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 없는 브런치 생활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자신의 창작물에 누군가 돈을 지불했을 때, ‘만 원 벌었다.’라는 생각보다 ‘이걸 선택해주시다니…’의 기쁜 마음이 먼저 드는 게 (후략)

—김혜진, 이렇게 많이 먹을 줄 몰랐습니다



묵상

집 근처 독립 책방에 다녀왔습니다. 생긴 줄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상시 영업이 아니다 보니 그간 시간이 안 맞아서 못 가다 오늘에서야 갔어요.


사고 싶은 책이 있었는데 없대서(전화로 물어보지도 않고 갔으니 당연한 결과였지만) 진열되어 있는 책들을 둘러보다가(한 50권 정도가 전부라 금방 봤죠) 순전히 판형과 표지가 특이해서 고른 책이에요, 오늘 말씀의 출처는.


독립출판하는 사람들은 누가 자기 책을 사주면 그것을 선택해줬다는 것만으로 감격한다네요.


저도 브런치 초기에는 그랬어요. 아니, 얼마 전까지도 그랬어요. 라이킷 하나만 받아도 좋았죠.


근데 이제는 초심을 잃었습니다. 요즘은 라이킷 받으면 좋긴 좋은데 예전만큼은 아니에요. 라이킷 해주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요.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제가 요즘 매일 글을 쓰잖아요. 글이 많아지니까 그만큼 다른 작가님과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횟수도 늘어나고,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라이킷이 들어와요. 일하는 데 방해가 돼서 아예 알람은 꺼버렸어요.


그렇다고 뭐 라이킷이 쇄도하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글을 워낙 띄엄띄엄 써서 그랬는지 며칠 가야 라이킷 하나 들어올까 말까 했는데 그때보다 훨씬 나아진 거죠.


물론 라이킷에 감사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제 글이 좋아서든 저를 응원하기 위해서든 라이킷 찍어주시는 것 항상 감사하죠. 다만 예전에는 라이킷 하나만 받아도 감격스러웠는데 이젠 감격까진 아니고…….


아니지, 뻥 안 칠 게요. 솔직히 라이킷에 무심해졌어요. 요 며칠 새 말이죠.


아주 배은망덕해졌죠. 알람 꺼버렸다는 것 자체가 라이킷 주시든 안 주시든 딱히 신경 안 써요, 란 거죠.


라이킷도 매일 받아 버릇하니까 별거 아니다 싶더라고요.


네, 건방진 거 압니다.


근데 전 이게 더 좋아요. 라이킷에 의미를 안 두니까 글 쓰는 게 한결 편해졌어요.


어쩌면 이게 진짜 작가가 되는 과정의 일부인지도 모르겠어요. 남들 반응 신경 안 쓰고 일단 그냥 내키는 대로 쓰는 거요. 망나니 작가가 되는 길일지도 모르지만 뭐 어쨌든 작가는 작가니까 됐어요.


이제 전 라이킷에서 해방된 자유인입니다.



어, 생각해보니까 방금 한 말은 ‘오늘의 말씀 묵상’ 매거진에만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은 출간 계약 맺고 공들여 쓰는 거니까 저도 체면 좀 살게 기왕이면 라이킷 많이 찍혔으면 좋겠어요. 다들 한 방씩 찍어주세요.



기도

다 쓰고 보니까 얼마 전에도 이런 글 썼잖아요. 계속 비슷한 소재와 내용의 글만 쓰는 것 같습니다. 돌파구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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