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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Oct 30. 2019

나를 알리고 계발하기 위해 브런치에 글을 씁니다

젊은 번역가의 공부 습관 (17)

“아니, 번역가가 글 쓰는 걸 귀찮아 하면 어떡해요?”


제가 2년 전에 출판기획 수업에서 선생님께 들은 말입니다. 왜 내 글을 안 쓰냐는 질문에 귀찮아서라고 대답했거든요.


두 번째 습관에서 번역가가 되기 전에 미친 듯이 글을 썼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번역가가 된 후로는 사실상 글쓰기를 중단했습니다. 네, 귀찮아서요.


생각해보세요. 번역가가 하는 일이 하루 종일 읽고 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일과를 마친 후에 또 글을 쓸 마음이 잘 생기지 않죠. 종일 식당에서 파전 부치고 왔는데 집에 와서 또 누가 야식으로 김치전 부쳐 달라고 하면 뒤집개로 확!


그런데 이제 와서 보면 귀찮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였고 진짜는 따로 있었어요. 글 쓰는 게 무서웠던 거예요. 내 글솜씨가 형편없다고 판명날까 봐 걱정됐던 거죠. 번역가가 글을 못 쓰면 어떻게 되겠어요? 일감이 끊기겠죠.


사기꾼 증후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자신이 능력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해서 언제 실체가 들통날까 걱정하는 심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저도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거죠.


분명히 취미로 글을 쓸 때는 내 글도 쓸 만하다고 생각했는데요, 남의 글을 우리말로 옮기는 것일지언정 글을 쓰는 게 직업이 되고 나니까 내 글을 너무 비판적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이런 글이 의미가 있어? 재미도 없고, 멋도 없고, 감동도 없고, 쓸데없이 길기만 하고…….’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들고 내 글이 초라하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남에게 보여주기가 부끄러웠어요.




기존에 있던 뒷부분은 곧 출간될 책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20년 4월 11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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