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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11. "시," "시인"이 내 삶으로 드리운 공간
by
리트릿코리아 주 TAN TAN RoDee
Jan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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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평화결사 평화기도문
세
끼 밥 굶지 않고
나 혼자 등 따뜻하다고
평화 아닙니다
지붕에 비 안 새고
바람 들이치지 않는다고
평화 아닙니다
나 자신과 내 가족만을 위해
기도하지 말고
나 아닌 사람을 위해
지금 여기 두 손 모아
기도하게 하소서
부디 우리의 평화기도가
시냇물처럼 이 땅을 적시게 하소서
내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다는 것을
내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다는 것을,
내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길 때
작은 벌레와 풀잎이
발 밑에서 죽어 간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남의 허물을
일일이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아당기던 손아귀와,
남의 얼굴을
함부로 치던 주먹을
참으로 부끄럽게 하소서.
무심코 내뱉은
침 한 방울, 말 한마디가
세상을 얼마나 더럽히는지
까맣게 몰랐던 것을 뉘우치게 하소서
평화는 내 스스로 찾아 나서야
오는 것임을 알게 하시고
지금부터 세상의 평화를 만드는 일에
내 이 한 몸 기꺼이 쓰게 하소서.
내 형제 내 자매 고통스러워할 때
외면하지 않게 하시고
내 동포 내 민족 전쟁의 불안에 떨때
침묵하지 않게 하소서.
내 손을 쓰게 하소서.
내 발을 쓰게 하소서.
그리하여
갈라지고 찢겨지고 상처 입은 것들이
하나되는 날
하나로 껴안고 덩실덩실 춤추며 크게 울게 하소서
- 안도현 -
* "드리우다" - "빛, 어둠, 그늘, 그림자 따위가 깃들거나 뒤덮이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 Top 사진:
Unsplash의 Vimal
S
* 시의 출처: <지리산 실상사에서 만난 도법스님과 안도현 시인> 전주 MBC 제공 영상의 20:30부터 23:00
https://www.youtube.com/watch?v=-ToW0pfJExw
이 환호하는 사진으로 제 감정을 표현합니다. 스님과 시인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고, "지리산 평화결사 평화기도문"을 읽고 난 느낌이 기립 박수였습니다. 가슴이 벅찼어요. 이렇게 기쁜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요. 특히 아직 지리산 평화결사에 대해 못 들어본 해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두근두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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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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