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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Jan 19. 2020

열심히는 하는 것 같은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래를 위한 교육으로 무엇부터 챙겨 주어야 할까요? 


어린이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승승장구할 수 있는 토대를 어렸을 때 길러 줄 수 있다면 아마 우리 모두의 미래는 지금 보다 훨씬 나을 것입니다. "학교 공부만이 전부가 아니다"란 말에 많은 우리들이 동의합니다만! "그래도 학교 공부는 기본이다"라고 덧붙이게 됩니다.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지 말라고 부추기는 어른이 있을까요? 하지 말라고 해서 어린이 청소년들이 "성적이 낮도록 노력하는" 경우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효능감 Self-Efficacy (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 NAVER 지식백과)을 갖고 싶어 합니다. 나이가 어리다고 이 마음이 덜한 것은 아닙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자기 효능감, 자신감을 조기교육으로 배울 수 있다면 자라면서 무엇을 배우든지 행복할 것이라 믿습니다. 


하버드 메디컬스쿨의 교수인 Dr. Stuart Ablon는 "Kids do well if they want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어린이들은 잘할 것이다"는 전통적인 믿음 conventional wisdom이 완전히 틀렸다고 합니다. Ablon 박사는 "Kids do well if they can 할 수 있다면 잘할 것이다"가 타당하다고 합니다. 이 분의 TEDx강연을 요약해 봅니다.  

"할 수 있으면 잘할 것이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를 곰곰이 살펴보면 "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추측이 됩니다. 즉, 무언가가 가로막고 있을 때는 그 일을 해 낼 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더 이상 앞으로 못 나가도록 막고 있는 이것이 무엇인지는 알아보지 않고, "마음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라고 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지를 묻습니다. 이 걸림돌은 사실 어른들의 몫입니다. 주변에 있는 어른들, 교사 부모 이웃이 helpers로 앞장서서 이 장애물들을 치워 주는 일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Neuroscientists 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전통적으로는 "아이가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데에만 교육계는 초점을 맞추어왔습니다. 결과가 좋은 경우에는 상을 주어서 칭찬을 하고, "잘하고 싶은 이런 마음"이 유지되도록 하고, 반면에 여러 가지 체벌을 설정해서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지 못하도록" 제어를 효과적으로 하는 시스템도 개발했습니다. Neuro Scientists들이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이런 방법들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꾸준히 증명해 왔지만 받아들여지지는 못했습니다. 마치 "지구는 둥글다"라는 과학적 사실이 기존의 통념, 즉 "지구는 평평하다"라고 믿는 사람이 대부분이던 시대에는 받아들여지지 않던 것과 마찬가지였다는 겁니다. 

문제는 스킬이지 의지가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믿던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방법이 있다"가 아니라, "There is a skill, there is a way 스킬이 있으면 방법이 있다"가 더 적합하다고 주장합니다. 이 스킬에는 '문제 해결 능력 problem solving, ' '회복탄력성 flexibility, ' '좌절을 견뎌내는 힘 frustration tolerance' 등이 포함이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교실에 책을 읽지 못하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몇 학년 아래의 책도 이 아이는 읽어 내지를 못합니다. 40년 전이라면 이 아이를 "멍청하다, 게으르다"라고 단순히 비난했을 것이고 이 아이는 아무런 도움도 못 받았습니다. 같은 교실에 있는 그 누구 보다도 읽어내려고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알 수 없는 이유로 남들이 다 할 수 있는 이 간단한 읽기가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노력만 하면 결과가 나온다고 믿던 가설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과학이 발전해서 이제는 이 어린이들을 막고 있었던 문제가 분석이 되었습니다. 이름은 "난독증" "학습 장애" 등입니다. 아이들을 막고 있었던 이 걸림돌들의 정체가 밝혀졌습니다. 비로소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직면한 문제에 어떤 이름을 붙이는가"는 의식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를 결정짓는다고 는 말합니다. Ablon 박사는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문제아"라고만 규정짓고 만다면, 그 어린이는 계속 문제아가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해도 안 되는데 더 무엇을 혼자 해 볼 수 있을까요? 우리 어른들이 생각을 바꾼다면? 문제의 핵심이 그 아이가 아니라,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문제라고 본다면? 이 문제들은 학습장애 Learning Disability라고 부릅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킬로 세 가지를 꼽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 능력 Problem Solving Skills 

회복탄력성 Flexibility 

좌절을 견뎌내는 힘  Frustration Tolerance 


이 스킬들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세 가지 스킬 셋은 과외를 하거나 학습의 양을 늘린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 이 스킬들을 직접 쓰면서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나고, 시간에 맞추어 학교를 가고, 숙제를 하고, 늦지 않게 귀가를 하는 것, 전자 게임을 조절할 수 있는 것 등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문젯거리들로 리스트로 만들어 본다면? 이 리스트는 문제 리스트가 아니라 기회 리스트로 부를 수 있습니다.  

문제 리스트 -> 기회 리스트

Collaborative Problem Solving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을 생활 속에서 연습하는 것입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방과 후 활동에서도 동네에서도 이렇게 문제 해결 과정을 연습하도록 같이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 때문에 교사도 부모도 주변 어른들도, 나아가 사회 전체가 이만 저만 걱정이 쓰이는 일이 아닙니다.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 Collaborative Problem Solving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해결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는지를 브레인스토밍 해 봅니다. 


