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페북Live, 미국 캐나다 한국의 스피커가 함께 놀았다

재미있었다, 아주 아주! 시간 가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

생방송?!!!

더구나 페이스 북?

말도 안 돼..... 미국인 한 명, 캐나다인 두 명과 한국 사람인 내가?

컥! (숨이 멎는 소리)


"2020 여름을 맞아 모두 한 번 신나게 변신해 보자!"라니?

3월부터 지금까지 나는 글로벌 트레이닝에 참여하고 있다. 거의 모든 참여자들이 영국 및 유럽 캐나다에서 zoom으로 접속하기에 한국 시간으로는 늘 새벽 2시, 혹은 1시에 프로그램이 열린다. 시간이 쌓일수록 깊어지는 연대감과 몰입감. 우리가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연수가 몇 시에 열리는지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하였는가 보다는 앞으로 세상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할지를 이야기하는 데에 집중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Top Leadership에 닿을 때까지 경력을 쌓았거나, 한참 쌓고 있는 이 참여자들이 나누는 경험담들은 한 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느덧 프로그램이 마무리가 될 무렵, "우리 한 번~~~!"이라는 메가톤급 공지가 떴다.


페이스 북에서 가슴속에만 담아 두었던 야심 찬 계획을 세상에 드러내자!


나의 첫 반응은?

"진짜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군, 이 친구들은."

"눈이 마주치면 시킬 수 있으니까, 당분간 피하자."


페북을 열 때마다 이 공지글이 떴다. 여전히 내 반응은 "난 패스!"였다.

"설마 우리 모두가 해야 한다고 그러겠어? 내가 하기 싫으면 안 하는 거지."

"아니, 뭘 이렇게 다들 좋아하지? 앞다투어 자원하잖아?"


어느 날이였다. 같은 포스팅을 보는 내 마음이 살짝 달라진 것이 느껴졌다.

"근데..... 이것도 트레이닝의 일부라면?"

"내 앞에 놓인 이 과정을 돌아 돌아갈 것이냐?

"일단 뛰어 보고, 넘어지는지 쓰러지는지 볼 것이냐?"

"할까?"......... (페북인데, 너무 부끄럽잖아, 잘 못 하면.... 잘 못 할텐데... 부족한데, 아직은 .... 준비하고..)

"아니야....."


"내 것이 아니야"라고 해 버리면 마음에서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계속 망설임은 머물러 있었다. 이게 뭐지? 나는 왜 이렇게 갈팡질팡하지? 해서 얻는게 뭐지?


마음이 흔들릴 때 즈음 터닝 포인트가 되는 계기가 있었다. (기록이 중요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


"Challenge is accepted. I am in."

드디어 나도 내 이름을 내 손으로 썼다. 일단 어느 정도로 하는지 내가 나를 살펴보자. 이 프로그램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들이 움직인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 주는 것보다, 내가 나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그냥 포기하지는 말자.


내가 세상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나보다 더 잘 아는 것이 틀림없는 M이 나에게 문자를 보내 왔다.

"이런 내용으로 하면 어떨까?"

M은 페북 라이브에서 다루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인터뷰 질문들을 보내 주었다.

"M! 이 분은 천재임에 틀림이 없어. 어떻게 이런 질문을 뽑아내지?"

감탄하며 질문들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즐겁게 기다렸다.


KakaoTalk_20200727_025210966.jpg


최근 2년 남짓 커리어 전환기 동안 해 본 일 중 가장 행복했던 30분!

Effective Leadership이 우리들의 주제였다. K가 전체 프로그램을 리드하고, M이 인터뷰 진행자가 되어서, B와 나에게 질문을 하는 포멧이었다. 그리고 우리들의 사진이 페북 내에서 대대적으로 홍보가 되었다. 내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동료들이 이 시간에 맞추어서 모였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Zoom화면으로 나는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화면 너머에 누가 있는지는 이 인터뷰가 끝난 후 읽을 수 있지만, 나는 우선 내가 궁금했다. M이 질문을 건넬 때마다 아주 아주 행복한 함박웃음으로 대답하고 있는 나....... 나 맞나? 아주 물을 맞난 물고기 같구먼......... 인터뷰 동안 난 내 야망 ambition에 대해서 가감 없이 드러 내었다. 이렇게 좋아할 일을 난 왜 그렇게 두려워했었지? 30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짧을 수가. 놀이동산에서 기구를 탈 때 보다 더 더 더~ 재미있었고,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스쳐 지나가 버렸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멘트와 함께 페북 라이브는 막을 내렸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우린 그대로 Zoom에 앉아 있는데, 세상을 향한 창문이 살짝 닫혀 버리다니! 어리둥절해 있는 나에게 K와 M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들만이 있게 되었을 때, M의 번개 같은 피드백, K의 폭포 같은 격려!


"시작이었어. 아주 좋았어. 이제 시작이야. 우린 이렇게 더 많이 할 거야"라고.

"진짜요? 또 놀러 가요? 가즈아!"


그제야 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몸에서 전율이 흐름을 느꼈다.

몰입 Flow의 상태였고, 나는 내 직감대로 움직였다.


KakaoTalk_20200721_041216519.jpg


퍼즐들이 맞춰지는 느낌

우리들의 인터뷰 영상 아래에 연 꼬리처럼 길게 길게 이어진 질문들과 댓글들~ 페이스 북 상이지만, 라이브 인터뷰에 함께 실시간으로 참여한 동료들이 보내준 환호와 응원의 소리가 지구를 관통해서 들리는 듯했다. 쏟아지는 공감의 메시지. 하나하나 읽어 가면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무엇이 나로 하여금 이런 용기를 내도록 해 주었던 것일까? 목이 터져라 손가락을 꾹꾹 눌러가면 쓴 메시지들! 떨리는 감정들을 세세하게 기록한 메시지들. 마음속 깊은 곳에 품고만 있었던 이야기들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누면서 만들어진 연대감, "I've got your back."이라는 신뢰가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그녀들의 이야기였고, 함께 인터뷰를 받으며 들려 준 B가 살고 있는 C-Level의 삶은 또 우리들 중 상당수가 공감하는 사례였다.


alasdair-elmes-unsplash.jpg Photo: Alasdair Elmes on unsplash

속삭임으로만 들리던 내 내면의 소리를 밖으로 끄집어내었더니, 우렁찬 울림이 되었다.

행복하다.


#EffectiveLeadership #여성리더십 #커리어체인지 #코칭


* Top Picture - Sam McGhee on Unsplas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