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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Feb 07. 2020

초등영어: 곰곰이 살펴보는 소신 있는 부모였다

고민했던 만큼, 정성을 쏟은 만큼, 결과는 있었다. 

아래 글을 쓴 날짜가 2011년인걸 보니, 아이가 초등 2학년 여름이었고, 우리집표 영어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1년을 채웠을 때였습니다. 아이는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 알파벳도 배우지 않고, 학교에서 원어민 영어 수업을 들어갔습니다. 2010년에는 사립초등학교에서 1학년도 영어 수업을 할 수 있을 때였어요. 아이가 영어를 익히는데 이 방법이 좋을지 저 방법이 나을지를 열심히 저울질했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실패 실수를 피하고 싶겠지만, 자식 일이라…… 가장 좋은 방법으로만 해 주고 싶었습니다. 약 9년 전에 저 글을 쓰면서 혼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했던 때가 기억이 나는군요. 저렇게 글을 쓰면서 제 마음의 방향을 다시 잡고 싶었고, 우리가 하던 영어 습득 실험이 잘 되었을 경우, 다른 집들과도 공유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정표가 될 만한 일들은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아이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고, 그 덕분에 세상을 마음껏 탐험하였으면 했던 2011년에 과연 이 바람대로 되는 날이 언제일지에 대해서 자주 상상했었습니다. 10년쯤 영어를 하면 어느 정도 이 바람이 채우겠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10년이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채 5년도 걸리지 않았어요. 아이가 한국어만큼 영어도 구사할 수 있었기에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은 지난 9년간 상상을 초월했었습니다.



초등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이미 성공한 사례를 찾아서 참고하고 싶은 마음이 아주 큽니다. 영화를 영어로 시청하면서 영어를 습득한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자식 자랑을 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식 자랑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일을 굳이 굳이 이야기하고, 서로가 경험을 나누어서 더 많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세상을 마음껏 탐험하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써 둔 일기장 같은 기록을 한 장씩 공유합니다. 

신명 나는 우리 문화를, 박력 넘치는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분들이 우후죽순 나타나길 소망합니다. 

사진: Luci Goodman from Pixabay

초등학교 영어 공부, 필수인가?  왜?     그럼, 어떻게 도와주지?  2011. 08. 03.


2011년 현재 전국 어디에서나 진행되고 있는 엄청 많은 국제 행사들… 10년 후에는 그 숫자가 지금으로서는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커질 것입니다. 지금 초등학생인 내 아이, 10년 뒷면 20살 내외로 한참 자신만의 세상 탐험을 시작할 나이가 될 것입니다. 10년 뒤 인터넷 서핑을 하는 내 아이의 얼굴을 상상해 봅니다. 멋진 국제 행사들이 전국에서 펼쳐지고, “Young Leader"를 찾고 있다 합니다. “영어”라는 단어가 대수롭지 않게, 아니, 쾌재를 부르면서, “More, More"을 외치며 자유자재로 자신의 꿈을 찾아서 누빌 것인가, 아니면, ”으읏.. 또 영어!! “라면서, ”다음! 난 영어 못해, 딴 거 없나?"로 피하는 모습일까? Oh, No! 우리 아이 영어는 습득에 가깝게 되기를 엄마는 꿈꿉니다.


딸내미의 영어 습득 10년 대계를 상상해 봅니다.


회화는 대학생이 되었을 때 천상 유수로 말하도록 돕고 싶은 게 엄마의 마음입니다. 지금 우리 아이는 원어민 선생님이 쏼라쏼라 말씀하는데, 들릴 듯 말 듯 들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일단 알아 들어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텐데, 뭔가 부족합니다. 듣기입니다.


그럼, 영어 습득 10년 중 듣기를 실컷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는? 대학 시절은 분명 아니고, 중학교일까? 고등학교? 초등 고학년? 초등 저학년? 유치원? 제 생각엔 초등 저학년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에 대해 나름 소신껏 엄마와 아이의 주관대로 해 볼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학교 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변에서 영어를 편하게 하는 친구들이 많기에 적절히 긴장감도 조성해 줍니다. 또, 학교에서 “학습”이란 이름으로 여러 과목의 외우기 훈련도 하고 있어서 “집중하는 법”도 익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이어야겠지요. 초등 시절에도 중고등학교와는 비교도 안 되지만, 그래도 나름 이것저것 할 일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영어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중 몇 시간이나 될까요? 1시간? 2시간? 이 시간 동안 읽기, 쓰기, 단어 외우기, 말하기, 듣기로 골고루 나누게 된다면, 과연 눈에 띄는 변화는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할까요? "시험“이 초등 영어의 목표라면, 눈과 손을 사용하여, 쓰고, 외우고, 해석하고, 문제 풀고 하는 것에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야 하겠지만, 시험은 잠시 미루고, 초등 시간을 십분 활용하여 영어로 재미있게 하지만 충분한 워밍업을 하고자 한다면, 듣기와 읽기에 집중하는 편을 저는 선택했습니다.

