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메이커스페이스 Blue1647...1647... 이 숫자는 뭐지?
"누구나에게" 오픈이 된 커뮤너티를 지향하는 메이커스페이스가 사실은 "어떤 이들"에게는 미묘하게 불편한 분위기를 주고, 선뜻 들어 오기가 힘들게 한다는 것은 "오픈된 비밀!" 이 '어떤 이들'에 해당되는 사람이 우리 자신인 경우도 많습니다. Blue1647은 African-Americans를 비롯한 마이너러티들을 위해 African-American 커뮤니티에서 만든 메이커 스페이스였습니다. 이 공간에 누가 오던지 배제하지는 않지만, 마이너러티들을 위한 곳이라고 존재의 이유를 밝힘으로써 마이너러티들이 머져러티가 되어서 편안함을 느끼도록 디자인되어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마이애미에서 "여성들만을 위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남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여성들을 메인으로 환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저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정도로 더 나은 저 자신이 되었습니다." Wrosmth
Blue1647의 벽에 적힌 문구에 갑자기 먹먹해짐을 느꼈습니다. 이 곳을 찾는 이들은 주로 마이너러티. 이 문구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 상상이 되고, "지금까지도 많았을 것이고, 앞으로는 정말 더 더욱 많았으면~"이라고 진심으로 축복하게 되었습니다.
Blue1647은 도시 공동화로 폐허가 된 건물을 African-American 리더들이 구입해서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에게 레지던시를 하도록 하면서 시작이 되었다 합니다. 이 레지던시를 하던 중에 업사이클링을 해 낸 작품이 이 메이커스페이스. 원래 있었던 나무 등을 그대로 복원해 두었기에 켜켜이 쌓인 커뮤너티의 스토리들이 담긴 시간들이 전해져서 더욱 정이 갔고, 커뮤너티 컬쳐를 만드는 메이커스페이스로서의 의미가 깊이 전해졌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이 한 칸씩 사무실이었습니다. 빌트인식으로 책상과 사물함이 있었어요. 저 모양의 의자는 메이커스페이스마다 보이더군요. 나름의 고유한 색깔을 지향하면서도 이 의자는 꼭 갖추다니..... 마술의자인가?.... 천장에 붙어 있는 등도 너무나 특이하지요? 업사이클링으로 예술가들이 제작하여 붙였답니다.
제일 큰 홀에서 구글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었어요. 첨단 건물의 느낌을 주는 다른 메이커 스페이스들과는 달리 여긴 저렇게 기둥이 군데 군데 그대로 있고, 천정도 무척 낮아요. 더구나 건물이 목조로 되어 있구요. 책상 한 번 보세요. 분위기가 너무 자연스럽지 않나요?
Blue1647은 커뮤니티의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진정으로 하고 있었어요. 메이커스페이스가 성인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쉽게 단정하고 있었는데, 어린이들이 코딩 수업을 하고 있었어요. "엥~ 지금 뭘하는 거지요? 어째서 메이커 스페이스에 어린이들의 수업이 진행이 되나요?"라고 물어 보았습니다. 안내를 해 주던 분은 이 주변에는 교육환경이 너무 열악한 곳이고, 학교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뭘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마이너러티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자신들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Youth Program은 미래의 메이커들을 현재 양성하는 아주 중요한 핵심 사업이라고 합니다. 감동 감동!!! African-American kids들 뿐만이 아니라 히스페닉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도 늘 운영하고 청소년들을 이 곳으로 끌어 당기고 있다고 합니다.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교육펀딩도 따로 있다고 하고 개인 기부자들로 운영이 된다고 합니다. 아... 아름다운 Blue1647
앗! Blue1647에서 1647의 의미??? 추측이 되시나요?
우앗! 메이커스페이스마다 있는 저 도르레식 Garage Shutters!
호기심이 발동~~ + 이 곳에서 받은 감동으로! 저 문을 직접 작동해 보고 싶은 흥분이! 도르래 끈을 그만...... 아이쿠야..... 미안해서 어쩌나..... 한 바탕 소동이 날 뻔 했지만, "괜찮아 괜찮아, 넌 괜찮니?"라며 따스한 말을 안내해 주시던 분이 건넵니다. 미안하고 고맙고.... 하지만 해 보고 싶은건 해봐야지. 헐...
