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국제교류 TAN TAN RoDee Oct 08. 2019

기절초풍할 부품가게, 이건 진짜 업어가고 싶다.

메이커, 메이커문화의 온상, American Science Surplus

별천지로의 입장@@  


세상에! 

이 세상에 굴러다니는 부품은 모조리 다 모아둔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곳.

American Science Surplus! 

 
뭔가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천국인 듯 했어요. 이상한 것들, 괴상한 것들, 아주 작은 부품들부터 아주 규모가 큰 것까지 모두 모두 있었어요. 할로윈 용품인 듯 보이는 것들도 어찌나 많은지. 동네 미국어린이들과 함께 갔던 우리들은 여기서 "상상에 머물렀던," "영화에서나 봤었던" 물건들이 진짜 눈앞에 펼쳐져 있어서 어이가 없다는 듯이, 부품들을 한 개 한 개를 집어 들고 서로 보여 주면서 깔깔대었네요. 


말도 안되는구나!
이게 다 이렇게 쉽게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거였구나! 


이 가게는 시카고 근처의 에반스톤이라는 작은 도시에 있었습니다. 메이커스페이스를 두루 두루 살피고 있는 저희 가족들에게 이 동네 과학 선생님이 꼭 봐야 한다며 데려 갔던 메이커들의 보물상자! 이 근처 학교들의 과학선생님들, 패밀리들은 아예 쿠폰북을 마련해 두고 포인트까지 쌓아 간다합니다. 학생들이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뭐든지 구할 수 있어서 학교 수업 진도에 맞추어 주문을 한다고 했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여기에서 구할 수 있는 부품들을 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착안해서, 새로운 발명품을 고안해 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과학선생님들이 가장 사랑하는 곳! 호기심 대장인 어린이들이 환호를 지르면서 좋아하는 곳이었습니다.  

부품 가격요? 아주 저렴합니다. 마구 마구 충동구매를 해도 워낙 소량으로도 구매가 가능한 곳이라 아주 편리했어요. 어린이들이 이 곳에서 자기가 만들 메이커 작품을 고안하면서 경제개념도 함께 궁리해 볼 수 있는 너무 유익한 곳이었어요.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고 아이들이 달려오더니 저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장소로 가서 열심히 메이킹 수다를 떱니다. 저는 또 부러웠어요. 저렇게 어린 나이때 부터 조물락 조물락 자신만의 DIY를 만든다면 얼마나 기상천외한 메이커가 될까.  


전구도 수 십 가지였어요. 전선 등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게 풍부한 재료들이 상설로 판매가 되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고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남학생들이 우루루 들어 왔습니다. 뭔가를 만들다가 부품이 없어서 달려 온 듯한 분위기였고, 여기 저기 진열대 사이를 익숙하게 다니면서 부품들을 하나씩 찾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분명 메이킹작업인 듯 했습니다. 청소년들이 방과 후 놀이로 저렇게 함께 무엇인가를 디자인하고 부품을 구하러 다니고, 함께 만들고..... 참 보기 좋았습니다.   

이 곳이 꽤 넓거든요.  중딩이가 보이지 않는다 싶어서 어디 갔나 했더니! 실험복을 걸쳐 보고 있었어요. 과학을 하고 싶어하는 녀석이라 얼마전 부터 계속 실험복을 입으면 자신이 꽤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니 드디어 찾았네요.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도록 멀리서 쥼~~으로 순간 포착합니다. 


이런 곳을 방문하는 일이 좋은지..... 중딩이는 부품들 사이로 얼굴을 깊숙히 파묻고 정신 없이 살펴 보고 있었습니다. 중딩이는 자기가 꾸고 있는 꿈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 듯 했습니다. 이 곳은 메이커스페이스는 아니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참 잘 온 듯했어요. 



득템을 할 뻔! "노란색 폴리스 라인"을 너~~무 사고 싶어해서 작년 할로인 때 진짜로 가격을 알아 봤었는데! 
여기서 드디어 발견했어요. 중딩이는 무척 신났습니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절약한다면서 결국 안 사고 돌아섰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만져 보는 것만으로도 중딩이는 행복해 했습니다. 또 영화 속에서만 보던 신기한 물품들 중 상당수를 이 곳에서 어찌나 잘 찾아 내는지! 

허허허.... 헉! 이 곳에서 사고 싶은 물품들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저렇게 빼곡히 써서 오네요. ㅎㅎ 저렇게 넘치는 메이킹 욕구가 있었나 봅니다. 전~~~혀 몰랐네요. 하지만, 중딩이가 철이 드는지..... 구입은 하지 않고 일단 적는 것으로 만족 ...... 다행....!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메이킹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실제로 눈 앞에 주어지니 상상의 날개가 무한으로 펼쳐졌어요. 이날 처음으로 방문한 뒤로 American Science Surplus는 몇 일을 연속으로 갔습니다. 그냥 부품들 사이로 돌아 다니기만 하여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 마치 내가 무엇인가 세상에 없던 신기방기한 것을 창조해 내기라도 할 것 같은 성취감이 일어 났었습니다.

이런 가게가 동네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국이란 사회에 메이킹 문화, DIY 문화, 1인기업의 전통 등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게 다 이렇게 쉽게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거였구나! 



이전 09화 뭐가 휙 지나갔어, 분명히 "메이커스페이스"라 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