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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Mar 08. 2019

조선시대와 좀비의 만남

서른네 번째 영화 아닌 드라마, 킹덤을 보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있었다.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게 언제였는지도 잘 모르겠다. 마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알리타를 만든다고 한참 점부터 이야기를 했듯이, 이 드라마도 넷플릭스 최초 국내 드라마라고 한참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었다. '넷플릭스 최초' 보다는  '김은희 작가의 차기작'이라는 사실이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싸인, 유령 때만 하더라도 '와 재미있게 잘 쓰는 작가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시그널 이후에는 그저 갓은희 님이 된 김은희 작가가 돌아왔다. 차기작은 또 어떤 장르물을 할지 기대가 됐는데, 이번에는 좀비란다. 게다가 표현에 제한을 받지 않는 넷플릭스 19금 드라마로 돌아왔다. 게다가 끝까지 간다와 터널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 그리고 화려한 배우들 라인업까지. 이젠 기대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할까 걱정이 될 정도로, 기대감이 커져만 갔다. 




그리고 드디어 2019년이 되어 공개. 스토리가 너무 짧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작품이었다. 연출과 스토리, 연기가 좋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예상 밖에 좋았던 것은 영상이었다. 소위 때깔부터 달랐다. 드라마가 아닌 영화 같은 분위기라서, 6시간짜리 영화를 본 느낌이다. 


조선시대의 풍경이 정말 예쁘게 나와서, 도대체 어디서 찍었는지 궁금해진다.


부산행으로 좀비라는 소재가 많이 익숙해지긴 했는데, 조선 시대와의 조합은 참신했다. 물론, 창궐이 이와 유사한 설정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못 봤기 때문에 :) 조선 시대라는 설정 덕분에 주요 무기는 칼이 됐고, 그 덕에 훨씬 어울리는 조합이 됐다. 좀비와 칼로 붙는 장면에서, 만약에 총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니 영 매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좀비의 무시무시함은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뛰어가거나, (의도치 않게) 좀비들로 탑을 쌓거나 다리를 만들어 끝까지 쫓아오는 장면인데, 역시나 이번에도 그런 장면들이 연출됐다. 그래서 이런 장면을 처음 봤을 때의 놀라움은 덜했는데, 생각지 않았던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다. 꽤 이름 있는 배우들도 무자비하게 희생양이 되는 과감한 전개라든가, 연기가 자욱한 곳에서의 전투씬은 정말로 숨죽이고 몰입해서 봤었다.


월드워 Z의 한 장면


아직 큰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았기에 그 적은 스토리마저 발설해버리면 보는 재미가 사라질 것 같아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만 잠깐 하자면, 주지훈이 연기한 세자 역이 인상적이었다. 세자 이창은 우리가 꿈꾸는 리더의 모습이다. 권력의 꼭대기에 있는 세자가 민중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그들에게 먹을 것을 내준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보기 힘든 리더의 모습인 데다, 특히 조선 시절이라서 비현실적인 캐릭터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김은희 작가가 그려내는 영웅 캐릭터는 유치하지가 않다. 인간적이고 현실적이다. 연기자를 기억할 때 역할의 이름이 생각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난 아직도 김명민 하면 장준혁이, 이선균 하면 최도영이 떠오른다. 그리고 조진웅 하면 이재한이다. 그토록 정의로운데 가식으로 보이지 않았고, 마흔 살 아저씨가 그렇게 멋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주지훈이다. 오죽하겠는가 : )



중전과 배두나의 연기 논란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시즌2가 내년 1월도 아니고 여름에 나온다는 것뿐! 이번에는 6부작이 아니라 16부작으로 나와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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