기회(=문제)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

다행인 것은 이런 문제들은 반복적이고 예상이 가능한 것들입니다. 아침마다 등교하는 것이 문제인 아이들, 아니, 가정들이 있습니다. 협력적 문제 해결 과정 Collaborative Problem Solving이라는 다소 거창해 보이는 개념을 일상의 대화에서 이해해 보겠습니다. 


사례 살피기 Case Study

학교 등교 시간에 맞추어 집을 나서도록 하려면 매일 한바탕 소동이 일어납니다.  


부모: 학교 가는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 무슨 일일까? 

아이: 몰라.

부모: 학교 가기 싫어? 

아이: 아니. 

부모: 학교 가는 거는 괜찮다는 거야? 

아이: 응. 학교 가는 거 좋아. 

부모: 그렇구나. 그럼, 옷 입는 게 문제인가? 

아이: 아니. 

부모: 그렇구나. 동생은 옷을 챙겨 입고 학교 갈 준비를 다 하고 널 기다리는데 너는 우리가 방에 와 보면, 옷을 옆에 두고 앉아만 있더라. 그럼 어떤 게 문제일까? 

아이: 내가 꼴찌인 게 싫어. 

부모: 아! 그렇구나. 네가 꼴찌로 준비하는 게 싫구나. 

아이: 응. 

부모: 혹시 시합하는 것처럼 느껴지니? 

아이: 아니. 

부모: 근데 왜 꼴찌라고 느껴지는 거지? 

아이: 나 혼자서 여기 남겨지는 게 싫어. (서양에서 아이들 방은 2층에 있다) 

부모: 아, 그랬구나. 

아이: 몰라. 

부모: 무섭니? 혼자 있으면? 

아이: 아니. 

부모: 그렇구나. 그러니까, 2층에 혼자 남아서 옷 입는 게 싫은 거구나. 다른 가족들은 모두 현관에서 기다리고 너만 혼자 있게 되는 게 싫은 거구나. 

아이:........ 

부모: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니? 

아이: 난 내 옷을 가지고 식탁 옆에서 입으면 좋겠어. 그래도 돼? 

부모: 좋네! 그러자


http://www.thinkkids.org/team-members/dr-stuart-ablon/


알아차렸나요? 아이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을 어른이 말로 표현하고, 아이가 확인하고 동의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어른은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헤아리고 싶어 한다는 진짜 관심"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난 뒤, 주의합시다. 부모는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고, 다시 아이가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줍니다. 여기서 결국 해결책은 누가 내놓았지요? 아이와 부모, 모두입니다. 여기서 진 사람이 있나요? 아무도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Skill을 연습하고, 트레이닝이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Skill sets, 즉 문제 해결 능력 Problem Solving Skills, 회복탄력성 Flexibility, 좌절을 견뎌내는 힘 Frustration Tolerance를 연습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와 어른 모두였습니다. 어린이 청소년이 학교를 다니며 겪는 이 문제들은 어른이 되어서는 직장 결혼 사회 생활 등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문제로 나타납니다. 이 skills들을 충분히 연습하고 훈련이 되어 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성공적인 삶을 이끌 수 있게 됩니다. 


이 연습과 훈련을 도와줄 만큼 현재의 어른들은 준비가 되었냐고는 Ablon 박사는 묻습니다. 대답은 우리 어른들은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 안타깝지만 현재 어른들은 모두가 윈-윈 하는 상황을 만드는데 서툴다고 합니다. 미래의 어른들 다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아로 여겨지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고맙다 합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이 스킬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은 원하면 잘할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을 때 잘해 낸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다 잘하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잘 못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스킬의 문제입니다.      

 




지금 어떤 일을 시도하고 있는데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나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했나요? 혹 "내가 부족해,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돼"라고 자책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건 아닌가요? 내가 갖고 있는 스킬을 점검하고, 내가 가장 잘 쓰는 툴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내게 부족한 스킬은 배우거나 아니면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팀원을 찾아야 문제가 비로소 해결이 됩니다. 마음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자세가 틀려 먹어서도 당연히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는 시간은 소중합니다. 

 

"문제없습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너만 잘 되면 우린 완벽해"라는 몇몇이 갖고 있는 생각이 수많은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어른들을 괴롭히고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미 문제로 수면 위로 떠오른 도전들을 문제로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1단계입니다.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 사실 자체를 거부한다면 그 어떤 것도 시작될 수 없습니다. Ablon 박사가 제시한 3가지 스킬은 UNESCO에서 제시한 21세기 미래형 교육에서 제시하는 스킬과 일치합니다. 현재의 어른들과 미래의 어른들이 협력하여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들 앞에 놓여 있습니다. 


https://unesdoc.unesco.org/ark:/48223/pf0000242996


Case Study로 소개된 대화에 깔려 있는 마인드 셋을 "코칭"이라고 저는 분석합니다. 교육학적 이론도, 국제기구의 자료도 지금 당장 우리 삶에 적용하기가 어렵다면, 이 코칭식 대화를 연습하고 훈련해 보면 어떨까요? 다행인 것은 어른들이 의도적으로 이렇게 대화를 진행하면서 롤 모델이 된다면, 아이들저절로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생활지도 방법입니다.   


#코칭 #Coaching #미래형교육 #대화 #커뮤니케이션 #글로벌교육 


https://www.youtube.com/watch?v=zuoPZkFcLVs

* Top Photo: Keith Johnson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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