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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Mar 13. 2018

독서에 취미를 붙이는 법 (2)

독서에 취미를 붙이는 법 (1)


5. 어떻게 읽을 것인가

앞에서 말한 원칙 대로, 끌(꼴)리는 대로 읽으면 된다.


한 번에 다 읽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10분이면 10분, 30분이면 30분 시간 되는 대로, 읽고 싶은 만큼만 읽자.


소설이라면 전개를 따라가기 위해 순서대로 읽어야겠지만 그 밖의 책은, 특히 에세이나 실용서는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 읽어도 되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뒤죽박죽으로 읽어도 된다.


이때 책의 모든 문장을 애써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 어디 가서 지식 장사할 것도 아니고 그냥 전체적인 흐름만 대략적으로 감지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이해가 안 간다고 자책하지도 말자. 내가 10년째 글 파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책이 이해가 잘 안 되는 건 87퍼센트 확률(물론 내 마음대로 확률이지만)로 작가나 번역가가 글을 못 쓴 것이다.


읽다가 재미가 없으면? 고민할 것 없다. 그냥 집어던져버리자. 어차피 취미다. 재미로 하는 일이다. 재미없는 것을 억지로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재미없어도 뒤로 가면 재미있어질 거라고? 내 경험상 초장부터 재미없는 책은 끝까지 재미없을 확률이 73퍼센트다.


중간에 포기하기엔 여태 읽은 시간이 아깝다고? 전에 텔레비전에서 다이어트 프로를 보는데 어떤 어머니가 남은 음식 아깝다고 꾸역꾸역 먹는 것을 보고 의사인 출연자가 그랬다. “어머니, 어머니 몸이 더 아까워요.” 마찬가지다. 앞으로 낭비할 당신의 시간이 더 아깝다.


돈이 아까운 건? 별수 없다.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다음번에는 도서관을 이용하자.


요는 꾸역꾸역 읽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 책 아니라도 세상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책이 평생 읽어도 다 못 읽을 만큼 많다.


6. 서평을 써야 할까

독서의 완성은 서평 쓰기라는 말이 있다. 일리가 있다. 서평을 쓰려고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내가 그냥 읽기만 할 때는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것을 깨닫고 생각이 깨이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가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완성을 추구해야 할까? 더욱이 생업도 아니고 그냥 재미로 하는 취미 생활에서?


물론 서평 쓰는 게 재미있으면 쓰면 좋다. 하지만 귀찮고 꺼려지는데 억지로 쓸 필요 없다.


기껏 시간 내서 읽었는데 아무것도 안 남기긴 서운하다면 온라인 서점의 한줄평, 100자평란이나 왓챠(원래는 영화를 평점으로 평가하면 취향에 맞는 작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해서 지금은 도서 평가 및 추천 서비스도 지원하는데, 도서 쪽은 모바일 앱에서만 이용 가능하다)에 한두 줄로 짧은 후기를 남기자. 나는 그냥 왓챠와 전자책 서점 리디북스에서 별점만 찍는다.


7. 부록1: 책을 고를 때 온라인 서점 서평을 참고해야 할까?

굳이 참고할 필요 없다.


정 참고하고 싶다면 긴 서평은 읽지 말고 짧은 평만 읽자. 왜? 긴 서평 중에 영양가 없는 서평이 많기 때문이다. 내 확률론에 따르자면 68퍼센트 확률로 그런 서평이 나온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출판사에서 신간 홍보를 위해 62퍼센트의 확률로 서평 이벤트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책을 무료로 주는 대신 언제까지 온라인 서점과 SNS, 커뮤니티에 서평을 올려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진짜 문제는 출판사에서 서평 마감일만 챙기지 품질 관리는 안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감일이 닥쳐서 온라인 서점의 도서 소개문과 책 속의 문장을 적당히 짜깁기해서 올린 서평이 난무한다. 더욱이 공짜로 받은 책을 두고, 그것도 출판사에서 서평을 올렸는지 확인해볼 것을 뻔히 알면서 나쁜 소리를 하기란 쉽지 않으니 호평 일색이다. 내가 이런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그들이 책만 칭찬하고 번역에 대한 평은 일절 하지 않기 때문이다. 번역을 칭찬해준다면 짜깁기이고 뭐고 간에 대환영.


나는 주로 리디북스에 올라오는 평을 본다. 여기는 이용자들이 커뮤니티에 댓글을 달 듯이 편하게 리뷰를 쓰는 분위기여서 칭찬할 건 칭찬하고 깔 건 깐다. 무엇보다 대체로 리뷰가 한두 줄로 짧아서 금방 훑어볼 수 있는 게 좋다. 예스24의 한줄평, 알라딘의 100자평도 이와 유사하다.


8. 부록2: 종이책? 전자책?

*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기 귀찮다 → 전자책
* 택배 기다리기 싫다 → 전자책
* 집에 뭐 많이 보관해두는 거 싫다 → 전자책

* 누워서 읽고 싶다 → 전자책

* 누가 대신 읽어줬으면 좋겠다 → 전자책(기계음으로 읽어주는 TTS 기능 활용)


요즘 나는 거의 모든 책을 전자책으로 읽는다. 전자책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도 옛말이다. 요즘은 국내에서도 종이책의 80퍼센트 정도는 전자책으로 출간되는 것 같다. 전자책으로 안 나오면? 안 읽으면 그만이지 뭐.


단, 전자책을 읽으려면 리디북스 페이퍼나 크레마 같은 전자잉크 전용기를 구입하기를 권한다. 폰이나 태블릿으로 읽으면 눈이 금방 지친다. 전자잉크 기기는 내가 2010년부터 쓰고 있는데 종이책만큼 눈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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