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마음에 안 드는 애새, 아니, 애가 있다. 우리 애한테 하는 말이나 행동이 꼴사납다. 애는 모르는지 어쩌다 한 번씩 걔를 만나면 옆에서 신나게 논다.
오늘이 그 어쩌다 한 번이었다. 오늘도 특유의 언행이 내 신경을 긁었다. 그래도 애가 좋아하니까 놔뒀다가 점점 짜증이 치밀어서 집에 들어와버렸다.
집에 가자고 하니까 애는 싫다고 짜증을 냈지만 알아서 하라면서 홱 돌아서 와버렸다. 그러면 여섯 살 애가 별수 있나. 아빠 하고 애타게 부르면서 쫓아오는 수밖에.
엘리베이터에서 애가 성질이 나서 구석에서 찡그리고 있으니까 할망, 아니, 할머니 두 명이 부끄러워서 그런 줄 알고 사내대장부가 저렇게 부끄러움이 많으면 어쩌고저쩌고 핀잔을 주는데 순간 빡쳐서 "뭐가요 남의 자식 뭐요" 중에서 "뭐"까지 말했다가 다시 이성을 찾고 "기분이 안 좋아서 그래요"라고 말하고 내렸다.
일요일은 토요일부터 쌓이는 육아 피로감 때문에 기본적으로 짜증이 좀 차 있는데 그래도 화 안 내고 하루 잘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