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들에게 정의롭고 따뜻한 공동체를 함께 남기겠습니다.
"세상을 바꿀 인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고 부제가 붙은 책 <이노베이터의 탄생>에서 저자인 토니 와그너는 우리 시대의 이노베이터들을 소개하고, 이들이 살고 있는 현재 생활을 기술하고, 이런 이노베이터들이 더 많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환경이 필요한지에 대해 인사이트를 제시하고 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223429&start=slayer
토니 와그너는 <글로벌 성취도 차이>라는 글에서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새로운 능력을 "일곱 가지 생존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이노베이터의 탄생> 38쪽)
1. 비판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2. 네트워크를 통한 협동과 신망에 의한 통솔 능력
3. 명민함과 적응 능력
4. 독창력과 기업가 정신
5. 정보 취득과 분석 능력
6. 구술과 서면을 통한 효율적인 의사소통 능력
7. 호기심과 상상력
(내가 사회 운동을 하는 이유는)
세상이 바뀌길 바라고,
그 변화된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나의 장점이라면
난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다.
1. 비판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인트리의 최형숙 대표님은 타고난 스토리텔러이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심각한 사회적 이슈인데도 이해하기 힘든 이론들로 내 생각이 샛길로 빠지는 일 없이, 우리네 사는 이야기로 몰입이 된다. 대표님은 자신이 활동하는 단체 이름을 "한 사람이 한 아이를 큰 나무로 기른다"는 생각으로 한자인 "사람 인"자와 영어의 트리(tree)를 연결하여 "인트리"라고 이름을 지었고, 비전으로는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엄마들의 모임"으로 세우셨다. 최 대표님과 만난 건 몇 년 전 대표님이 영화 <미쓰마마>에 나온 뒤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7127
대표님은 "왜 어떤 사람은 자신의 아이를 자기가 키울 수 없는가?"라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풀기 위해 15년 이상을 묻고 있다. 최형숙이란 이름에는 항상 "미혼모"란 단어도 같이 붙어 있다. 자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를 이름표에 붙이고 다니시는 분이다. 전국 미혼모는 통계상으로는 2만 3,900여명이 된다고 하니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최 대표님이 해결하고자 하는 이 현실은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의 이야기이다.
2. 네트워크를 통한 협동과 신망에 의한 통솔 능력
매년 초겨울이면 대표님은 뮤지컬을 무대에 올린다. 미혼모 당사자들과 전문 뮤지컬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미혼모들이 사는 이야기를 무대에서 들려 준다. 어린이들도 엄마들과 함께 이 장품에 참여를 한다.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쉽지 않았을 이 분들이 무대에서 예술적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는 공연은 감동 그 자체이다.
https://www.ntok.go.kr/kr/Ticket/Performance/Details?performanceId=265259
수십명과 몇 개월을 매 주말마다 공연 준비를 하는 것은 평일에도 미혼모 운동으로 전국을 다니는 대표님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정이지만, "해야 하는 일"이기에 몇 년 째 이어 오고 있다.
3. 명민함과 적응 능력
당사자가 직접 이야기를 하고 스스로를, 그리고 서로를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2005년 부터 최형숙 대표님은 미혼모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성장해서 살 세상은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는 더 나아지도록 세상을 움직이는 어마 어마한 일을 대표님과 활동가분들은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다. 이 활동들은 이노베이터들의 행보이다. 다른 운동들과 비교해서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이 참여해서 우리가 함께 해결하는 여정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http://www.ktv.go.kr/content/view?content_id=418722
"내 아이를 내가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는 인트리의 노력은 법적인 변화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대표님은 "어쩔 수 없잖아"라며 "사회적 통념에 적응하는 능력"을 사양한다. 누군가는 해야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먼저 나선다. "어쨌든 나부터라도 해야 되잖아요"라는 말을 최 대표님은 하루에도 얼마나 자주할까?
