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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림공작소 Mar 23. 2019

완벽한 트릴로지의 시작

서른아홉 번째 영화, 백 투 더 퓨쳐를 보고


가장 아끼는 영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바로 답하기 어렵지만, 가장 아끼는 3부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바로 대답할 수 있다. 바로, 백 투 더 퓨쳐.


나와 아내는 나이 차가 조금 있는 편이라,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영화를 아내는 못 본 경우가 좀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아내가 태어나기 전이라 :) 예전에는 내가 해리포터 시리즈를 영업 당해서 전편을 다 봤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매번 지겹게 얘기하는 이 영화를 같이 봤다. 





거의 10년 만에 다시 봤는데, 역시 다시 봐도 대단하다. 더군다나 34년 전의 영화임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울 뿐이다. CG를 제외하면 지금도 이런 영화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가장 멋진 타임머신인 드로이안, 88마일을 달리면 시공간을 뛰어넘는다는 설정도 매력적이고, 영화 속 개연성이 정말 놀라울 정도다. 이유는 없지만, 100마일보다 88마일에서 특이점이 온다는 게 더 멋지지 않은가 :)


영화 시작 후 30분이 지나서야 본격적인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이 때까지 적지 않은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엄마, 아빠, 남매, 여자친구, 학교선생님, 아주 못된 아빠의 상사까지... 이 등장인물들은 물론이고 시간 여행을 하기 전에 나오는 대사들 중에서도 의미가 없는 것이 없다. 얼굴 한 번 나오지 않은 삼촌이 감옥에 있는 것, 엄마와 아빠가 어떻게 처음으로 만났는지, 여자친구와의 여행에 대한 엄마의 반응 등 큰 의미 없이 지나간 대사들이 다 의미가 있음이 드러난다. 소위 떡밥 회수가 완벽하다. 그리고 이 떡밥 회수는 1편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체 시리즈를 놓고 봐도 거의 흠이 없다. 집요하게 파고들면 조금 나올 수 있어도, 영화를 보는 중에 설정이 꼬여서 혼란스러운 점은 전혀 없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이런 이야기는 크게 2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하나는, 매일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루프물이고 다른 하나는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고 과거로 돌아가는 케이스다. 전자에 해당되는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사랑의 블랙홀이고, 소스코드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후자에 해당하는 작품들에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나인, 나만이 없는 거리, 고백부부 등이 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막거나, 이혼하게 된 부부 사이를 되돌리고자 과거로 돌아간다. 정확히 말하면 그러려고 돌아간다기 보다는,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의 실현 버젼이라고나 할까.


내 기억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작품 모두가 의도치 않게 시간여행을 한다는 점이다. 도중에 시간을 거슬러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는 경우도 있지만, 어떻게 해서 시간 여행이 가능해졌는지를 처음부터 알고 하는 경우는 없다. 현실 배경의 영화에서 시간 여행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타임머신을 만들어서 시간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는 의외로 흔치 않다. 사실, 가고 싶은 날짜를 입력하고 출발하는 것만큼 심플한 것이 없다. 내가 어디로 갈지도 모르면서 굳이 전속력으로 달려 점프를 해야 한다거나, 향초를 태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이렇게 심플한 방법을 차용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레 이 영화의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이 이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팬심이 빚은 망상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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