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왜 저만 계속 하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도 다 실수하고, 아니, 실수 안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요? 전부 실수하고 살지만, 유달리 내가 한 실수만 크게 보이는 날이 오잖아요. 그럴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나요?
초라함....... 게으르게 산 것도 아닌데, 지금도 참 열심히 산다고 사는데....... 나만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사실 자주 있지 않나요? 혹 이런 느낌을 덜 느끼거나 전혀 안 느끼는 분이라면, 이 글은 패스~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그냥 참 좋았어요. 이유를 뭐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었지만, 작품이 갖고 있는 역사적 팩트도 너무 좋고, 작품이 디자인 되기까지의 과정은 감동, 그 자체였답니다.
이 돌탑은 실상사를 들어 서자 마자 오른쪽에 조성 되어 있어요. 규모가 웅장해서 쉽게 눈에 뜁니다.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자면 "통일신라 때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기와들을 모아서 탑을 만들어 놓았다"고 적혀 있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으면서 저 절터에 남아 있었던 기와들을 하나 하나 모아서 저렇게 탑을 쌓았다고 해요. 맨 앞에 돌에 실상사의 메세지가 적혀 있는데, 글자가 또렷하게 보이는 사진을 아직 못 찍었어요. 다음에 가면 시도해 보려 합니다. 곧 다시 갈거라서요.
스토리 하나를 소개합니다. Robert라는 미국인 아빠가 있었는데, 아들이 대학 입시원서를 쓰면서 엄청나게 많은 "탈락 편지"를 매일 받고 있다고 저에게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이 아빠가 웃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 우편물들을 받아들고 아들이 얼마나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을 것이며, 첫 아이가 입시 과정을 겪는 모습이라 온 가족이 지켜 보고 있었을 거에요. 불합격. 또 불합격.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이 과정을 아빠는 함께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우편물들을 한 곳에 모아 보자. 그럼, 탑이 될 수도 있어. 그냥 흩어 두는 것보다는 소중한 서류니까 쌓고 또 쌓는거야. 그러다가 쌓기를 그만하는거지. 탑이 완성되는건 합격할 때니까. 그냥 아무렇게나 두는 것보다 이렇게 하면 더 재미 있지 않을까? 해 보자."라고 제안했다는 거예요.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웃자고 하는건지, 블랙 코메디인지, 아들이 더 속상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혹 그 아들은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가요? 어느 날 드디어 합격 메일이 왔대요. "미국 군인 아카데미"에서 입학허가편지가 마침내 왔었고, 지금은 졸업해서 훌륭한 청년이 되었을 거예요.
실수로 다시 돌아가 봅니다. 내가 하는 실수도 그냥 두면 후회로만 남게 되고, 또 다시 나를 걸려서 넘어지게 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어요. 이렇게는 그만 살겠다고 마음을 먹고, 내가 나를 성장시키는 스킬인 셀프케어로 내가 나를 키울 때 실패는 나에게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라, 내가 딛고 일어나는 디딤돌로 전환이 됩니다. 실상사에서 리트릿을 하면서 제가 이 석탑 앞에서 돌들을 보고 한 번 미소 짓고, 또 보고, 한 바퀴 돌고 하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던 이유가 이제야 잡힙니다.
돌탑에 핀 꽃도 찍어 둔 사진이 있네요. 그냥 끌려서 이뻐서 찍었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그 의미를 깨닫습니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일어 나지만, 굴러다니는 돌은 많고 많지만, 의미 있는 순간을 가지면서 우리는 성장의 꽃을 피우게 되고, 한 자리에 멈춘 돌들은 석탑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