4. 독창력과 기업가 정신
창작 뮤지컬을 보러 갔을 때, 마음이 무척 아팠던 노래가 있었다. ‘미혼모에게도 등급이 있어’라는 차 별송이었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엄마는 다 똑같다고 아이를 낳고 보니
엄마에게도 등급이 있어, 등급이 있어
남편의 유무 결혼의 유무 엄마의 등급을 만들어
그것이 우리의 현실의 이야기
이상한 세상 이상한 얘기
아이가 있다고 다 엄마가 될 수는 없어
예술이라는 포맷에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담았던 것이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척하고 있는 현실을 거침없이 말하고 드러내고 노래로까지! 우리가 귀를 기울이고, 시선을 머무르게 할 수 있는 예술이라는 소통의 도구를 이용하는 창의력에 나는 감사했었다.
5. 정보 취득과 분석 능력
"제도가 변한다고 차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틀린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겨야 어떤 가정을 이루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혐오·편견과 차별 때문에 죽어 가는 여성들과 그 자녀들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미혼모의 죽음은 사회적 살인이다."
아래 기사에서 인용한 최형숙 대표님의 생각이다. 제도를 바꾸기 위해 진정성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에서 편견을 갖고 있는 현실을 바꾸었지만, 여전히 차별해서 보는 시선을 느끼는 당사자이다. 이런 시선을 받는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대표님은 이를 전부 받아들이고 다시 그 속에서 한계점을 지적해낸다. 미혼모 가정들이 받는 차별적 대우를 바탕으로 '어떤 가정이든' 사회가 받아들이는 미래를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겪는 이슈를 개인의 차원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이슈는 사회적으로만이 해결될 수 있는 문제, 아니, 문제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을 놓치는 것이 더 문제일 수도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 속해 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이 포함된 우리 시대의 이슈라는 것을 최 대표님은 분석하고 있다.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1362
6. 구술과 서면을 통한 효율적인 의사소통 능력
"다큐가 나가고 무서웠어요.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보이는 거니까."
이 말! 그래!
수치심 shame, 용기 courage, 진정성 authenticity, 상처 입을 수 있음 vulnerability
최형숙 대표님과 인트리의 스토리에는 이 단어들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대표님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Vulnerability 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도 왜 굳이 굳이 미혼모 여성들이 세상 속에 우뚝 서기를 희망하시는 걸까? 당사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진정성 authenticity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한다"는 그 당당함 ownership과 용기. 전 세계 독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는 브르네 브라운 박사의 이야기와 최형숙 대표님의 이야기는 흡사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IrtYVdieYE
대표님의 스토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한국을 넘어 영어로 글로벌 무대에서 사회적으로 상처를 받고,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의 상황을 해결할 용기가 필요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리들의 이야기가 대표님의 진정성 가득한 이야기로 전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아빠를 용서하고, 우리 사회가 차별 대신 차고 넘치는 사랑으로 이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미래를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다.
7. 호기심과 상상력
"설마 되겠어. 우리 한국은 단일 민족이야"라는 통설에 "What if~? 만약에 말입니다~"를 던져 보는 최 대표님과 나. "만약에 말입니다, 최 대표님이 글로벌 무대에 나가서 우리 미혼모님들의 스토리를 들려준다면 말입니다~"를 상상해 보았다.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고, 백일이라고 사진을 보내줄 때 정말 행복해요"라고 들려줄 때의 그 행복한 미소와 눈빛으로 최 대표님은 무한 상상을 한다. 그리고 오래전에 받았던 메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엄마 편지 덕분에 나는 힘을 얻었어요. 근데 그 엄마는 내가 (오픈해서) 미혼모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힘을 얻었다고 했어요."
나는 이노베이터를 찾고 기록하는 일을 한다. 우리 사회가 이노베이터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곳이 되기를 희망한다. 어떤 어른들을 보면서 어린이 청소년들이 성장하는가가 이노베이터들이 탄생하는 사회를 만드는 전부이다.
https://cafe.naver.com/20130202pm02/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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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p Photo: GLady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