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반항적인 행동으로 부모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아무리 이타적인 부모라도 화를 내고 원망하게 마련이다. 그때는 진정한 처벌이 시작된다. 원망은 복수심을 낳는다. 그러면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줄어든다.
—조던 B.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제가 아직 돌도 안 지난 아들에게 소리를 지른다는 말에 B형 은행원 작가님이 추천해주신 책입니다. 정확히는 이 책의 5장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를 읽어보라고 권하셨죠.
그중에서 가장 와 닿은 구절이에요. 제가 아들에게 소리를 지를 때 딱 저 심정이었거든요. 애가 내 눈을 똑바로 보고 인상을 팍 쓰며 목청껏 악을 쓰는 게 꼭 나한테 반항하는 것 같아서 인내심이 뚝 끊어지더라고요.
아내는 그런 내 마음을 읽고 “오빠는 얘가 뭘 알고 일부러 소리를 지른다고 생각하는데 아니야. 얘는 그냥 본능적으로 그러는 거야”라고 친절한 훈계를 했죠.
맞아요. 아직 돌도 안 지난 애가 무슨 반항을 하겠어요. 그냥 지가 뭔가 불편하고 짜증 나니까 소리 지르는 거지, 벌써부터 의도적으로 부모에게 대들 리 없죠.
근데도 저는 애가 꼭 저를 겨냥해서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왠지는 모르겠어요. 어쩌면 애가 내는 큰 소리가 그냥 짜증 나는데 그걸 인정하면 내가 몹쓸 부모인 것 같아 애가 나한테 반항하는 걸로 느껴진다고 구차한 이유를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분을 못 참고 애 엉덩이를 팡팡 친 적도 있어요. 빵빵한 기저귀를 차고 있으니까 아프진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저 자신이 참 부끄러웠어요. 부모가 돼서 그 정도도 못 참고 아이한테 손찌검이라면 손찌검을 한 게요.
그러고 나면 기분 탓인지 왠지 애가 나를 멀리하는 것 같고 그러면 나는 또 나 대로 아이가 보기 싫어지고…… 이러다가 애랑 멀어지겠다 싶더군요.
다행히 아직 애가 태어난 지 몇 개월 안 돼서 뒤끝이 없어요. 자고 일어나면 아빠가 소리 지르고 궁뎅이를 때린 걸 기억 못 하는지 또 방긋방긋 웃더라고요. 그러니까 더 미안하고 부끄럽고…….
그래도 이제는 저도 인내심을 많이 길렀습니다. 애가 속을 긁어도 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다, 라고 되뇌며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애를 낳기 전에는 내가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부모가 되니 내가 얼마나 부족한 인간인지 느낍니다.
예전에는 아내한테 셋은 낳자고 호기롭게 말했는데, 글쎄요, 이제는 둘째를 낳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입니다.
아들 주눅 들게 만드는 아빠가 안 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