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프로젝트 100일, 60일을 넘기자 들려오는 스토리 1탄
우린 아주 작은 또렷한 계획을 매일 성취하고 있다. 영어라는 큰 산을 아주 가벼운 보폭으로 소풍 삼아 가 보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우리가 영어를 사용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시험을 앞두고 영어를 준비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이렇게 해서 과연 영어가 가능할지 온통 궁금한 질문들 뿐이다. 이렇게 여유롭게 해서 영어가 되었다는 사람을 만나 본 적도 아직 없다. 만약 이 방법으로 영어가 된다면, 우리가, 내가 바로 그 당사자 증인이 되는 것이다.
장 대표님은 최근에 경험한 신기한 일을 재미있게 들려주셨다. 전철에서 외국인 두 명이 핸드폰을 손에 높이 들고 쩔쩔매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한다. 도움을 청하려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가 보았지만 다들 피하거나 애써 못 본 척하고 있더라는 거다. 장 대표님은 자기도 모르게 그 외국인들에게로 성큼성큼 다가가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고 한다. "아니, 왜들 저러는 거지? 길을 모르나 보네." 장 대표님은 웃으시면 눈과 입, 볼까지 따스함이 풍기는 분이다. 외국인들에게 (이런 미소를 머금고) 다가갔더니, "연세 세브란스? 아~~"라고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었다 한다. "신촌 스테이션!" 대표님은 핸드폰 맵앱으로 이 분들이 가야 할 역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그... 런... 데... 떨리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한다.
영어 울렁증!! 이란 고약한 증상이 어디로 가버렸는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영어가 어렵다고만 느껴지고, 외국인들이 저 멀리서 나타나면 일단 피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던 것은 단어를 몰라서도, 문법이 부족해서도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셨다. 나에게 완벽하고 긴 문장으로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하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내 마음에 이런 걸림돌들을 던져두었더라는 것이다. 그때와 비교해서 지금 영어 단어를 외운 것도 아니고, 영어 문법을 뗀 것도 아니고, 독해를 해 볼까 시도해 볼까 생각해 본 적도 여유도 없지만, 고작 20분씩 매일매일 영어로 듣기만 해 두었는데, 이렇게 용기 아닌 용기, 아니 "이웃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럽게 생겨났다고 했다. 대표님은 무척 신기하다며 재미있었다며 크게 웃으셨다.
이 경험은 대표님이 영어를 습득하는 과정에 있어 터닝 포인트가 되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일단 들리면, Yes든, No든 무어라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짧더라도 바디 랭귀지를 사용하더라도 소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카카오프로젝트100에 참여하면서 대표님은 매일 20분씩 영어로 듣기를 하는 시간을 챙기고 있다. 내 주변 워킹맘들 중에서 업무가 많은 순서대로 줄을 선다면 이 분은 Top 10안에 들 정도로 많다. 청소년기의 자녀들도 두 명이나 되어서 퇴근 후에도 쉴 틈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바쁜 일과에 이 20분을 꼭 지키기 위해 걸어서 이동하실 때도 듣고, 짬이 날 때마다 듣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님은 듣기 자료로 영어 동화책, 팝송, 영화 등등 마음 편하게 끌리는 내용으로 차곡차곡 시간을 쌓아 가고 있다. 매일 밤 10시가 되면 인증 마감 시간이 된다. 이 시간이 되기 전에 매일 영어로 들으면서 떠오른 생각과 느낌에 대해 짧은 글을 카톡 플랫폼에 띄우신다. 이 글들을 읽으면 대표님의 음성으로 이 소감들이 들리는 듯하다. 영어 스피치도 듣고, 감동을 받고, 20분을 채우고 나면 내용이 너~~ 무 궁금해서 마지막은 자막으로 들으시곤 하나 보다. 어떤 경우에는 한글로 번역이 된 제목들이 너무 궁금해서 일단 한글 자막과 함께 듣고, 깊이 감동받고는 다시 자막 없이 반복 청취하면서 영어로 그 느낌 그대로 느껴보는 시간을 20분을 채우시는 듯하다. 대표님이 쌓고 있는 기록들을 보면, 나는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러난다. 이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나는 놀랐었다. 중학교 3학년 아들이 영어를 하도록 도와주고 싶어 하실 것이라 짐작했는데, 뜻밖에도 대표님은 "아뇨, 제가 먼저 할 거예요"라며 웃으셨다.
100일프로젝트 작전명인 "가랑비에 옷 젖듯이 영어에 귀 젖기"는 우리 대표님에게 다음에는 또 어떤 깜짝 선물을 할까? 우린 하루 20분씩 영어 듣기를 벌써 73일을 넘겼다.
배경 사진: Gerd Altmann from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