사진: Thanasis Papazacharias from Pixabay

그럼, 단어도 함께 외우는 건 어떨까요? 저는 단어는 중학교 가서 해도 늦지 않고, 어찌 보면 그때가 최적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초등학교에서 충분히 영어로 들어 두고, 읽어 두면, 이미 영어로 생각하고, 문맥을 파악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을 것이고, 명확한 단어 뜻은 두뇌에서 “학습기능”이 “습득 기능”의 자리를 차지하는 14세 이후가 좋을 것 같아요.


그럼, 글쓰기는? 글쓰기의 의미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스펠링을 잘 맞추어 쓰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내는 것인지, 구분이 될 것 같습니다.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종이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입니다. 한글로 지금 가능할까요? 그럼, 영어로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초등 저학년인 저희 아이는 이제 막 “왜 이렇게 내 생각을 글자로 적는 것이 힘들지? 엄마는 어떻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이렇게 적었어?”하는 정도입니다. 즉, “머리와 손이 따로 노는 상태”에서 오는 글쓰기의 좌절감을 이제 막 한글 글쓰기에서 눈 뜨기 시작합니다. 영어는 한참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빠르면 엄마표 영어 듣기 3년을 넘긴 초등 고학년쯤이나, 중학교에서 영어로 글쓰기가 무르익을 듯합니다. 그럼, 지금은 듣기, 특히 좋은 문장이나 대사를 충분히 듣고, 그 맛을 느끼는 것이 나중에 소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 추측됩니다.


그럼, 읽기는? 읽기라고 하면, 영어를 발음을 유창하게 하여 읽는 것으로 제한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제가 의미하는 읽기는 “Reading Comprehension, " 즉 읽으면서 동시에 그 내용이 이해, 분석, 요약, 정리가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읽기라는 것이 자신이 무엇인가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기에 아이들이 비교적 긴장 없이 접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책 읽기에 재미를 붙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집중 듣기로 서서히, 차근차근, 엄마 옆에서 편안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얇은 책 본다고 동생들이 놀릴 염려도 없고, 친구들 앞에서 발음이 어색하게 읽어서 놀림받을까 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엄마 옆에서 스스로 하루에 15-20분씩 내 맘대로 발음하면서 영어책 읽기를 할 수 있습니다. 신나면, 뭐, 그냥 막 굴려서 발음도 해 보고요.

사진: Jess Foami from Pixabay

이렇게 영어 영화 흘려듣기와 영어(동화) 책 집중 듣기 및 읽기를 차근차근 6년을 하는 친구들은 6학년이 되어서 “문법”이란 새로운 장르를 만나더라도 그리 “복잡한 무엇”으로 여겨지지 않고, 그간의 “흠... 요기 뭔가 규칙이 있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던 영어라는 언어의 특징을 바야흐로 배우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집 엄마표 영어는 흘려듣기, 집중 듣기, 읽기, 문법/단어, 글쓰기, 회화 순서로 엄마표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만약 이 순서를 살짝 뒤집으면, 즉, 회화, 글쓰기, 문법/단어, 읽기, 집중 듣기, 흘려듣기로 간다면? 회화는 자신이 아는 말만 하려 하게 되고, 내용이 얼마나 깊은 것이든 일단 말로 표출하고 보려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내용 없는 말들의 나열에서 멈출지도 모르고, 한글로도 자기표현이 자유롭지 않은데, 영어로 하다가 생각을 쥐어짜는 심심한 글쓰기가 될 수도 있고, 한자어로 된 문법 용어나 단어를 외우고, 연습하다가 “영어는 역시 어려워”라는 선입견에 발목이 덜컥 잡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읽기는 “바로 읽으면 잘 모르고, 다시 읽어서 뜻을 생각해 봐야 하는” 학습으로서의 읽기가 되어 버릴 수 있고, 학교 영어 평가 시험이나 수능 시험 등을 준비하는 정도의 집중 듣기로 쩔쩔맬 수 있고, 흘려듣기는 늘 쫓기는 마음에서 영원히 요원한 일로 될지도 모르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언어를 익히는 적어도 두 가지 방법인, 습득과 학습. 머리로 분석하고, 이해하고, 외워서 외국어를 익히는 “학습”은 본인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인생 주기에서 언제든 가능한 일입니다. 반면에 “외국어가 제공되는 환경”에서 몸으로 익히는 “외국어 습득”은 13세를 절정으로 내리막을 걷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습득을 할 수 있는 나이는 13세 이전, 즉 초등학교 전이됩니다. 이 금쪽같은 시간! 평생 동안 우리 아이에게 제2 외국어라는 날개를 달아 줄 수 있는 이 시간. 전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엄마표 영어든 학원이든 어쨌든 하루 1-2시간이란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인가? 제2 외국어가 열어줄 미래의 기회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은 엄마가 도와주는 우리 아이 시간 관리에 의해 그 크기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어 습득 10년 대계의 기초 공사인 초등 영어는 충분한 듣기가 중심입니다. 듣기는 엄마표가 최고입니다. 영어 덕분에 딸내미가 신명 나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엄마의 맘에서 길게 적어 봤습니다.


https://cafe.naver.com/workingon/18655 - 원본 글 링크 



#초등영어 #영화로영어습득 #영어로놀기 #엄마표영어

 

* Top Picture: Oberholster Venita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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