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림공작소 Sep 16. 2020

유진 초이, 국력의 차이를 드러내다

백 열 번째 영화 아닌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보고


[카드에 담지 못한 미스터 션샤인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

1.

직업 특성상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편이고,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갈 때도 있지만 기계적이고 반복되는 일을 할 때도 많다. 그럴 때는 어김없이 예능이나 드라마를 틀어 놓는다. 보통 16부작 드라마는 대개 3~4일이면 끝을 본다. 길어도 1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대신 그만큼 빠르게 휘발된다.

2.

당시 넷플릭스 가입 초기라 뭐라도 봐야지 싶어서 1회를 프로젝터로 틀어놓고 집중해서 봤었다. 그리고 알았다. 이 드라마는 평소처럼 보면 안 되겠다는 것을.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박효신의 ‘그 날’이 흘러나올 때 직감을 했던 것 같다. 드라마 OST 중 최고다.

3.

왜 기억이 가물가물하냐면, 이 드라마의 1회를 약 20개월 전에 봤다. 그리고 마지막 회는 2주 전에 봤다. 말 그대로 아껴봤다. 전화 한 통, 카톡 하나 오지 않을 시간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날에만 봤다.

4.

김은숙 작가는 참 대단하다. 스펙트럼이 참 넓다. 예전에 아내가 혼자서 상속자들을 다시 보면서 “꺄아~~ ㅋㅋㅋ”가 반복되길래, 도대체 뭣 때문에 그리 재밌게 보나 싶어 나도 나중에 쭉 봤었다. 끝까지 “꺄아~’” 타이밍을 도저히 모르겠는데, 왜 그러지… 라는 감상 포인트만 남았었다. 그러나 미스터 션샤인은 과연 같은 작가의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그동안의 드라마와는 결을 달리한다.

5.

주연들은 말할 것도 없고 조연까지도 완벽했다. 지금은 대세가 된 함안댁 이정은의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악역이지만 너무나 끌려서 말투를 자꾸 따라 하게 되는 타카시도 기억에 남는다. 검색하면 스포당할까봐 한참을 참은 뒤에 어느 나라 사람인지 검색했었다.

6.

내 마음속 2000년대 최고의 드라마는 하얀거탑과 연애시대가 엎치락뒤치락하는데, 2010년대에는 원톱이 나왔다. 이전에는 시그널이 굳건하게 있었는데, 이런 소재의 드라마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장르 드라마에는 없는 묵직함이 있다.

7.

최고의 드라마를 만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무슨 드라마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 브레이킹 배드가 그랬다. 내가 본 미드 중 베스트였기에 한동안 다른 미드를 볼 수가 없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아직도 OST 들으면 찡한 드라마. 아직 안 봤다면 쫓아다니면서 권하고 싶네요.


배경화면은 2가지 사이즈로 제공됩니다.

- 아이폰 X 시리즈 (1125 x 2436)

- 16:9 고화질 (1080 x 1920)


안드로이드 앱 무비 아트 월페이퍼 또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