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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Apr 08. 2023

이 나이에 성악은 배워 뭐 하나

'이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건데?'


성악 교실에서 발성 연습을 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슨 20대 때처럼 교회를 다녀서 성가대를 할 것도 아니고, 늦은 나이에 성악가나 가수가 될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노래방이라도 자주 가냐 하면 술 먹고 노래방 가는 건 질색이고 코인 노래방도 애들 태어나곤 여유도 없고 코로나까지 닥쳐서 못 갔다.


내가 이 나이에 성악을 배워서 뭘 할 건가? 그런데도 저녁에 애들 아내에게 맡겨놓고 와 갖고는 노래 부르는데 졸음이 올 정도로 피곤한 몸으로 기어이 노래를 배우고 있다니 뭐 하는 짓인가?


현타가 왔냐고?


아니. 오히려 좋았다. 아무 소용도 없는 짓을 순전히 재미있어서 하고 있다는 게. 내 삶에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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