없이 들었음에도 바로 끌릴 정도로, 곡도 셰어의 목소리도 매력 있다.
또한, 마지막을 장식하는 My Love, My Life의 감성을 극대화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Fernando가 뜬금없지만 곡 자체가 좋았던 경우라면, 이 노래는 곡도 상황도 연출도 다 좋았다. 초중반의 아빠 후보 3인방의 젊은 시절 에피소드는 정신없다는 느낌이 많았는데, 그런 점들을 한 방에 채울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마치 이 곡을 엔딩곡으로 처음부터 정해놓고 스토리를 만들어 나갔을 것만 같다. 막장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왜 힐링이 더 어울리는지, 가족이 함께 봐도 좋을 만한 영화인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Yes, I know I don't possess you.
하지만 널 소유할 순 없다는 걸 알아
With all my heart, God bless you.
주여, 부디 이 아이를 축복하소서
You are still my love and my life.
넌 영원한 내 사랑 내 생명
You're my one and only.
단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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