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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Mar 13. 2021

우주 이야기로 인류에 대한 회의와 희망을 말하는 책

http://www.yes24.com/Product/Goods/2312211


칼침 맞을 때 옷 속에 넣어두면 "큭 책이 날 살렸다" 할 만큼 두꺼운 책입니다.


뇌에 칼침을 막 놓는 책이기도 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문장이 시도 때도 없이 나와서 머리를 아프게 하거든요. 글을 못 썼다는 게 아니라 제가 과학 지식이 너무 얕아서요.


근데 그게 또 머리에 자극이 돼서 좋습니다. 말랑말랑한 책만 읽으면서 늘어져 있던 뇌가 벌떡 일어나는 기분이었요.


개별 문장들을 보면 뭔 소리 하는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대충은 알겠습니다.


우주는 엄청 넓고
그 속의 인간은 엄청 작고
그러니까 니들 싸우지 마라


뭐 이런 이야기인 거죠?


솔직히 저는 책을 읽으면서 인간이란 존재를 너무 하찮게 취급하는 것 아닌가 하는 반감도 들었는데요, 마지막 장을 읽고 나니까 세이건 형님의 깊은 뜻을 알겠더라고요.


우연의 산물인 지구 생명이 우주를 탐구할 수 있는 인간으로까지 진화해서는 기껏 하는 짓이라는 게 맨날 치고받고 싸우는 거고 그 귀한 과학 기술로 살상 무기나 만들고 자빠져 있는 게 안타까우셨던 거죠. 그러니까 저 우주를 보고 더 원대한 꿈을 품어라, 이렇게 일침을 놓는 거예요.


그러자면 우주가 얼마나 광대하고 신비로운 공간인지 보여줘야 하니까 일단 (문과에겐 머리가 지끈거리는 말로) 자세히 설명해준 거고요. 특히 1장의 초입에서 먼 우주에서 시작해 지구로 오는 과정은 정말 우주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 만큼 문장이 기가 맥힙니다.


책장을 덮으면서 아서 클라크의 소설 <유년기의 끝>이 떠올랐습니다. 외계 문명과의 접촉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 그 결말이 꽤 충격적이에요. 근데 그게 또 <코스모스>에서 세이건이 말하는 관점과 연결이 되거든요.


지금 찾아보니까 세이건 형님도 이 소설을 극찬하셨군요.


전 사실 밤에 누우면 괜히 무서운 생각 들 때가 많아요. 그냥 어둠 자체가 주는 불안감 같은 게 있어요. 근데 <코스모스>를 읽고 났더니 그런 불안이 저 우주에 대한 신비감으로 대체됐습니다, 라고 쓰고 싶지만 여전히 무서워요. 광막하고 어둡고 고요한 공간을 생각하면 괜히 무서워지는 거예요. 뭔가  쓸쓸하기도 하고요.


외계인은 어딘가 있겠죠? 이 광대한 우주에 우리만 쓸쓸히 떠 있는 건 아니겠죠? 혹시 여러분 중에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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