멋있는 Garage Shutters! 이 문을 사용할 때 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등등이 세기의 창조를 해 낸 그 Garage의 기운을 여기 Blue1647로 당기는 의식을 하는 듯 할 것 같았습니다.
"다양한 생각이 만나 비로소 실행으로 이어지는 바로 그 곳이 여기입니다."
콩닥콩닥!!! 쿵쿵쿵!!!
가슴이 뛰는 글귀였어요. 그림 한번 보셔요. 마이너러티, Youth, 다양한 분야 등등을 포함하는 철학 등이 그대로 담긴 이미지컷이었어요. 이런 디테일에 감동을 받습니다.
회원제로 운영이 되는 Blue1647. 멤버들의 꿈을 현실로 가져오기 위해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공간에 갖추어진 기계와 작업실은 모두 온라인 예약제로 진행이 되고, 협업을 위한 플랫폼을 구성해 두었고, 이 곳에서 서로가 필요를 느끼는 것들은 강좌를 열어 주고,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기획하는 곳!
문득 창 밖을 바라 보았습니다. 바로 저렇습니다. Blue1647은 마치 사막 한 가운데에 덩그란히 놓여 있는 오아시스처럼 이 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청년들 성인들은 만약 이 메이커 스페이스가 없었더라면 저 황량한 곳 어딘가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을 것입니다. 새삼 이 곳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이를 일구어낸 African-American community가 위대해 보였습니다.
이 곳의 이름에 붙은 1647의 의미를 물어 보았습니다. 심플한 대답에 헐.... "아~~ 우리 건물의 번지수야. 1647. 그냥 우리 주소인거야." 정녕 그것이 다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주소가 갖는 상징적 가치는 이렇게 이름을 지을만하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이 번지수에 해당하는 지역이 얼마나 소외된 지역인지, 얼마나 자원이 부족한 곳인지, 그리고, 이 메이커스페이스 Blue1647은 마이너러티들이 새로운 커뮤너티를 메이킹하고 있는 바로 그 곳이었던 것입니다.
Blue1647을 만들었던 메이커 & 아티스트들이 만든 아름다운 작품들은 이 곳을 찾는 이들이 즐겁운 시간을 보내도록 해 주었습니다. 예술적 영감을 받기에 충분한 많은 작품들이 가득~~ 이 곳에 있었습니다. 한 걸음을 움직일 때 마다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아트 작품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어요.
이건 또 뭐지! 건물 1층이 아니라, 2층에! 자동차들이 이렇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올라온거지? 창문도 크지 않고, 복도도 좁은데...... 아직도 궁금합니다.
이 건물에는 메이커들 뿐만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을 위한 헤어샵, 레스토랑들, 상점들 등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메이커들만 드나드는 건물이라기 보다는, 지역민들의 일상에서 이 곳 메이커스페이스가 함께 공존하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전시물들은 이 건물의 복도에, 홀에 그냥 있었어요. 건물 전체가 큰 조형물로 느껴질 정도였어요. 그 공간을 거닐고, 사진 찍고, 예술품들과 교감하는 우리도 마치 예술품의 일부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도착했을 때는 메이커스페이스가 궁금해서 앞도 뒤도 위도 쳐다 보지 않고 건물 안으로 달렸었습니다. 이 동네를 떠나면서 비로소 주변을 살피게 되었고,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메이커스페이스 건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중딩이에게 "지금까지 방문해 본 메이커 스페이스들과 이 곳의 다른 점을 꼽는다면?"이라고 물어 보았어요. "가장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메이커스페이스를 두루 두루 보여 주었던 분이 설명하면서 늘 자기에게 의견을 물어봐 주었고, 함께 웃어 주었고, 정말 이 곳에서 함께 작업하자고 말을 거는 듯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 청소년들의 시선은 진심이 통하나 봅니다.
Blue1647은 African-Americans를 비롯한 마이너러티들에게는 희망의 상징이자, 아트 그 자체였습니다. 이 곳에 도착할 때엔 삭막한 주변 환경으로 건물의 외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을 하고 함께 꿀 수 있는 꿈들을 나누고 나니, 이제 이 건물은 다르게 보였습니다. 저렇게 건물에 그림을 그리면서 예술가들이 꾸었을 꿈들, 이 곳에 담아 주고자 노력했을 축복들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1647" 메이커스페이스들은 탄생 스토리에서 부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내는 존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