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보고
이번 영화에 대한 리뷰는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겠다. 영화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는 그런 리뷰가 될 것이다. 오히려 신혼여행 후기처럼 보일 수도 있는 그런 글이다.
먼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석 달 전에 결혼을 했는데,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신혼여행이었다. 도시를 선호하는 나와 휴양지를 선호하는 아내는 절충안으로 도시와 휴양을 다 즐길 수 있는 플로리다로 정했다. 아내는 엄청난 해리포터 매니아라서 신혼여행의 메인 코스는 올란도 유니버설 스튜디오였다.
판타지 장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아주 예전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2편까지만 봤었다. 주인공이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라는 정도만 기억났기 때문에, 결혼 전 6개월 동안 해리포터 시리즈를 1편부터 다시 다 보았다. 신혼여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였는데, 아마도 결혼 준비 중 제일 많은 시간을 들였던 것 같다. 다행히 벼락치기 준비는 효과를 보았고, 덕분에 성지 순례하듯 좋아하던 아내의 기분에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준비로 해리포터 매니아 남편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신혼여행을 다녀오니, 갑자기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4DX가 개봉을 했다. 불과 6개월 전에 봤던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보게 되다니. 영화에 대한 궁금증은 없으니, 4DX효과만 기대한 나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 한 경험을 했다.
TV에서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 가본 적 없는 여행지보다 갔던 여행지를 훨씬 더 재미있게 보게 된다. ‘아, 저기 갔었는데 좋았지’, ‘맞다, 저때 저기서 그런 일이 있었어’ 같은 생각이 나면서, 훨씬 더 몰입해서 보게 된다. 이 경험을 해리포터를 보면서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심지어 판타지 영화에서 말이다.
해리포터가 다이애건 앨리를 처음 봤을 때와 호그와트 익스프레스를 탈 때, 여행지에서 봤던 그 장면이 떠올라서 마치 여행 프로그램을 보듯 볼 수 있었다. 4DX 만의 자리가 덜컹덜컹 움직이는 체험도 놀이기구를 생각나게 해 줘서, 신혼여행의 추억이 떠올라 영화 초중반부에는 굉장히 행복한 기분으로 볼 수 있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항상 후반부가 더 재미있기 마련인데, 이번만큼은 초중반을 훨씬 재미있게 보는 진기한 경험을 했다.
여전히 해리포터 매니아 남편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극장에 걸린 신비한 동물사전 2편을 보기 위해 1편부터 봐야 했고, 그 미션까지 모두 클리어했다.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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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세 번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리뷰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