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정해져 있던 내 길일까? 앙트십코치, 난 앙꼬다!

내가 하고 싶은걸 내가 하겠다는데, 이게 왜 어렵지? 나만 그런가?

2019년 11월 19일 오늘은 Global Woman Entrepreneurs Day 세계여성기업인의 날이고, 2018년 11월 19일의 나와 오늘의 내가 만나서 이 순간을 자축하기 위해 나와의 티타임을 갖는다.

KakaoTalk_20191119_161432094.jpg 나와 내가 만나는 티타임

딱 1년 전, 나는 개인사업자 등록을 거침 없이 하였다. 명동을 걷다가 "삘"이 왔다. 가던 길을 멈춰 서서 "그래, 가즈아!"를 외치며 고개를 들어 보니, 헉, "Just Do It!"이라는 대형 간판이 걸려 있는 상점 앞이었다. 개인사업자 등록을 어디서 하는지 그제서야 파악하고, 우리 동네 세무소는 어디 있었는지를 기억하고, 이 목적지를 향해 전진, 그 길로 가서 업무 종료 직전에 여성창업자로 사업을 하겠다며 등록을 마쳤다. 거침 없는 행보는 이어졌다. "저 창업했어요~~"를 페이스북에서 만방에 고하면서 씩씩하게 열심히 뭔가를 부지런히 하려는 나를 기특하게 여겼다. 창업을 했으니, 이제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떨리지만 일단 해 보자며 익숙한 (익숙할거라 믿었다)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내 꿈을 펼치고자 열었던 프로그램에서는 참석자들의 얼굴을 쉼 없이 살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떠오르는 표정들이 흡족해 보였고, 행사 후 설문지에도 그 표정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느낀 점과 생각들을 읽으며 보람 있었고 내가 뭔가 역할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속편히 여기기에는 "진짜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쿡쿡 내 마음을 찔렀다. "왜 피하는데? 계속 이럴거니? 너는 이제 과거의 너가 아니야. 창업가야, 대답해 봐."


내 옆에서 나와 이 길을 동행할 사람은 나. 창업자의 길이 무엇인지 물어 보고 싶어도 무엇을 물어야 할지, 내가 무얼 궁금해 하는지, 이 물음이 제대로 묻는건 맞는건지......... 목구멍에 덩어리로 걸려서 입으로 올라 오지도, 꿀꺽 내려가지도 않고 말문만 꽉 막고 있던 질문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다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내 마음에서 들리는 부분은 일단 귀담아 듣기로 했다. 믿을건 나뿐이니까. 자꾸만 커지는 막연한 두려움과 조금만 방심하면 풍선처럼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자신감을 꼭 잡고 있기 위해서 스스로 격려하기도 했다. 창업 1년차에는 다 이런 시기를 겪을거야. 난 준비하지 않고 나왔으니, 시간이 필요해. 난 하고 싶은 일이 있잖아! 그래? 진짜?

KakaoTalk_20190801_093815008.jpg 부산 여름의 열기만큼 앙트십은 우리 모두를 흥분시켰다.

여름 방학을 시작되던 7월 말에 짱이에게 유익한 경험을 하도록 하기 위해 앙트십스쿨에서 했던 앙트십캠프를 일주일 동안 참여하면서 짱이와는 별도로 내가 본격적으로 앙트십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어서 앙트십을 공교육 현장에서 가르치는 퍼실리테이터인 앙꼬과정에 지원하고, 연수도 받았다. 이번 가을에는 참관교육으로 중고등학교 교실로 직접 나가서 다른 앙꼬님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이론으로 짐작하던 것과 실전은 무척 달랐다. 내 마음 속에서 수많은 액션들이 보플보플 일어났다. 앗! 잠깐. 일단 릭렉~스. 등에 힘풀고 의자 안으로 깊숙히 앉아서, "전진자세" 내려 놓고, 잠깐 점검합시다. "피터팬,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뭘 하고 싶은거죠? 누구를 위해서죠? 왜죠?" 그렇다. 나를 살피는 일이 먼저야 한다.


Impact Question을 받았다. 아.... 오랫만에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즐기며 대답을 했다.


"앙꼬 교육, 어땠어요? 그래요? 뭐가 그렇게 좋았는데?"


실용성 Pragmatism

거대한 레벨인 entrepreneurship 이란 둥둥 떠 있는 컨셉을, 집중적인 3시간 단기과정으로 손에 잡힐 듯한 거리까지 가까이 오게 한다. 배움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던 나는 무엇이든 실질적으로, 집중적으로 배워보아야 직성이 풀렸다. 배우면 배울수록 더 배우고 싶은 것, 배워야할 것 같은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하지만, "그래서 결론이 뭔데? 어쩌겠다는거지?"라고 물으면 "학문은 그렇게 똑부러지는게 아니야. 깊은거지"라고 얼버무렸다. 앙트십 트레이닝은 얉거나 좁은 것이 아니라 나의 과녁을 분명히 보여 준다. 허공에 대고 총을 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 과녁을 조준하고, 숨을 멈추고, 명중을 하기까지의 훈련은 오롯이 내 몫이다. 명사수가 되는 길, 충분히 매력적이다.


