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두 돌 지나고부터 텔레비전을 보여줬는데 둘째는 돌 조금 지나고부터 보여주고 있다. 첫째가 보는데 어디 가둬놓을 수도 없고 벽을 쳐서 막아도 무너뜨리고 나오니 도리가 없다. 그래서 이제는 텔레비전 켜면 형보다 더 빨리 와서 자리 잡고 앉는다.
근데 꼭 한 번씩 텔레비전 바로 앞에 가서 본다. 뒤로 오라고 부르면 열에 다섯 번은 못 들은 척한다. 평소에는 이름 부르면 바로 돌아보는 놈이 텔레비전 앞에 붙어 있을 때는 아무리 불러도 미동도 안 한다.
매번 뒤로 데려다 놓는 것도 귀찮고 오늘은 안 그래도 피곤한데 또 텔레비전 바로 앞에 누워서 보길래 불렀더니 모른 척해서 나도 하도 빡쳐서 소리를 빽 질렀다.
그랬더니 움찔하면서도 못 들은 척 텔레비전을 본다. 지독한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