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하이라이트 Jul 25. 2023

아빠한테 말 좀 그만 시켜 제발

여섯 살 첫째는 종일 말한다. 힘들다. 나는 목적 없는 대화가 힘든 사람이다. 아이와 대화는 딴에는 목적이 있겠지만 나한테는 대부분 목적이 없는 것으로 느껴진다. 종일 뭘 묻거나 시키는 말인데 일일이 다 대답해주다 보면 속이 답답해진다.


그래서 오늘은 5분만 말 시키지 말랬더니 알았다면서  무슨 끝말잇기하듯이 또 계속 말을 건다. 이제 방학 2일 차인데 벌써 에너지 방전이다.


그러고 보면 주말 같이 쉬는 날이 힘든 이유는 거의 쉴 새 없이 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보면 남자가 속 시끄러울 때 잠수 타는 걸 동굴에 들어가는 습성이 있다고 표현하는데 진짜 딱 일주일만 어디 동굴에 들어가고 싶다. 폰이랑 패드랑 펜슬만 갖고. LTE 터지고 음식 배달 되는 동굴로.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방학 맞이 오라이 놀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