적용성 Applicability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진정한 배움이 있고, 명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은 전문직에 있는 분들과 만나서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들을 때는 좋으나 마치고 난 뒤 어떻게 이 멘토링을 자신의 것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지점에서는 멈춰서고 만다. 또 멘토링에 참여할 때도 포인트를 잡는 연습이 덜 되어 있는 경우, 어떻게 들어야 할지 헤매는 경우들도 있다. 앙트십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복잡하면서도 방대한 내용들이 앙트십이라는 큰 그물에서 이 쪽 저 쪽에서 건져지는 경험을 했다. 멘토링의 역할을 기꺼이 해 주려는 분들이 앙트십이라는 그물을 소개받는다면 훨씬 짜임새 있게 메세지가 전달될 것 같았다. 물론 내가 멘토가 되고, 스피커가 될 때도 나는 앙트십이라는 툴 tool 을 사용할 것이다.


탄력성 Flexibility

앞으로의 공부는 무엇을 하든 사용처가 있어서 더 힘을 받을 것 같다. 어느 분야로 공부를 하든, 어느 정도의 깊이로 책을 읽던, 그건 내가 더 나은 내가 되도록 할 것이다. 기업가에게 필요한 자원 중 기업가 스스로가 품고 있는 가치는 가장 핵심일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하려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내가 성숙하는 것은 내 사업에, 상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앙트십이라는 스킬은 유기체처럼 나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동반성장할 수 있게 한다.


진정성 Authenticity

Global Woman Entrepreneurs Day에 창업가로 내가 사는 방식을 등록하면서 Entrepreneurship Training을 실제로 내 삶에 적용해 보자고, 우여곡절 스토리를 써 보자고, 결론은 해피엔딩이 되고 Sample이 되자고 생각했었다. 창업가란 누구인가를 교육대상들에게 인지하도록 돕는 것이 이 3시간의 주요 미션이다. 창업가, 즉 "기업가는 문제를 찾아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해결책을 찾는 사람들로, 그 과정에서 이윤과 가치를 창출해 내는 사람들이다." 이제 나는 내 기업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를, 내 사업장에서는 행동으로, 앙트십 교실에서는 말과 실천으로 설명해줄 수 있게 되었다.


동료들 Colleagues

새로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청소년들이 삶의 목적을 세우고,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자 하는 동료들, 선배님들, 그리고 앞으로 우리와 한 팀이될 후배님들 등. 이미 각자의 위치에서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남다른 시도들을 수없이 시도한 분들과 함께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게 되어서 난 소속감을 이미 느낀다. 지금까지 걸어온 여정들도 흥미진진하고, 각자의 탈랜트들이 앙트십과 만나서 또 어떤 모습이 될지 사뭇 설레인다.


전문성 Professionalism

실전처럼 연습 수업을 진행하는게 마지막 관문이었다. 베테랑 선생님들 앞에서 가장 준비된 나의 모습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준비한 내용을 빠뜨리고 슬라이드를 넘길 때면, "아차! 다시 돌아 갈 수도 없고!"라고 속으로 후회하며 표정은 밝게 계속 진행. 피드백 시간에 선생님들은 꼼꼼하고 따뜻하게 이 모두를 콕콕 짚어 내었다. "아마 ~~게 말씀하시고 싶으신 것 같았어요!" "맞아요, 어떻게 아셨어요? 맞아요!"를 외치며 피드백을 받았다.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우리네 문화에서는 익숙치 않은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training의 일부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 과정이 겹칠수록 내 메세지는 더욱 명료해질 것이고, 내가 전달하는 수업도 더 임팩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katermikesch     Pixabay.jpg 사진: Katermikesch from Pixabay



창업하기 전에 앙트십 교육을 받았더라면........ 더 나았을까?


창업을 한 뒤 리스크는 있는대로 다 느끼고 받으면서 앙트십을 다른 이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트레이닝을 받으면 어떤 점이 다를까? 내 일에서 어디가 어떻게 잘 안 굴러가는지, 잘 굴러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겠지? 추측이 아니라, 실험이 아니라, 실전이니까. 또, 수업을 나가면 학생들에게 더 현장감 있게 전달할 수 있겠지? Entrepreneurship Day에 창업을 등록하고, 앙꼬 트레이닝을 마치고, 다시 Entrepreneurship Day를 자축하는 이 순간, 나의 엘리먼트들이 alignment 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앙꼬, Welcome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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