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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Feb 17. 2020

책 읽기 좋은 시절

오늘은 내가 아이와 자는 날이다.


어두운 방에서 아이 침대 옆 바닥에 깔린 매트에 누워 리디북스 페이퍼 단말기로 저녁에 읽던 ⟪지구에서 한아뿐⟫을 마저 읽었다. 불빛을 최저로 해도 눈이 살짝 부실만큼 밝았지만 아이는 깨지 않았다.


다 읽고 잠이 들었다가 웬일인지 30분 만에 깼다. 다시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페이퍼를 켜고 새 책을 열었다. ⟪이름 없는 사람들⟫. 한달음에 다 읽었다. 흡인력이 대단했다.


그러고도 잠이 오지 않아 폰으로 이 글을 남긴다.


어릴 적 로망은 밤에 이불 뒤집어쓰고 책 읽는 거였다. 보드라운 이불이 만드는 밀폐 공간의 아늑함 속에서 책을 읽다 잠이 들고 싶었다.


하지만 실현은 못 했다. 이불 안에서 켤 만한 소형 스탠드가 없었고 이불 안에서 엎드리고 책을 펼치니까 책이 바로 코앞에 놓였다. 동화나 만화 속에서는 잘도 하더만 내가 요령이 없는 건지 현실에선 불가능했다.


그런데 이제는 밤에 손바닥 만한 기계 하나가 스탠드와 책의 기능을 다 한다. 책과 달리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해서 굳이 바닥에 내려두고 엎드릴 필요 없이 등 대고 눕거나 옆으로 누워 볼 수 있다.


이불 안에 쏙 들어가서 책을 읽을 수 있고 더워서 이불을 걷어도 같이 자는 가족에게 피해가 안 간다.


책 읽기 좋은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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