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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Mar 29. 2021

고르는 재미가 있는 양서 카탈로그

⟪한 권으로 읽는 비즈니스 명저 100⟫을 읽고


소개팅은 만나기 전에 어떤 사람일지 혼자 상상할 때가 제일 짜릿하죠. 넷플릭스는 이건 어떤 작품일까 상상하면서 메인 화면만 1시간씩 볼 때가 제일 재미있고요. 책도 그렇지 않나요? 표지 보고 남들이 하는 얘기 듣고 어떤 책일까, 읽을까 말까 생각할 때가 저는 제일 재미있어요.


그래서 이 책도 무려 500쪽이 넘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700쪽짜리 ⟪코스모스⟫도 읽었는데 500쪽은 이제 뭐 시시하죠.


2000년 이후 출간된(재출간 포함) 비즈니스 서적 100권을 선정해서 각각 3~4쪽 분량으로 소개하는 책이에요. 7명의 필자가 주관적 감상은 되도록 배제하고 건조하게 각 책의 내용을 요약해 놓았습니다. 사실 제가 서평집을 잘 안 읽는 게 내가 안 읽은 책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굳이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인데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좋았어요. 서평집이 아니라 양서 카탈로그에 가깝죠.


내용 요약은 꽤 잘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아냐 하면 제 역서도 한 권 소개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출판사에서 제게 보내주기도 했고요. 참고로 제 저서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고 싶습니다⟫를 출간한 우주 최고 출판사입니다.


어떤 책을 읽지 않고도 읽은 척하려는 용도로 쓸 책은 아니에요. 300쪽이 넘어가는 책들을 그 10%의 분량으로 요약했으니까 진짜 큰 줄기만 훑는 정도거든요. 오히려 그래서 앞으로 읽을 책을 고를 때 참고할 수 있는 카탈로그로는 최고죠.


책을 읽으면서 흥미가 가는 책을 목차에 표시해 놨는데 다 세어보니 17권이네요. 책에 사용된 분류별로 보자면 혁신 전략 4권, 마케팅 전략 3권, CEO와 리더십 1권, 성공과 행복 5권, 경제 3권, 인문사회 1권입니다. 그밖에 아무 표시기 안 된 분야로는 미래 전략, 행동과 심리, 정치 사회가 있군요. 제 관심도의 순위라고 할까요.


근데 저 책들을 다 읽을진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인스타에서 북스타그램으로 성공하려면 그때그때 화제의 신간을 소개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 같더라고요. 그래서 구간을 읽을 여유가 없어요. 졸라 신간만 읽어야 해. 그것도 화제작만 골라서.


저는 이제 신간 전문 리뷰어로 변신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 인스타 팔로워가 먼저 4000 가는지 코스피가 먼저 4000 가는지 겨뤄보겠습니다. 어느 쪽이 이기든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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