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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12.너와 내가 원수가 될 수 있어도 이 선택을?

도법 스님: “결사가 성공하려면 싸움을 각오해야 한다. 막말로 총무원장 스님과 제가 원수가 될 수도 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자승 스님: “일을 하려면 그 정도 각오는 필요하다.”

그제야 도법 스님은 결사본부장직을 수락했다.

2011년 9월 11일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님이 쓴 인터뷰 기사에 나오는 대화입니다. 그 당시 한국 불교계는 이러한 대화가 오갈 정도로 혼탁했어요.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그 혼탁함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기 전 두 스님이 나눈 대화입니다.


실상사 앞마당에 있는 나무입니다. 영상으로 보면서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져 보셔요.


어떠세요?

가까이에 "아, 저분처럼 나도 살고 싶다"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롤모델로 누가 있나요?


어떠세요?

그게 사실인 줄로만 알았는데, 실상은 그 반대가 진짜 사실이란 걸 알게 된 적은 언제였나요?


어떠세요?

"불안과 불편"이 가슴으로 느껴지지만, "그래도 이 길"이라고 선택을 한 경우는 언제였나요?


승묵 주지스님 _20250108_2.jpg 실상사 승묵 주지스님 촬영 (2025년 1월 8일)


생각으로만 머물고 있고 행동으로 실행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일이 이 대화를 읽으면서 화살의 시위가 당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뭣이 중한디?"를 깨닫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리트릿으로 실상사를 직접 가서 경험하게 된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렇게 사진과 영상, 글로도 마음의 평화를 찾고, 방향을 세울 수 있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도법스님을 만나서 직접 말씀을 들었을 때 스님은 한반도 생명평화운동에 있어서, 세계 평화에 있어서 "첫 단추"라는 표현을 강조해서 하셨었어요. 이 인터뷰 기사에서도 첫 단추가 나와서 이 글에 담습니다.



-조계종은 역사가 깊고, 덩치도 크다. 공룡의 덩치, 변화가 가능한가.

“노력한 만큼 변화가 이뤄진다. 그건 세상의 이치다. 나는 그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종단이 바뀌려면 본질이 바뀌어야 한다.”


-본질이 뭔가.

“다른 건 모두 이차적이고, 삼차적이고, 부차적인 문제다. 불교가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나.

그게 본질이다. 그게 첫 단추다.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불교가 산다.”


-첫 단추라면.

“중생의 안락과 행복이다.


승묵 주지스님 _20250108_1 선재집.jpg 담장 너머의 선재집 - 실상사 승묵 주지스님 촬영 (2025년 1월 8일)







* Top 사진: Unsplash의 Raúl Góm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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