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 (13)
제가 10여 년 전에 번역을 배울 때 선생님에게 들은 말입니다. 1번 번역가라니요? 누구나 첫손가락에 꼽을 만큼 유명하거나 유능한 번역가? 아니요. 모든 단어를 영한사전에 나오는 1번 항목의 뜻으로만 번역한다고 해서 1번 번역가라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 번역가가 존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전 찾기를 게을리하지 말고 찾더라도 그 의미를 꼼꼼히 보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겠죠.
혹자는 번역가라고 하면 어마어마한 어휘력을 자랑하며 사전 없이도 외국어 문장을 쓱쓱 해석하는 사람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번역가라면 다들 아실 거예요. 하루에도 사전을 얼마나 많이 찾는지요.
그럴 만도 한 게 모르는 단어를 찾는 거야 당연하고 아는 단어도 찾아봐야 하거든요. 이 뜻이 맞나 의심스러울 때, 혹시 내가 모르는 뜻이 있진 않을까 신경 쓰일 때도 사전을 찾는 거죠. 그게 밤에 두 다리 뻗고 자는 비결입니다. 대충 이런 뜻이겠지 하고 어림짐작으로 번역하잖아요? 다른 일하다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가슴이 철렁해요. 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죠.
사전 찾기 귀찮지 않냐고요? 귀찮긴 한데 못해먹을 만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온라인 사전이 있으니까요.
종이 사전을 이용해야 한다면 아마 진작에 때려쳤을 거예요. 언제 그 두꺼운 책을 다 뒤지고 있나요. 하지만 온라인 사전은 키보드 몇 번 치면 바로 뜻이 나옵니다.
제가 주로 쓰는 사전을 나열해보죠.
기존에 있던 뒷부분은 곧 출간될 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20년 4월 11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