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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내 길이여!"

글로벌 기업에서 코칭의 첫 문을 열다니. 꿈이냐? 고맙다, 아픔과 훈련아

기회는 우연한 곳에서 찾아왔다.

설마.... 아... 나는 준비가 되었는가? 잘하고 싶은데....... "

코칭은 함께 성장하는 거야.

자연스러움이 흐르도록 마음을 쏟자."


기업체에서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직장인들에게 잠시 멈추고 그 순간에 존재하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그런데 내게 먼저 말을 건네 왔던 것이다. "진짜? 생시여?" 순간적으로 "Be present. Let's embrace what is in front of me."라는 내 목소리가 들리고, 나는 평정한 마음으로 이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준비하는 기간 내내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당위성의 마음이 또 올라오고 나를 다그쳤다. 내 마음을 내 손으로 꾸욱 누르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내 코칭을 통해 상대에게도 전달이 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으샤 으샤"... 난 이 느낌들을 전달하고 싶지는 않았다.


드디어 오늘이 왔다.

KakaoTalk_20191205_232550119_03.jpg "딴짓러"답게 나는 이 곳에 여러 차례 놀러 왔었다. 오늘은 일하러~~~ 가즈아!

짧게 페북에 내 마음을 담아 두었다. "떨지 말고! 너답게!" "Serve the Community!" "Just be yourself!"를 외치며 성큼 한 발을 내디뎠다. 떨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었고, 나는 나를 응원하고 싶었다. 이 문을 다시 나설 땐 내 기분이 어떨까? 궁금한걸!


이 곳은 이미 여러 번 와 본 곳이었다. 여성네트워크 모임을 몇 차례 했던 곳으로 익숙하게 약속 장소를 찾아갔다. 놀던 때의 추억들이 나를 환영했다. 혼자 씨익 웃으며 라운지를 걸어 다니며 분위기에 익숙해지려 했다. 그땐 몰랐네. 내가 이 곳에서 첫 기업체 코칭을 하게 될 줄이야. 내가 "딴짓러"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했다.


반갑게 나를 맞이해 준 이사님은 회사를 두루 소개해 주었고, 이번 프로그램의 취지도 들을 수 있었다. 짐작하던 것보다 훨씬 분위기가 편했고 참여자들을 기다리며 상상해 볼 때도 마음에 따스한 기운이 스며들었다. 사원들이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코칭을 의뢰한 건 회사의 배려였다. 한국식 사고로 나만 식사를 못 하게 되는 것에 거듭 미안해하는 이사님. 누군가의 시간에 가치를 올려 줄 수 있는 기회를 받은 나는 정말 점심시간에 이렇게 코칭을 제공하게 된 것이 더욱 행복했다. Brown Bag Meeting처럼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입이 즐겁고, 코가 즐겁고, 귀가 즐겁게 "우리"는 세션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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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을 하는 동안 내내 즐겁게 이야기 나누고 웃고 서로의 워크시트에 자연스럽게 코멘트도 나누었다. 사내 분위기가 어떨지 이 분들만 보아도 짐작이 되었다. 사람들의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와서 짧은 시간에 임팩트 있는 순간들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스킬을 내가 훈련받고 있음이 너무 감사했다. 프로그램 장소의 따스한 불빛 아래에서 작업하던 그분들의 모습, 나에게는 2019년에 받은 선물이었다.


Pexels from Pixabay.jpg 사진: Pexels from Pixabay

코칭 워크숍을 시작할 때 내가 어떻게 이 일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를 소개를 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은 없었던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내 이야기를 짧게 전달했다. 이사님은 개별 코칭도 미리 의뢰하셨고, 회의실까지 마련해 두셨었다. 직원들이 개인적인 것이든 업무적인 것이든 마음 편하게 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배려하신 것이다. 회의실에선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는 분이 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이였지만 이미 서로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고, 우리는 임팩트 있는 코칭 시간을 가졌다. 또 한 분이 기다리는지 유리문 밖으로 발자국이 멈추어 있었다. 그 분과의 코칭 시간도 내가 이 곳에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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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는 직업을 평균 7번을 바꾼다고 한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커리어 전환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내가 내 일을 찾아 가는지 짱이에게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싶다. 내가 주저하는 것도, 갈팡질팡하는 것도, 좌절하는 것도, 다시 일어서는 것도, 내가 원하는 스킬들을 내가 습득해 내는 과정들도, 내가 충만된 인생을 가꾸어 나가는 것을 매 순간 보여 주고 싶다. 오늘 아침 도착해서 PT를 준비하는데 아뿔싸.... 클릭커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차렸다. 나를 응원하고 있을 짱이와 짱파에게 코칭프로그램 시작도 알릴 겸 이 소식도 톡으로 전했다. 철든 짱이! 순식간에 클릭커를 찾아두고 확인하라며 사진을 띄웠다. 그래, 이렇게 홈스쿨링하면서 사회 생활도 익히는거야.


사는 거 별거 있나? 별거 만들면서 사는 게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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