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생활의 중요성

by 김콤마

요즘 우리 애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7:00-8:00 기상 후 아침 식사

8:00-9:30 놀이

9:30-10:00 간식

10:00-12:00 낮잠

12:00-12:30 점심 식사

12:30-14:30 놀이

14:30-15:00 간식

15:00-16:45 낮잠

16:45-17:15 간식

17:15-18:00 놀이

18:00-18:30 저녁 식사

18:30-19:30 샤워 후 놀이

19:30-20:00 분유 섭취 후 양치질

20:00 취침


진짜 놀고먹는 인생이다. 물론 저 시간 그대로 딱딱 맞추진 않는다. 그리고 저 중에서 자는 시간이라고 다 자는 것도 아니다. 안 자겠다고 떼를 쓰거나 방 안을 휘젓고 다니는 게 30분~1시간이니까 실제로 자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그 정도만 해도 좋다. 이런 규칙적인 생활은 무척 중요하다. 애가 아니라 부모한테. 왜?


고문이 왜 고통스러운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애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제 그 시간이 끝날지 모르면 너무 힘들다. 왜냐하면 재미가 없고 힘들거든. 말도 안 통하지,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지, 그렇다고 뭐 하나 진득하게 하길 하나, 자꾸만 여기 갔다 저기 갔다, 이거 했다 저기 했다, 그거 다 쫓아다니면서 맞춰주고 있으면 자꾸만 시계를 보게 된다. 그럴 때 언제까지 놀아줘야 하나, 도대체 난 언제 쉴 수 있나, 이런 의문이 반복되면 절망감으로 바뀐다.


하지만 규칙이 있으면 똑같이 힘들더라도 시계 보고 휴, 30분만 있으면 간식 먹이고 재우면서 나도 좀 쉬겠구나, 하고 달콤한 휴식을 기대할 수 있다. 내가 언제 쉴 수 있을지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솔직히 애는 잘 때 제일 예쁘다. 애가 잘 때 부모도 제일 행복하다.


반대로 잘 시간에 안 자면 피로가 곱절로 쌓인다.


어제 우리 애가 그랬다. 오전에 초인종 소리 때문에 깨서 잠을 30분밖에 안 잤다. 애는 그것만 자도 괜찮다. 어차피 에너지가 넘치는 나이니까. 근데 아빠는 안 괜찮지. 1시간 푹 쉬려고 했는데 반 밖에 못 쉬면 있던 기운도 다 빠진다.


아니, 오전 잠만 덜 잤으면 말도 안 해. 오후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예 낮잠을 안 잤다. 아빠 독박 육아 시작한다고 신고식이라도 하는 건지. 진짜 배신자가 따로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만 4세 이하 아이들은 새겨들어라. 효자효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잠잘 시간만 칼같이 지켜도 효자효녀 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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