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달리기를 말할 때 하고 싶은 이야기

by 김콤마

오늘의 말씀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런 살찌기 쉬운 체질로 태어났다는 것은 도리어 행운이었는지도 모른다. 즉 내 경우 체중이 불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식사에 유의하고 절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골치 아픈 인생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계속해 나가면 신진대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결과적으로 몸은 건강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묵상

오늘은 확 꽂히는 문장이 없군요. 요즘 읽다 말다 하고 있는 하루키의 달리기 책에서 한 구절 뽑아봤습니다.

저도 살이 잘 찌는 체질입니다. 아니, 안 빠지는 체질이라고 하는 게 낫겠네요. 거의 평생 과체중으로 살았으니까요. 다른 데는 다 빠져도 배와 가슴이 안 빠져요. 운동을 해도 안 빠집니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빠지려고 버티고 있었는데 제가 그때까지 운동을 지속하지 않았나 보죠.

요즘은 헬스를 하고 있는데 그전에는 몇 달간 달리기를 했습니디. 처음에는 10분 간신히 뛰었는데 일주일에 3번씩 뛰면서 조금씩 시간을 늘리니까 나중에는 한 30분쯤 뛰겠더라고요.

달리기는 의외로 재미있어요. 저는 아침마다 동네 개천을 따라 달렸는데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주황색 햇빛이 참 좋았습니다. 가끔 날아오는 왜가리나 오리를 보는 것도 좋았고요. 무엇보다 달리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져서 좋았습니다.

저는 원래 운동을 안 좋아하는데 달리기는 할 만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내가 뿌듯해할 만큼 주 3일 꼬박꼬박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발꿈치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족저근막염이라는 거예요. 당분간 달리지 말래요. 하아. 드디어 내게 맞는 운동 찾았다고 좋아했는데!

진단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의사 선생님의 한 마디가 인상적이었어요.

“이거 운동 많이 하는 사람들 걸리는 건데 운동 좋아하시나 봐요?”

세상에. 저는 태어나서 운동을 좋아해 본 적이 없어요. 운동 부족이면 부족이었지 운동을 열심히 해서 문제였던 적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말을 들으니까 왠지 내가 스포츠맨이 된 것 같고 열심히 달린 보람이 있다 싶더군요.

그 후로 한동안 달리기를 쉬었고 이사를 오면서부터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으로만 달렸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아내가 만삭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졸라서 스튜디오에 갔다가 화장실에서 나오는 길에 발꿈치를 입구 쪽 턱에 쾅 찧었습니다. 눈물이 쏙 빠질 만큼 아팠고 이후로도 걸을 때마다 저릿한 통증이 왔지요.

한 일주일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 낫지 않았습니다. 그 시점에서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았지만 못 갔어요. 하필이면 아내가 출산 후에 다리를 삐어서 깁스를 하고 있었거든요. 혹시라도 병원에 갔다가 나까지 깁스하라고 하면 육아에 큰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일부러 병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아내가 두어 달 만에 깁스를 풀고 이번에는 제가 병원에 가봤더니… 맙소사! 아킬레스건염이래요. 주사를 놔주시더군요. 엉덩이가 아니라 무려 발꿈치에! 그리고 운동을 절대 하면 안 되고 안정을 취하라더군요.

이후로 치료받고 나았다가 운동하고 재발하기를 두 번쯤 반복했습니다. 이놈의 아킬레스건염은 참 지독하게도 완치 되질 않네요.

이게 다 달리기 때문이에요. 신발도 일부러 러닝화 사서 신었는데 달리는 자세가 잘못됐던가 제 몸이 너무 무거웠던가 했나 봅니다.

예전에 MBTI 성격 검사를 한의학과 접목시킨 (뭔가 미심쩍은) 글에서 나 같은 성격 유형(INFP)은 요가가 잘 맞는다고 했는데 다시 요가를 해야 하나 싶어요. 요가할 때는 부상 같은 거 당한 적이 없거든요.

아, 근데 요가는 가보면 대부분 여자들이라 이거 참… 괜히 눈길 둘 곳도 없고 불편한데.



기도

오늘은 글을 쓰면서 정말 쓸데없고 의미 없고 쓰레기 같은 글이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래도 그런 생각을 견뎌내고 끝까지 쓰게 해 주셔서, 매일 쓰겠다는 다짐을 지키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쓰고 보니 쓰레기까지는 안니네요. 생각해 보니까 옛날에 글 쓰는 거 재미있다고 막 썼을 때 이렇게 되는 대로 막 썼던 것 같아요. 그때처럼 글 쓰는 재미를 되찾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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