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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Oct 08. 2019

작업이 물 흐르듯 진행되도록 매일 미리 읽습니다

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 (12)

“망했다, 이제 휴게소 없다!”


지난 추석 때 일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비만 믿고 무작정 도로에 오른 게 문제였습니다.


저희 애가 아직 돌이 안 됐어요. 때 맞춰 분유를 먹여야 합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먹일 생각이었죠. 그런데 아뿔싸, 어느 시점을 지나니까 휴게소가 나오지 않는 겁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에 접어들었거든요. 출발하기 전에 경로를 확인 안 하고 당연히 갈 때처럼 고속도로만 탈 줄 알았는데, 중간에 국도로 빠지는 길이었던 겁니다. 하필이면 국도를 타고 10분쯤 지나자 그동안 곤히 자던 아이가 깨서 배가 고프다고 웁니다.


그런데 세울 데가 없어요. 갓길은 너무 좁고 휴게소는커녕 졸음 쉼터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는 이제 숫제 악을 쓰며 울어요. 차 안에서 배 고프다고 우는 아이의 울음을 들으며 멈추지도 못하고 달리는 것, 못할 짓이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달리자 다행히 마을이 나오고 공터가 보여 차를 세우고 분유를 탔습니다. 근데 보온병에 넣어온 물이 너무 뜨거운 거예요. 어디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로 좀 식히면 좋을 텐데 작은 시골 마을에 연휴라 어디 문을 연 상가가 없습니다.


애는 계속 우는데 어쩔 수 있나요? 다시 출발해야죠. 그러고서 또 얼마 동안 아이의 설운 울음을 들은 후에야 시간이 식혀준 분유를 먹일 수 있었습니다.


예, 제가 죄인입니다. 처음에 길을 확인하고 운전대를 잡았어야죠. 길을 알았으면 마지막 휴게소를 놓치지 않았을 거예요.


이 얘기를 왜 하는가 하면 번역을 할 때도 미리 내가 갈 길을 알아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길이 무엇이겠습니까.




기존에 있던 뒷부분은 곧 출간될 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20년 4월 11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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